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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청의 설립, 그 미래를 위한 출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3월10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3월09일 16시04분

작성자

  • 이민희
  • 법률사무소 利民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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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정부가 발표하기를 2023년도 4분기 출산율이 0.65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수십년간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지휘한 저출산고령위원회에서 많은 대책들을 강구하였고 예산도 매해 수십조원을 사용했으나, 결과는 매우 참담할 뿐이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는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3년생 ~ 1963년생)가 급증하면서 3공화국 때는 TV에서 대대적으로 “둘만 낳아 잘 키우자”란 캠페인을 하고, 남자들의 예비군 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받으면 그날 훈련을 면제해 주는 등 인구제한 정책을 실시했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21세기가 불과 20여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왜 인구절벽이란 위기를 곧바로 맞이하게 되었을까? 이대로 가면 군대 갈 젊은이들이 없어 국방의 의무를 외국인 인력에 의존할 수도 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 같은 외국 언론은 “Is South Korea Disappearing?”(한국이 사라지나?) 란 제목 하의 기사에서 한국의 이러한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를 국가안보 문제와 직결하고 있다. 

작년 말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맨슨은 “가장 우울한 나라”라는 유투브 방송을 하면서 한국의 자살율이 높고 우울증 환자가 많은 이유가 유교와 자본주의의 단점이 극대화되고 장점이 무시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유교의 단점인 수치심과 타인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부분은 극대화되고,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가족주의’와 ‘사회적 친밀도’는 잃어버리는 중이며, 자본주의의 단점인 현란한 물질주의와 돈벌이에 대한 노력은 강조되는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자기표현’과 ‘개인주의’는 받아들여지지 못해 불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수치심과 물질주의가 만연하면서 고학력, 좋은 직장, 육아를 도와줄 수 있는 부모를 갖춘 남녀만이 결혼할 수 있다고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들은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치열한 경쟁사회를 염두에 둔 부모들의 교육열이 가장 큰 요인이라 할 수 있고, 미국으로 이민간 한인사회도 마찬가지여서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하고 이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나친 고학력 지향주의, 선행학습의 범람, 사교육비의 과다 투자 등이 이 사회에서 출산을 주저하게 해왔고 인구 절벽을 맞이하여 이러한 교육열이 오히려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총리 주재로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이 발표되었는데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를 자신만의 공간에 가둔 고립형 젊은이는 54만명, 그 중 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은둔형 젊은이들이 2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었다. 이들은 남들이 자신들을 경쟁구조에서 탈락한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스스로 간주하고 별반 사회활동이나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사회 분위기는 가치관 개선을 위한 사회적 캠페인이나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만으로는 좀처럼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구절벽을 타개하기 위해 내부적 개선과 개혁만으로 힘들다면 외부적인 유입과 흐름으로 사회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 출발이 이민청의 설립이다. 단일민족주의 의식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사회가 이민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나라들은 대다수 다민족 국가들이다. 

이민청이 설립된다 하여 바로 이민정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민청이 단계적으로 이민정책을 실시하여 사회 변화의 충격을 되도록 적게 하려면 내부적으로 상당한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다민족 국가가 되었을 때 인종차별, 사회 갈등 증폭 등을 막기 위한 훈련과 교육이 어릴 때부터 필요하며 우리 미래 사회의 보편적 가치관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민을 받는 나라들의 갈등 문제는 이민 1세 문제가 아니라 이민 2세 문제이므로 이를 위한 장기적 플랜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서둘러 이민청을 설립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인구절벽이란 대재앙을 막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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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3월10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3월09일 16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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