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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의료분야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6월10일 09시37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10일 09시32분

작성자

  • 윤기영
  • 한국외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미래전략연구소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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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의료산업 관련 일자리의 기술실업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2023년 3월에 발간된 골드만삭스의 연구진은 ‘인공지능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잠재 영향’ 보고서에서 의료산업에서 수행하는 작업의 28%가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모든 산업을 평균하면 자동화 비율은 25%이며, 사무 보조의 경우 46%, 법률 산업 직업군은 44%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1)

이 비율이 가진 의미를 조금 더 들여다봐야 그 함의가 분명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특정 직업군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작업의 예를 들면 방사선과 의사가 수행하는 작업의 하나는 ‘류 위험이 높은 영역에 대한 토론을 포함한 품질 개선 활동 참여’다.2) 방사선과 의사는 그 이외의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의료산업에 속한 직업으로는 방사선과 의사, 간호사, 약사, 의료기기 기사 등의 다수의 상세 직군이 포함되는데 이들 의료관련 전체 직군이 수행하는 작업의 28%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자동화 가능하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이때 로봇에 의한 자동화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구글의 대규모언어모델인 PaLM(Pathways Language Model)에게 의료관련 전문지식을 추가 학습시킨 Med-PaLM2는 미국의 의사면허시험문제집으로 시험을 봐 85.4%의 정답율을 보였다.3) 미국의 의사면허시험 합격 점수가 대략 60점니, Med-PaLM2가 의사면허를 땄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 Med-PaLM2는 의료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고 구글의 관련 담당자는 자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Med-PaLM2가 엑스레이 등 의료용 화상정보를 분석할 수는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최근 사진이나 동영상 및 음성 등의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글과 같이 추론할 수 있는 대규모멀티모달모델(Large Multi-modal Model, LMM)이 발달함에 따라 이러한 제약과 제한도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지난 3월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지능지수 테스트를 한 결과 GPT-4.0이 85, Claude-3가 101을 넘어섰다.4) 100이 인간 평균이라고 한다면 Claude-3은 지능지수에서 인간을 넘어선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인간의 지능이 복합적이고 다중적이므로 지능지수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이번 테스트의 방법론을 보면 상당한 제약 조건하에서 진행되었다. 그림과 도표로 논리를 추론하는데 한계가 있어 글로만 지능지수 테스트를 한 것이다. 이런 궁색한 이유를 드는 이유는 평균적 인간보다 지능지수에서 뛰어난 인공지능의 등장에 대한 필자의 감정적 불편함이 있다. 어떻든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일자리의 문제에 대해 조바심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시도는 이러한 조바심과 경계심과 두려움을 크게 하기도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의료산업에서의 일자리도 불안한데, 의대정원의 급격한 증원은 여기에 기름을 붙는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과 걱정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의 발달에 따른 실업의 역사를 돌아보겠다.

