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저감목표와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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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저감목표를 설정하고 설정된 저감목표에 따라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제7차 전력수급계획의 내용 중 국가적・경제적・사회적 쟁점이 되는 부분을 검토해본다.
ㅇ 온실가스 배출저감목표와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
정부는 지난 6월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2030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저감목표를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로 확정하고 유엔에 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는 6월11일 정부가 제시한 4개 안의 저감목표(14.7%, 19.2%, 25.7%, 31.3%)보다 더 높은 저감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목표치는 에너지 신산업의 계기 마련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등이 고려되어 설정되었는데, 최종 37%는 제3안인 25.7%를 기준으로 나머지 11.3%, 약 9,600만t은 해외에서 배출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기로 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국제적 노력과 국내법적 의무의 준수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정책의 환경의존성이 강화되고 있다. 왜냐하면, 온실가스의 주된 배출원은 화석연료이기 때문이며, 그 중 석탄이 가장 심각한 비난의 대상이다. 온실가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에너지 부분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부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어떻게 저감할 것인가의 문제가 국제사회의 가장 화급한 화두가 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의 규제를 위해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등이 제정되었고, 배출권거래제가 2015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에너지수급계획은 물론 전력수급계획까지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정책목표에 따라 구성(Mix)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즉,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 또한 국가 온실가스 배출저감목표에 구속되므로,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원을 구성한 것이다.
이런 현실이 반영되어,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은 지난 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계획되었던 석탄화력 중 연료, 송전설비 문제로 허가받지 못한 설비 4기(영흥 7, 8호기(1,740MW), 동부하슬라 1, 2호기(2,000MW))의 건설계획을 철회하게 되었고, 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유보된 물량(4기, 6,000MW) 및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원전비중 목표(35년, 29%)를 고려하여 원전의 비중이 확대되었으며, 2차 에너지기본계획, 4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의 신재생 설비용량, 발전량 목표를 감안하여 신재생에너지의 설비를 반영하였다.
ㅇ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의 기본 전제
전력수급계획은 국가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치와 인구증가율을 기본으로 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예측이 반영되어 수립된다.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은 2014년부터 2029년까지의 KDI 경제성장률 전망치 연평균 3.06%, 통계청의 2011년 12월 장래인구추계에 따라 2029년 5215만 명의 인구를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기상청의 한반도 장기 기후변화 시나리오 반영하되, 현재 추세대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경우에 해당되는 시나리오를 적용했던 제6차 전력수급계획과는 달리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어느 정도 실현되는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적용하였다.
이에 따라, 전력소비량이 연평균 2.2% 증가하여 2029년 656,883GWh로, 최대전력 또한 연평균 2.2% 증가하여 2029년 111,929MW로 설정하였다.
ㅇ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의 쟁점
① 원자력에 대한 사회적 우려
전력다소비 산업구조와 신재생의 한계, 그리고 해외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없는 에너지 섬의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온실가스의 저감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은 원자력발전이다.
하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 국민들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안전의 우려가 커진 상태이므로 정보공개, 대국민 소통, 충분한 전문 인력양성, 해외 선진안전기술의 도입 등 원전안전을 강화하고 국민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와 그 실행이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에 동시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현재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이 마련된 상황이므로, 원자력 안전에 대한 제도적 보완방안까지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되는 것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② 전원구성과 신재생의 한계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에 따르면, 2029년 정격용량 기준으로 석탄(26.7%), 원전(23.7%), LNG(20.5%), 신재생(20.0%), 피크기여도 기준으로 석탄(32.2%), 원전(28.5%), LNG(24.7%), 신재생(4.6%)의 구성비를 보일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2013년 신재생의 비중은 3.86%에 불과하며, 신재생에서 폐기물을 제외한다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현재보다 약 1/2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폐기물이 신재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신재생 발전량의 40.84%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수력 27.51%와 연료전지 3.65%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한다면, 또 다시 전체의 30%를 상실하기 된다. 즉, 우리나라의 신재생 발전의 현황을 볼 때, 2029년 신재생 20%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여기에 신재생의 경제성, 간헐성, 사회적 수용성 등의 신재생 본래적 한계까지 고려한다면 온실가스에 대한 대안으로 신재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의 확정과정에서 충실하고 심각하게 재검토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③ 온실가스 관련 새로운 대책의 수립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소시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의 증대(Energy Efficiency), 에너지 소비 감축(Energy Conservation),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등으로의 연료전환(Energy Conversion) 및 탄소포집저장(Carbon Capture and Sequestration) 등의 4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이 앞의 3가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정책적 고려를 하고 있으나, 유독 탄소포집저장은 정책적 대안으로 제시하고 않고 있다.
물론 미국애서 석유회수증진을 위한 방법으로 발달한 CCS(Carbon Capture & Storage)를 개발 종료단계에 있는 석유・가스전이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지만, CCS에 대한 연구와 유망한 저장구조를 찾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향후 국제적인 CCS산업에서 도태되지 않는 길이 될 것이다. 따라서 CCS 관련 제도의 수립과 기술개발을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한편, CCS와 달리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하는 탄소자원화 기술도 발달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활용한다면 석탄화력의 가장 중요한 약점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동시에 국민적 우려가 큰 원자력을 더 확대하지 않고도 저렴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에 이와 관련된 정책적 방향이 수립되어야 한다.
④ 전력수급계획에 대한 제도적 방향의 전환
현재까지는 에너지기본계획은 물론 전력수급계획도 법적으로 ‘행정계획’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력수급계획처럼 모든 변수들이 유동적이며 예측이 사실상 어려운 분야에서는 계획보다는 ‘예측(Outlook)’으로 그 성격을 전환할 시점이 되었다.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국민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중요한 의미와 구속력을 느끼게 되는 ‘행정계획’은 태생적으로 계획경제 방식의 제도이며,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계획을 통해 전력의 수급을 조절한다는 것이 철학적으로,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다양한 변수들이 합리적으로 반영된 예측과, 변수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고려하여 실시간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의 제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법제도적 전환에 대한 연구 또한 시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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