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을 ‘직관’하라!-청년일자리 정책 문제 있다(上)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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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에 대한 이해가 일자리 문제 해결의 선결조건
요즘은 대부분의 기성세대들도 모바일 SNS를 익숙하게 사용하다 보니 자녀들이나 젊은이들과도 쉽게 소통하고 그들의 마음을 속속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실제 현실도 그러할까?
예전엔 일부 청소년들의 휴대전화 사용 중독을 걱정했지만, SNS 전성시대인 지금은 연령층 불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SNS 없이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휴대전화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시대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포노 사피엔스'는 핸드폰을 뜻하는 포노(Phono)와 생각을 뜻하는 사피엔스(Sapiens)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세대'를 말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 생활을 지배하는 단연압권은 ‘유튜브’로 대변되는 모바일 개인 미디어와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같은 개방형, 폐쇄형 등 각종 SNS 들이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들이 청년층들의 정치, 경제, 산업, 일자리 등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고,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최근 현저하게 드러난 세대 간의 인식차이나 세대갈등 해결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해줄 것이다.
특히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청년층에게 자리 잡고 있는 인식의 출발점을 이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년 일자리와 실업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는 소위 산업구조적인 문제, 노동시장 구조적인 문제, 교육 구조적인 문제 등이 주로 꼽히고 있다. 69.8% 에 달하는 높은 대학진학률에서 비롯된 고학력화에 따른 "눈높이 미스매칭" 현상으로 대변되는 교육 구조적인 요인,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정규직 임금이 52% 대에 머물고 있는 노동시장의 처우 격차 및 경직성, 이중성 등을 개선하자는 노동시장 구조적 요인, 제조업 강국으로서 국제 경쟁력은 점점 저하되고 양질의 서비스업 확충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이 절실한 지금의 산업 구조적 요인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요인을 분석하여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청년층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결되어야만 한다.
“ 요즘 청년들은 기가 빠져서 큰일이야… ”, “험한 일 안 하려해 큰일이야…”
흔히들 기성세대가 하는 말 가운데 “요즘 청년들 정말 큰일이다. 기가 빠져서 험한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다. 그들의 눈높이만 낮추면 갈 곳은 많다”라고 쉽게 말하곤 한다. 얼핏 일자리 통계 등을 보면 객관적 수치로는 맞는 말처럼 들린다. 고용정보원에서 운용하는 ‘워크넷’을 보면 약 26만여 자리가 구인을 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 청년들의 성장과정과 사고형성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런 인식과 실제로는 엄청나게 큰 간극을 발견할 수 있다.
청년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많은 청년들에게 질문을 던져 보곤 한다. “왜 최저시급 8,350원, 연봉 2,000만 원 미만의 아르바이트는 하고 2,500만 원 이상의 험한 일자리에는 왜 취업하지 않는가?”라고 물으면 거의 모두 동일한 답변이 돌아온다.
“저는 비록 지금은 최저시급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저는 훨씬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라고. 과연 이들의 ‘보다 큰 꿈’은 무엇인가? 누가 그런 큰 꿈을 심어준 것인가?
카톡, 밴드로 자유롭게 소통하니 청년층을 잘 안다고요?
오랜 산업시대를 거쳐 온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청년층과 마찬가지로 각종 SNS나 인터넷 매체 등을 잘 활용한다는 이유로 청년층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면밀히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청년층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격차로 인하여 발생하는 정책 수립 방향의 실패와 경제사회적 비효율에 대해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보면 취업의 어려움 탓인지 교사, 공무원 등 안정적 직업이 지속적으로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눈에 띄는 5위권 직업이 있다. 바로 ‘쉐프’다. TV채널 어디를 돌려도, 모바일 미디어 어디를 클릭해도 소위 ‘먹방’ 천지다. 소위 ‘백주부’라는 요리사가 여러 매체에 등장하여 즐겁게 요리도 하고 프랜차이즈 등을 통하여 돈도 많이 벌었고, 유명 연예인과 결혼도 했다는 것이 연일 소개되고 있고, 여행과 맛집 투어를 통해 즐기면서 돈을 버는 것처럼 비추어진다.
이럴 때마다 많은 기성세대들이 걱정을 하면서 “아니 세상이 어찌 되려고?” 라고 말한다. 그런데 모바일 미디어가 극도로 발달한 지금, 매일같이 그런 매체들을 접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과연 어떤 일에 더 선호도를 부여하겠는가?
