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수단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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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대박이란 박근혜대통령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기에 박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이 된 통일준비위원회에 현정권을 지지하는 우파적 인사들 뿐 아니라 좌파적 전문가들도 대거 참여하였다. 이 브로그의 나의 첫 번째 글에서 초당적이고 일관성있는 통일정책을 추구해야한다고 주장하였는데 (물론 그 글이 효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 한다. 그런데 통일을 준비한다니 어떤 통일을 추구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우리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꽤도 많이 불러댔다. 어린 시절에는 통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 노래를 불렀고, 얼마 전까지는 북한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그들의 손을 붙잡고 꼭 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우리의 눈시울은 붉어졌으며 가슴이 울컥하기도 하였다. 남과 북을 불문하고 통일 그 자체가 우리의 마음을 휘어잡았던 셈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노래를 별로 부르지 않는다. 북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좀처럼 생기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통일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 전과 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경제적 사정이 그렇게도 나쁘다는 것을 알고 통일해 봐야 남한 주민들에게 부담만 늘 것이란 생각이 퍼진 탓이리라. 나는 이런 변화가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한다. 통일이 왜 필요한 것인지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게 했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통해 통일에 다소 부정적이었던 보수층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것도 결국 통일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나는 통일 그 자체가 우리의 지상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통일이 지고의 가치라면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통일을 이루어 내야한다. 심지어 전쟁도 불사하고서라도 통일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아니한다. 통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감상적으로만 불러대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통일이 필요한지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통일이 어떤 형태를 지니느냐에 따라 달리 나타날 것이다. 만일 전쟁을 통해 통일을 이룬다면 단기적으로 평화는 깨어지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도 감래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평화를 유지하면서, 즉 남북이 공존하면서 점진적으로 통일을 이루어 가기를 기대하게 된다. 물론 남과 북이 합의를 통해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남북간의 관계와 북한의 대남정책을 보면 이런 결론에 쉽게 도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으로써는 북한이 주는 위험요소를 관리해 나가야만 한다. 위기가 촉발될 경우 북한은 별로 잃을 것이 없는 반면 우리는 많은 것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평화공존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오는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을 지불해 가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통일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한 단계 증진시키려면 북한, 특히 북한 주민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동독주민들이 서독과의 통합을 요청해서 독일 통일이 이루어졌듯이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 없이는 통일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통일이 남한 주민에게만 대박이란 생각을 갖게 해서는 아니 된다. 지금 남한의 보수층에게는 남한 경제가 이제는 성장의 한계에 도달하여 있기 때문에 통일을 통해 북한의 싼 임금과 훌륭한 노동력을 활용하여 남한 경제의 재도약의 기회를 얻어 보자는 생각이 퍼져 있다. 물론 그것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으나 이를 통해 북한이 어떤 이득을 얻게 될 것인지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북한 주민의 반발만 사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개성공단과 같은 프로젝트는 통일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이라 할 것이다. 수만명에 이르는 북한 주민들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경험하고 열심히 일한 대가를 얻게 함은 물론 자본주의 사회의 이점을 느낄 수 있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개성공단을 확대해 보자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이미 개성 근처의 인구는 모두 개성공단에 동원되었으니 다른 지역에 새로이 유사한 공단을 구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런 노력들이 점차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시키는 통일로 가는 길을 마련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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