기술실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기원전 350년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역저 중 하나인 <정치학>에서 “하인은 그 자체로 다른 모든 도구보다 우선하는 도구이다. 만약 모든 악기가 다이달로스의 조각상이나 시인의 말 대로 '스스로 신들의 회의에 들어간' 헤파이스토스의 삼각대처럼 다른 사람의 뜻에 순종하거나 전망해 자신의 일을 수행할 수 있다면, 또 이와 같이 셔틀이 직조를 하고 플렉트럼이 거문고를 만질 때 그들을 인도할 손이 없다면, 주인은 종이나 노예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다이달로스는 그리스의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가로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한 조각상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5) 그리스 신화에서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바퀴가 달린 자동 삼각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삼각대에는 지능이 있어서 사람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할 수 있었다.6) 이 삼각대는 헤파이스토스의 작업장에서 일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개념을 거슬러 르면 기원전 3세기 경의 청동으로 만든 ‘탈로스’가 있다. ‘탈로스’ 이전으로 기원전 4세기 경의 다이달로스의 조각상과 헤피이스토스의 삼각대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조각상과 삼각대를 통해 기술실업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기술실업에 대응하기 위해 농장에서부터 공장까지 러다이트 운동이 광범위하게 일어났으나, 영국 정부는 12,000 명의 군대를 파견하여 러다이트 활동을 진압하고, 관련자에게 가혹한 처벌을 하면서 점차 사그라졌다.7) 이때 동원된 군대의 규모는 반도전쟁에 참여한 영국 군대의 수보다 많았다고 한다. 반도전쟁은 영국의 웰링턴 공작이 프랑스의 나폴레옹을 패퇴시켜 스페인을 독립시킨 전쟁이다. 그러나 러다이트 운동이 사그러진 이유는 군대와 사법부를 이용한 탄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830년대에 영국은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에 해당하는 공장법을 제정하여, 근로 최저 연령과 연령별 주당 최대 근무시간에 제한을 두었다.8) 1870년부터 2000년까지 유럽 주요국을 대상으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분석한 결과 1870년 주당 근로시간이 대량 평균 65시간이었으나 2000년 37시간 정도로 줄었다.9) 

기술 실업이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기술의 발달이 수요의 증가를 가져와 일자리를 늘린 것도 있으나, 근로 시간 단축과 같은 제도경제학 관점의 변화도 있었음도 감안해야 한다. 문제는 과거 기술 발전이 에너지와 힘에 대한 것이며, 자동화란 패턴화 된 업무의 자동화에 그쳤는데, 생성형 인공지능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인지 노동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기술 실업에 대한 반복적 경고가 있었다. 러다이트 운동, 카를 마르크스, 존 마이너스 케인즈, 최근 옥스포드 마틴 스쿨의 프레이와 스본 등 다수의 사회학자와 경제학자가 경고했으나, 기술실업은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기술실업에 대한 전망의 류를 러다이트 류(Luddite Fallacy)라 한다. 인공지능에 의한 기술실업에 대한 경고도 러다이트 류로 보아야 할까? 의료산업이 기술실업에 특히 취약한 것일까? 이와 반대로 의료산업을 둘러싼 환경, 특히 건강하게 래 살려는 욕망과 예방적 치료의 요구 그리고 고령화가 의료산업의 일자리 수요를 더 늘리게 될까? 일단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미래에 의료 인력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10) 다만 초저출산으로 자멸적 상황이 예견되는 한국에서도 동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략적으로라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의료의 변화와 한국의 의료 수요에 영향을 미칠 미래 시그널을 둘러봐야 한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의료의 변화

미국의 스타트렉은 사이언스 픽션이자 소셜 픽션이다. 엄밀한 과학기술 지식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에서 해저 이만리를 쓴 프랑스의 쥘 베른이나 우주 엘리베이터와 인공위성 통신을 상상한 아서 클라크의 과학적 상상력과 궤를 같이 한다. 스타트렉은 과학이 발전한 미래에서 자본주의는 여전히 유효할 것인가라는 사회적 상상력도 발휘한다. 무엇이든 복제가 되는 리플리케이터(Replicator)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이 있다면 굳이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화폐가 필요 없게 될 것이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게 될 것이다.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 호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맥코이는 20세기의 의학을 보고 야만적이라고 진절머리를 쳤다. 스타트렉에서는 의료 진단을 위해 트라이코더(Tricoder)를 사용했는데, 통신 반도체 칩 설계기업인 퀄컴은 1,000만 달러의 금액의 대상을 걸고 트라이코더 경시 대회를 열고 있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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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의 트라이코더는 의료용 이미지를 촬영하는 장치와 의료용 LMM이 결합된 장치로 볼 수 있다. 스타트렉에서는 의료용 LMM이 사람 의사인 맥코이를 지원하는 데 멈추며 최종 치료에 대한 판단은 맥코이에게 달려 있다. 이렇게 전문가 판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을 증강지능이라 한다.

