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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의 연장이 리더십
리더십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성별(gender)에 따른 연구가 많이 진척되고 있다고 한다. 여성 리더십은 남성우위의 문화에서 특이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대통령직에 오른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박대통령의 가족배경과 이력은 대단히 독특하다. 남아시아의 여성 정치지도자들도 이러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간혹 있지만, 운명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 그 연원을 일일이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박 대통령 리더십 특징은 다음 3가지로 이해되고 있다.
첫째, 이해관계나 정치적 성향에 있어서 대단히 이질적인 대중에게 간단한 메시지로 강한 호소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떤 여성 정치인들보다 출중한 정치 리더십이다. 정치는 동질적 집단이나 전문가 층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정치 리더십은 이념적 성향은 물론이고, 상충되는 이해관계, 그리고 고된 삶의 현장에서 굳어진 혼성적 지층이 겹겹이 쌓인 대중을 상대로 한다. 어떤 메시지도 아예 듣지도 않고 강력하게 반대하는 층이 다수 있는 것이 정치의 세계다. 이렇게 다지한 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리더는 간명한 언급으로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일관된 원칙을 고수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성과를 낳을지는 논란이 적지 않겠지만, 현대 민주정치과정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자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메르켈을 찬양하는 이가 적지 않지만, 그의 리더십은 편의주의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관찰이다. 한국사회의 대 전환기이었던 80년대에, 보통 사람을 자처한 물(水)리더십이 유효하였다는 서구식 관찰도 있지만, 그 때문에 국가와 사회의 원칙이 무너지고, 무분별한 이익단체의 발호로 국가 경쟁력이 내려앉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믿는 한국사회에서 자칫 방심하기 쉬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은 일단 그것이 국민의 지지로 확보된 이상, 속도와는 차원이 다른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그때그때 대중의 욕구와는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아 단기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5년 단임 대통령이 국민의 수임을 기초로 거버넌스의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은 책임정치의 기본이다.
셋째, 강단성(剛斷性)이 돋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마가렛 대처수상도 여성이기에 강하고 보이려고 했지 않은가? 여성으로서 강함을 보여야 하는 고충은 우리가 어찌 모를까? 흔히 여성이 보다 수평적이고 상의형(相議型) 리더십을 구사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비즈니스나 사회활동의 영역에서 그럴 것이다. 정쟁의 시대에 깊이 빠진 우리 정치, 인지된 갈등이 세계적 수준인 우리 사회, 더욱 불안해지고 있는 한반도에서 대통령이 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이다. 물론 강(强)하되 굳지(固) 않고, 강력하되 권위주의로부터 해리(解離)되면 얼마나 좋으랴만..... 어쨌든 위에서 언급된 3가지는 대통령의 인격(character)의 연장이고 자산(asset)인 것이다.
또 다른 차원에서, 팔로우십(followship)을 보강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가능성도 보인다. 이제는 근접 비서들과 비서실에서, 또 총리실에서 인사, 소통, 정책 관리방식의 대안을 마련할 때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모두에게 고통을 안긴다. 하지만 대안을 만들어서 접근한다면, 리더와 팔로우 관계는 변할 수 있다. 팔로우의 막중한 역할도 지적되어야 한다. 특히 바른 말을 하는 팔로우는 진정한 팔로우십의 요체이다.
- 기사입력 2015년01월05일 22시20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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