‘본질’ 對 ‘현상’ 및 ‘논리’ 對 ‘직관’…청년층 이해하는 노력이 먼저
사회현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 ‘본질’ 보다는 ‘현상’에 훨씬 강하다. 즉 같은 SNS를 하더라도 기성세대들은 합리적, 이성적인 이해 과정을 통해 걸러진 다음에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되지만, 젊은 층은 어릴 때부터 웹과 모바일이 생활화되면서 ‘직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하다. 즉,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고 느끼는 대로 행동하는 것에 익숙하다. ‘본질’ 그 자체 보다는 보여 지고 느껴지는 ‘현상’에 더욱 강한 것이다.
이것은 젊은 층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있어 일견 심각한 왜곡현상을 초래한다. 즉, "옳고 그름" 보다 "좋고 싫음"이 먼저 오다 보니 좋은 것, 재미있는 것을 여과 없이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답은 바로 ‘직관’이다. 모바일 미디어 시대의 본질적인 속성, 즉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오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좋은 ‘이미지’로 받아들인 것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이 중요시하는 ‘본질’은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미처 ‘본질’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통찰과 사고를 하기에는 너무나 보기 좋은 것과 새로운 것들로 넘쳐난다. 더욱이 종이신문이나 아날로그 미디어 시대처럼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섭렵하고 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보기를 원하는 것만을 찾아 들어가는 소위 ‘정보의 편식’과 그로 인한 ‘확증편향’이 개인 모바일 미디어 시대의 젊은 층에는 보편화 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이해나 산업,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을 통하여 A부터 Z까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들에게 재미있고 좋게 느껴지며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청년층의 직관적 이해 과정을 마냥 걱정하거나 질타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닐 것이다.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권한을 가진 기성세대가 먼저 청년층을 이해하고 반 발짝, 한 발짝 앞서서 길을 개척해 주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4차 산업혁명’만 역설하는 현실… 시대변화에 맞는 일자리 만들어 줘야
어느 누가 지금의 임금격차와 고학력에 따른 눈높이 미스매칭의 문화적 현실을 두고 청년의 면전에서 ‘네 눈높이만 낮추면 갈 데가 많다. 눈높이만 낮춰 봐라’라고 강요할 수 있는가? 위와 같은 청년층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다시 보면 일자리의 미래도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한다. 이 시대 청년들의 선호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일자리의 질과 양을 확보하려는 기성세대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다.
공생, 공존의 시대적 가치에 비추어 일자리 확대 측면에서 서비스업이 기여하는 바는 고용창출지수에 있어서는 제조업의 약 6배 이상이라는 통계 등 이미 많은 자료에서 뒷받침 되고 있다. 여기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결합, 기존 서비스업에 첨단 ICT, IOT 신기술들의 결합이 새로운 시대, 청년층의 욕구도 충족하고 일자리의 미래도 열어나갈 것이다. 즉, 고부가가치 헬스케어, 핀테크, 크라우드 펀딩, 복합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 청년층이 선호하면서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자리로 산업구조를 급속히 재편해야만 미래 일자리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과 이후 발표된 일자리정책 설계에 있어서도 이러한 시대 상화변화에 따른 젊은 층의 인식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흔적은 거의 발견하기 어렵다. 누구나 ‘4차 산업혁명’을 외치지만 과연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1등 하는 품목이 몇 개나 되는가?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성공사례를 자신 있게 들 수 있는 기성세대는 과연 몇이나 되는가?
특히, ‘창의력’으로 승부해야만할 글로벌 경쟁의 쓰나미적 변화 추이를 감안하면 혹자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경제의 경쟁력은 지금이 역사상 최고점일 수도 있다"는 비판을 과연 단순한 악담으로 치부할 수 있는가?
‘Sunk Cost’ (매몰비용) 對 ‘Investment’ (투자)…‘미래의 성장동력’이란 인식부터
마지막으로 청년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시각처럼 그들을 ‘보호나 동정’의 대상으로 보고 정책을 설계한다면 그에 투입되는 예산은 소위 "Sunk Cost"가 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반대로 그들을 ‘미래세대 주인공이자 성장동력’ 이라는 인식하에 주체적으로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할 때 진정한 사회적 투자가 되어 대한민국 미래 희망의 새싹이 움트게 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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