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통합되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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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근혜 전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 볼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facebook에 올린 글이다.
홍준표 대표는 자유한국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에서 내몰고 이번에는
인격적 모욕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말을 골라서 아주 거칠게 친박(親朴) 세력을 몰아세웠다. 언론들은 홍대표가 특별히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공격한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박근혜 전대통령이 당에서 축출(逐出)되고 한 때는 세상을 좌지우지 하던 親朴들이 이렇게
바퀴벌레 신세로 내몰리면서 바른정당이 흔들리고 말았다. 친박세력들이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김무성의원등 9명이 곧바로 보수통합을 내세우며 바른정당을 집단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보수통합을 위해 먼저 親朴세력을 청소하겠다는 홍대표의 말 한마디에 김무성의원등이 곧바로 화답한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자유한국당으로 말을 갈아탄 바른정당 탈당의원들은 박근혜 前大統領이 당에서 사라짐으로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들어오는 명분을 얻었다는 것이다.
박근혜전대통령은 잘못한 국정운영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탄핵을 주도한 세력들이 바로 바른정당의원들이었다. 탄핵을 성사시켰고 박근혜 전대통령도 당에서 축출됐으니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들어가는 복당의원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할는지 모르겠다.
이같이 소위 통합파 의원들이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으로 되돌아가면서 보수통합물결이 힘을 얻을지 아니면 또 다른 분란이 시작될지 정치권의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먼저 바퀴벌레로 지칭된 친박들은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자유한국당에 붙어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홍대표의 재판사건을 빌미로 대대적인 반격을 가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홍대표의 공격을 받고 있는 서청원의원측은 ‘성완종 리스트’사건을 흘리며 여차하면 홍대표를 물고 늘어질 것이니 적당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서청원, 최경환의원은 물론 당에 남아있으면서 탄핵을 반대했던 사람들은 또
당을 떠나 결과적으로 탄핵을 주도했던 인사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탄핵을 찬성하며 당을 떠난 사람들은 당연히 해당(害黨)행위를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당을 지켰던 사람들은 복당인사를 개선장군이 아니라 낙오병의 귀환으로밖에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복당인사들로 부터 잘못을 사과하는 변명의 말이라도 들어야 할 것이다.
복당의원들은 또 박근혜 전대통령 하나만 제거하기 위해 당을 떠났던 것은 아니었다.
박근혜 탄핵이 목적이었다면 굳이 당을 떠나지 않았어도 되었던 것이다. 국회표결에서 탄핵을 찬성하면 되는 것이었다.
탄핵을 넘어 제대로 된 보수정치를 바르게 해보겠다고 바른 정당이라는 당명을 내걸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보수정치를 망친 親朴虎威(친박호위) 세력들을 정리하던지 아니면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박근혜 정책과는 완전히 결별한다는 정치적 명분이라도 얻고 복당(復黨)했어야 한다.
정당을 만들었다가 만들었던 정당을 떠날 때는 무슨 이유로 만든 정당을 떠나는지 국민들한테도 소상히 밝혀야할 것이다.
정당을 새롭게 만들 때는 새로운 정강정책을 내걸고 이것을 국민들한테 어떤 정치로 펼쳐 보이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 마련이다.
바른정당을 떠난 사람들이 바른정당 정책이 무엇이 잘못이고 처음 목표한 정강정책이 어떤 차질이 빚었으니 불가피하게 탈당한다는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떠났던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어떻게 변화해서 바른정당에서 내세웠던 정책과 동일시 됐다는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런 설명은 없다. 그렇다면 복당(復黨)을 해서 자유한국당을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 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불가피하게 당내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이런 설명도 없다.
그저 보수세력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이합집산을 하고 있다.
우리정치의 후진성을 고스란히 또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들어가는 사람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국민들한테 충분히 납득할만한 명분과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우선 사람을 늘려 세를 불려보자는 것으로 밖에는 비쳐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이 숫자만 늘어난다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정당의 정책과 노선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야하고 미래를 위해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끌어갈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상대 당(黨)에 사사건건 시비나 걸거나 상대의 실수로 그 덕에 집권하려 한다면 한국정치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뒤돌아보면 노무현 실패로 이명박집권, 박근혜 실수로 문재인 집권했으니 이번에도 문재인 정권 안 되기만 기다리는 그런 정치를 할 것인가?
지켜볼 대목이다.
언필칭(言必稱) 보수통합을 내세우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움직이고 있다. 바른정당 일부는 이미 자유한국당으로 떠났다. 바른정당 잔류파도 점차 보수통합으로 모일지,
창당정신을 내세워 차별화된 보수를 끝까지 지킬 것인지 아니면 아예 다른 세력과 손을 잡을지 매우 유동적인 정치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정감사가 마무리 되면서 정치권에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보수진영에만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내년 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이합집산의 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진보진영에도 통합을 내걸고 민주당과 국민당을 들썩이려는 정치세력들이 있다.
한국정치에 뛰어든 정치세력에게는 철학도 명분도 없다. 선거에 이기기위한 단기적 전략만이 있을 뿐이다. 내세우는 철학이나 명분도 표를 얻기 위한 위장술이고 집권목적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라는 것은 흘러온 정치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저 표가 되는 장이 서면 어느 장이든 달려가는 지조 없는 장돌뱅이 같은 정치가 지금까지의 한국정치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포부를 내걸고 그것을 위해 헌신하는 정치풍토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 까지도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만 제자리걸음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말 것 같다.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하고 있으니 보수의 통합이든 진보의 통합이든 사람만 모이는 게 아니라 보수정신이 진보의 정신이 모여서 정치 집단을 이루는 성숙된 정치가 펼쳐지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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