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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사랑방>비트코인 ETF 승인…기술과 금융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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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1월15일 17시12분

작성자

  • 이보라
  • 서강대학교 게임&평생 교육원 겸임교수, 마이크로소프트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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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전과 지폐의 발명', '신용카드와 전자 결제 방식의 도입'과 같은 굵직한 화폐역사에서 변곡점마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을 표현해 왔다. 지폐 도입 시 사람들은 종이 자체에는 가치가 없다고 여겼고, 지폐가 금이나 은과 같은 실제 자산을 대표한다는 개념에 쉽게 익숙해지지 못했다. 물리적인 화폐 없이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신용카드와 전자 결제 방식 도입 시기엔 개인 정보 보안과 사기 위험에 대한 우려로 저항이 존재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성과 효율성을 인정받으며 이런 불신과 두려움, 저항은 사라졌다. 그 결과 현대사회의 우리는 핸드폰 하나, 카드 한 장이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원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월 10일 첫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였다. 해외 언론에선 비트코인 ETF 승인을 금 ETF 승인과 비교하며 ‘기념비적인’ 일이라 평가한다. 금 ETF가 금 투자 접근성 향상, 시장 유동성 증가, 가격 발견 메커니즘 강화, 새로운 투자자 유입 등의 변화를 일으켰던 것처럼 비트코인 ETF 승인이 금 ETF와 비슷한 방식으로 금융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거래의 투명성과 보안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미래 유망 기술이다. 데이비드 뉴먼(David Newman)이 쓴 ​가트너 보고서에선 향후 10년 이내에 블록체인 기술이 다양한 산업을 혁신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기술만으론 산업계를 혁신할 수 없다. 정치적인 합의가 있어야만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진 최초의 디지털 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한 ETF 승인은 블록체인 기술의 주류가 금융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경제 전문 외신에선 비트코인 ETF가 큰 부작용 없이 시장에 안착하면 이더리움 같은 주요 디지털 자산의 ETF 화가 시작될 것이고, 이어 실물 자산의 토큰화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는 기술은 존재했지만, 또 제도권 밖이었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이 미미하였지만, 이번 ETF 승인을 계기로 자산 토큰화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의 금융 혁신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 분석하기 때문이다.

 

투자자와 공익을 보호하기 위해,또 자금 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등을 방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위시한 디지털 자산을 금지해야 한다는 측의 우려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규제의 도움으로 점차 사라질 것이다. 화폐역사의 변곡점마다 저항이 존재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저항이 사라졌던 것처럼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저항 역시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다.

 

미래학 학자 앨빈 토플러는 “배우고, 배운 것을 잊고, 다시 배워라.”는 격언을 남겼다. 그는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쓸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잊고 다시 배울 줄 모르는 것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재학습 능력을 강조하였다. 

 

비트코인 ETF 승인을 계기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금융 혁신이 다시 물꼬를 트게 되었다. 가상자산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앨빈 토플러의 격언을 떠올리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사고 전환, 잊고 다시 배우기를 해볼 시점이 되었다. 이번 금융 혁신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커리어 설계, 재테크, 연구 등에 적용하면 개인을 넘어 기업, 국가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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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1월15일 17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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