맥코이가 20세기의 현대의학을 야만적이라고 투덜거렸으나, 트라이코더가 일종의 증강지능 장치에 머물러 있고, 의료용 LMM도 증강지능으로 머물러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판단에 대한 윤리적 문제, 환자와 의사 간의 신뢰 등으로 사람 의사가 당분간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료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엑스레이 등에 대한 의료용 주석을 달기 위한 전문가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 인공지능이 신뢰성 있는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의료 데이터에 대한 꼼꼼하고 정확한 주석이 달려야 한다.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일은 눈에 띄지 않고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작업은 인공지능 의료의 혁명적 전환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적절한 보상과 가치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헬스케어 인공지능 전문기업인 히포그라틱(Hippocratic) AI와 협력하여 인공지능 간호사를 개발했다.12) 이 인공지능 간호사는 환자를 옮길 수는 없으나 환자의 약을 챙기거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환자의 욕창 방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환자를 뒤집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되어야 한다. 일본의 리켄과 스미토모 리코 연구소는 로봇 간호사 베어(Bear)를 만들었다. 이 간호 로봇은 바닥에서 환자를 안아서 옮기거나 휠체어에 앉게 하거나 침대에서 환자를 뒤집을 수 있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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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한 골드만삭스의 ‘인공지능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잠재 영향’ 보고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한 직업군 별 작업 자동화 비율을 분석한 것으로, 로봇까지 포함하지는 않았음은 이미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결합된 로봇까지 포함한다면 자동화 가능한 작업 비율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OpenAI의 GPT-4V는 로봇을 위한 LMM에 해당한다. 구글의 PaLM-E도 같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 완성도는 상당한 기간 정체되었으나 대규모언어모델의 기초 모델인 트랜스포머를 채용하면서 획기적인 개선을 할 수 있었다. 설계가 공개된 픈소스 로봇과 이들 LMM이 결합된다면 의료용 로봇 발전은 급격하게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간호사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간호사를 보완하거나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공지능 간호사가 환자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며, 육체적으로 힘든 간호 업무를 대체할 수 있고, 환자에게 약 복용 여부 등을 확인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나, 간호업무의 전문성,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관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이 갈음하기는 당분간 어렵기 때문이다.

대규모언어모델로 단백질 구조 예측이나 DNA 사슬 해석에 이용할 수 있다. 단백질 구조 예측을 통해 의약품 개발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으며, DNA 사슬 해석을 통해 예방적 의료와 정밀의료에 한 층 가까워질 수 있다. 건강하게 래 사는 꿈은 인간의 가장 근간이 되는 욕망이다.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기자의 거대한 피라미드를 만든 이집트의 왕, 진시황의 꿈은 최근 실리콘 밸리의 역노화 기술 벤처로 이어진다.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벤처기업인 알토스 랩스(Altos Labs)는 세포를 재생하는 생물학적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아직 실험실에 머물러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14)  OpenAI의 CEO인 샘 올트만은 인간의 평균수명을 10년 연장을 임무로 하는 레트로 바이사이언스(Retro Bioscience)라는 스타트업 기업에 1억 8천만 달러를 투자했다.15) 노화억제 및 역노화 기술이 생성형 인공지능과 직접적인 관련은 아직까지 없다. 그러나 노화억제와 역노화 기술은 의료산업에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의료연구에서부터 의료기기 기사, 의사와 간호사에까지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사회의 맥락에서도 그 영향이 유사한지, 의료산업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지 점검이 필요하다.

