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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디지털화에 대한 글로벌 규범의 논의 동향과 시사점 <上> 논의의 쟁점과 방향성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03월07일 16시40분
  • 최종수정 2023년03월04일 10시22분

작성자

  • 최승필
  •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행정법, 금융경제법)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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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I.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의 가속화와 빅테크의 진출

 

코로나19로 인해 자연스럽게 통신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사회로 전환해 가면서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발생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만한 것이 금융의 디지털화이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변화가 늘 긍정적인 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부문에서의 효율성, 편리성, 서비스의 다양성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를 포함한 리스크의 증가 및 집중, 경쟁질서의 혼란, 소비자보호의 필요성 등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새롭게 형성된 디지털 금융에 대한 국제기구, 즉 IMF, FSB, BIS, OECD 등에서의 논의는 주로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에 대한 것이다.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에서 구체적인 쟁점으로는 규모에 따른 이익, 네트워크의 외부성, 데이터 주도적 금융서비스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은 각 국가별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급결제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빅테크의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중국은 은행, 보험, 투자 전 분야에 걸쳐 매우 적극적으로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II.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상 주요 쟁점

 

경쟁제한규제와 평평한 운동장(level playing field) 이슈가 있다. 빅테크는 네트워크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시장에서의 거래조건과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은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더라도, 적절한 규제가 없다면 장기적으로는 시장시스템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소비자 권리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 

 

개인정보와 금융소비자의 정보보호 문제도 중요한 이슈이다. 디지털 금융의 특징은 데이터 중심적 금융서비스이다 그러나 금융부문에서 금융소비자의 정보보호에 대한 규제보다 빅테크에서의 정보보호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금융부문의 정보보호 의무를 빅테크로 전환하여 보다 낮은 규제를 향유하거나 정보를 우회적으로 활용하여 광고 또는 마케팅에 사용할 수도 있다.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리스크의 통제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이다. 특히 빅테크의 제3자 서비스는 시스템 리스크를 야기시킬 수 있는 가장 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따라서 빅테크가 제공하는 제3자 서비스 (클라우드 및 네트워크 서비스)는 비금융부문의 리스크를 금융부문의 리스크로 전이시킬 수 있으며, 전이된 리스크는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국제금융기구를 비롯한 각국의 금융당국은 제3자 서비스 제공자(Third Party Provider)에 대한 규제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금융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어떻게 감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는데, 하나가 실체(Entity)중심의 감독이며, 다른 하나가 활동(Activity)중심의 감독이다. 실체중심의 감독은 라이선스 중심의 감독을 의미하며, 활동중심의 감독은 실제 수행하는 활동을 그 대상으로 감독체계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체중심의 감독은 전통적인 감독방식과 결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융합서비스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다. 활동중심의 감독은 새로운 융합서비스에 대한 장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국가의 금융감독체계는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매번 활동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라이선스 체계와 접목시키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면서 구축해 나가는 일은 시간이 필요하며 빅테크와 금융의 결합정보에 따른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대체로의 논의는 단기에서는 정보의 공개, 중기에서는 행위규제의 마련, 장기에서는 복합규제(hybrid regulation)를 형성해 나가는 것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III. 디지털 화폐의 도입과 활용

 

디지털 화폐의 도입과 활용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이며, 다른 하나가 민간의 디지털 자산이다. 먼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살펴보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민간 디지털 자산과의 경쟁 그리고 통화정책적 이유 등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추진하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포용금융, 지급결제제도에의 접근 용이성, 효율적 지급결제제도 구현, 지급결제시스템의 복원성 확보 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도입에는 몇 가지 허들이 있다. 첫째, 참고할만한 선례가 부족하다는 점, 둘째, 국민들의 지지, 셋째, 법적이슈, 예를 들어 마이너스 이자의 부과, 넷째, 사이버 보안, 다섯째, 기술적 불확실성이다. 

 

민간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논의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변동성이 큰 코인의 경우 화폐로의 기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와 감독의 핵심사항은 상환자산의 부족여부, 사이버보안, 자금세탁, 테러자금 공급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앞서 논의가 진행되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자금세탁방지 규제이다. 이는 그간 자금세탁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와 감독체계가 공고하게 성립되어 있는 것에 기인한다. 자금세탁과 관련 주목할만한 것은 송·수취관계에서 정보의 보관과 모니터링 및 의심거래에 대한 보고의무의 부과이다. <계속>

 

 * 이 글은 2022년 한국법제연구원에서 출간된 한국법제연구원 글로벌법제전략연구 22-17-1, 최승필·이효경, 「코로나 19 이후 금융의 디지털화에 대한 글로벌 규범동향과 시사점 연구」의 일부 내용을 수정·편집하여 정리한 것이다. 원문자료는 다음의 url 참조 : https://www.klri.re.kr/kor/publication/2089/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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