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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정권교체 걸림돌 되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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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8월25일 17시10분

작성자

  • 황희만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前 MBC 부사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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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민주화 항쟁(抗爭)으로 6.29 선언이 나오고 대통령 직접선출의 길이 열렸다. 드디어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세력이 정권을 교체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했다.그러나 이 꿈은 DJ와 YS가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전두환정권이 내세운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제 다시 2021년, 대통령 선거철이 시작됐다. 2022년3월에 치러질 대선에서 문재인 정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것이 대세가 된 시절이 됐다. 그런데 지금 야당을 보면 과거 1987년말 대선의 데자 뷰 (déjà vu) 낌새가 나타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감돈다.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이 정권재창출 바람보다 더 높게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지만 지지도 1위인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답보상태이고, 심지어는 여권후보가 지지도가 더 높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야당 안에서 연일 이어지는 싸움 소리가 나오는 탓일 것이다. 물론 지난 1987년처럼 누가 뛰쳐나가 별도로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이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야권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다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중도층이 등을 돌려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중도층의 지원 없이는 국민의 힘이 승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최근의 국민의힘 내홍(內訌)의 중심에는 이준석 당대표와 윤석열 후보측이 서있다. 싸움의 경위가 어찌 되었건 부동의 지지율 1위의 후보가 ‘국민의힘’에 들어오면서 국민의힘에는 국민들의 힘이 더 얹혀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절대적인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을 상대로 당대표가 싸우는 형국이 돼 버렸다. 마치굴러온 돌과 박힌 돌과의 싸움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닳고 닳은 정치꾼들이 윤석열을 국민의힘을 키우기 위한 불쏘시개 정도로 이용하려는 작전을 펼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나타난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후보 지지도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여론조사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윤석열후보를 입당시켜 국민의 힘을 키운 다음 기존 당내 후보로 대체하려는 치밀한 계획이 있었던 것 아니었나 의심마저 든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초반에는 안철수 후보가 가장 유력한 후보였지만 국민의힘 안에서 내세운 오세훈 후보가 결국 안철수 후보를 누르고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서 승리했었다. 이번 대선도 국민의 힘 후보가 결국 승리할 거란 자만심 때문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말은 안 해도 국민의 힘 대선 후보들 중에는 서울시장선거가 재연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조그만 가능성만 보여도 달려드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이 제3자가 보면 허망한 꿈인 것을 다 알고 있다. 지난해 총선 이후 여의도에서는 국민의힘이 새롭게 일어서려면 모모씨는 절대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이런 분들도 다시 꿈을 안고 나섰다. 그리고 다시 해보니 상당수의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을 지지함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이분들이 더욱 자신이 붙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다시 여론조사에서 점점 두각을 보이는 것은 민주당 지지세력이 고도의 정치적 계산으로 역선택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런 분들은 민주당지지층에서 많이 선호한다는 것이 통계로 확인된다. 국민의힘 반대세력이 국민의힘을 자중지란으로 빠지게 하는 수단으로 이런 분들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가설이 만들어 지는 형국이다.

 

이런 저런 말이 나오는 기저에는 이준석 대표가 계속 윤 후보와 파열음을 낸다는 사실이 깔려있다. 자기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당대표가 당 대선후보와 전화통화 하면서 녹취하는 졸렬한 행태까지 보이며 싸움판을 만든 것도 사실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와 티격태격할 일이 아니고 야권 빅 텐트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아직 밖에는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는 안철수 국민의당이 있다.

 

이준석 대표의 책무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일이다. 이 대표의 역할은 자기를 내세우거나 자기 자랑하는 것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선버스를 출발하려는 데 운전대를 빼앗겼다고 투덜댈 일이 아니다. 누가 운전대를 잡든 잘 달려가게만 하면 된다. 봉사정신, 섬김의 정신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운전자론을 내세울 일이 아니다. 대선에 승리하면 그것이 제대로 된 운전자가 된 것이고, 젊은 대표로서 위업을 달성한 것이고, 또 그것이 자신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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