한국사회의 의료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디지털 기술은 국경을 넘나든다. 스플린터넷(splinternet)으로 중국에서 유튜브를 보기 어렵다고는 하나 대규모언어모델과 로봇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투자는 디지털 기술에 국경이 없음을 확인시켜준다. 스플린터넷에 의한 인위적 국경도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 관련 라이선스나 법제도는 의료 서비스의 국경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국경 없는 디지털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일부 의료인이 자격증과 법제도의 뒤에 숨어 혹은 이를 무기로 삼는 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 때문이다. 앞에서 든 맥킨지의 보고서는 의료산업의 수요가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유럽과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한국사회에도 적용될지는 좀 더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유럽 및 미국과의 차이점을 훑어만 봐도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멸적 초저출산은 의료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초저출산은 의료전문인력의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노인의 비율을 증가하게 한다. 이렇게 본다면 2050년 미래까지 의료산업의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유럽이나 미국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공급의 부족은 의료 관련 인공지능과 로봇의 수요를 급격하게 늘릴 가능성이 있다. 간호가 필요한 노인이 증가하는데, 요양 보호를 할 수 있는 노동력이 부족하다면 요양 로봇을 쓸 수밖에 없다. 

전세계 의료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12조 3천억 달러이며, 화장품산업까지 포함한 보건산업을 기준으로 2029년까지 6.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16) 2022년 전세계 총생산은 100조 달러에 달해17), 의료산업이 차지한 비율은 약 12%에 이른다. 한국 의료산업이 이 시장에 차지한 비율은 1.6%, 국내 GDP가 전세계 총생산에 차지한 비율은 약 1.8%로 큰 차이가 없다. 미국이 GDP 대비 의료산업이 차지한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1.6%가 낮은 것은 아니다. 참고로 미국의 의료산업 글로벌 비중이 큰 이유는 미국의 의료산업의 비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짐작한다.

의료용 LMM에 대한 투자 및 개발을 포함하여 역노화 기술이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사회의 의료산업이 극복해야 할 산은 높은 길은 먼 것으로 판단되다. 한국의 인구구조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의료산업에서 제약과 의료기기 비중을 늘릴 것인데 한국사회가 차지한 비율은 낮다. 이는 관련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을 것이며, 국내 전문 인력은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유럽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규모언어모델로 인한 통번역의 실시간화와 자동화는 언어적 장벽을 낮추어, 청년 전문인력이 유출될 가능성과 위험을 높일 것이다.

마무리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들어 갈 한국사회의 의료산업의 일자리 풍경을 전망하면 짧게는 2030년까지, 멀게는 2050년까지 기술실업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의사 정원 2,000명 정원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의사가 늘어난다고 의료 LMM 개발이 탄력성을 얻거나 혹은 의료 기기의 혁신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노화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생명공학, 분자생물학, 인공지능, 과학철학과 사회학 등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며 의사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의료 서비스의 수요 증가는 의사만 공급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전체 의료산업 생태계의 공급 증가가 필요하다. 

의료산업에 대한 미래 지향적인 투자가 없다면 한국사회의 의료산업은 고사할 위험이 있다. 의료 서비스 산업은 유지될 수 있으나, 그마저도 의료용 LMM을 이용한 개인 주치의 서비스는 해외 의료 인공지능 기업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즉, 의료산업 관련 일자리가 늘거나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의료계가 미래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이른바 의료과학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한국사회에서 초저출산은 사회적 자살에 해당한다. 삶의 목적과 지향과 관련없이 안정적 일자리와 고연봉의 의사가 되기 위해 예술과 공학과 물리학 등을 포기하고 의대에 몰리는 것은 사회적 재앙이다. 의사 연봉의 합리화가 되어야 그나마 한국사회의 균형발전을 위한 기반이 든든해지고 두터워진다. 

그렇든 혹은 그렇지 않든 의료산업 일자리는 한국사회에서도 그나마 걱정이 없겠으나, 그 이외의 산업은 상황이 그렇게 편하지 않다. 산업혁명 이후 히려 일자리가 늘었다는 주장이 있으며, 유럽과 미국을 기준으로 하면 과학기술의 발전과 실업률과의 상관관계가 없었다. 히려 주당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있어 주당 근무시간의 감소와 일자리의 유지 간에는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산업혁명 초기처럼 주당 근무시간이 80시간을 넘긴다면 공급은 증가하고 수요는 줄어들어 1929년에 발발한 대공황이 주기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낮은 실업률의 유지에는 기술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수요의 창출, 재정정책 및 일자리 관련 제도와 관행의 개혁이 있었다.

21세기 들어 일자리 관련 동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진단이 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은 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일자리 전반과 관련해서 국가 자본주의의 심화, 초부자의 등장, 세계화의 후퇴,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한 인지노동의 자동화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제적 양극화의 심화는 사회를 불안정하게 한다. 최근 전세계의 민주화가 후퇴되고 있다. 경제적 양극화의 심화와 민주화는 음의 상관관계를 지닌다. 의료산업 일자리를 봤으나 다른 산업의 일자리를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제도경제 체계에서 신성장 동력 탐색까지 아울러서 일자리 대안을 탐색하고 마련하고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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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atzius, J. 2023. The Potentially Large Effec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on Economic Growth (Briggs/Kodnani). Goldman Sachs.
2)  O*Net Database. N.D. https://www.onetcenter.org/database.html#task
3)  Google. N.D. Med-PaLM: A large language model from Google Research, designed for the medical domain.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sites.research.google/med-palm/
4)  Lott, Maxim. 2024.03.05. AIs ranked by IQ; AI passes 100 IQ for first time, with release of Claude-3.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www.maximumtruth.org/p/ais-ranked-by-iq-ai-passes-100-iq
5)  Price, Carolyn. 2019.06.19. Plato, opinions and the statues of Daedalu. Open Learn.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www.open.edu/openlearn/history-the-arts/philosophy/plato-opinions-and-the-statues-Daedalus  
6)  Theoi. N.D. Automotones.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www.theoi.com/Ther/Automotones.html
7)  Wiki.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en.wikipedia.org/wiki/Luddite
8)  UK Parliament. N.D. The 1833 Factory Act.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www.parliament.uk/about/living-heritage/transformingsociety/livinglearning/19thcentury/overview/factoryact/
9)  Capitalogix. 2015. How The Average Hours Worked Per Week Decreased In The The Last 150 Years.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blog.capitalogix.com/public/2015/01/how-the-average-hours-worked-per-week-decreased-in-the-the-last-150-years.html
10)  Hazan, Eric, et al. 2024.05. A new future of work: The race to deploy AI and raise skills in Europe and beyond. Mackinsey Global Institute
11)  XPrize. N.D. Empowering Personal Healthcare. 마지막 접속 2024.06.09. https://www.xprize.org/prizes/tricorder
12)  McClure, Paul. 2024.03.25. NVIDIA to create AI ‘agents’ that outperform human nurses. New Atlas. 마지막 접속 2024.06.10. https://newatlas.com/technology/nvidia-hippocratic-ai-nurses/
13)  Falcone, Sarah. 2024.03.21. 6 Nurse AI Robots That Are Changing Healthcare in 2024. Nurse.org. 마지막 접속 2024.06.10. https://nurse.org/articles/nurse-robots/
14)  Regalado, Antonio. 2021.09.04. Meet Altos Labs, Silicon Valley’s latest wild bet on living forever. MIT Technology Review. 마지막 접속 2024.06.10. https://www.technologyreview.com/2021/09/04/1034364/altos-labs-silicon-valleys-jeff-bezos-milner-bet-living-forever/
15)  Regalado, Antonio. 2023.03.08. Sam Altman invested $180 million into a company trying to delay death. MIT Technology Review. 마지막 접속 2024.06.10. https://www.technologyreview.com/2023/03/08/1069523/sam-altman-investment-180-million-retro-biosciences-longevity-death/
16)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4. 「글로벌 보건산업 시장규모(2018~2029)」
17)  Koop, Avery. 2022.07.12. The $100 Trillion Global Economy in One Chart. Visual Capitalist. 마지막 접속 2024.06.10. https://www.visualcapitalist.com/100-trillion-global-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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