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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과 포용의 상징 인터넷 전문은행
금융위원회가 금융과 IT 융합을 통한 금융혁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2015년 새로운 금융서비스 모델과 같은 사업계획의 혁신성을 가장 중요한 선정요인으로 카카오뱅크와 캐이뱅크를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선정했고, 이 두 은행이 2017년 영업을 개시한지 이제 8년째가 되었다. 이들 은행은 출범당시 주주 구성이 비교적 단순했고, 시중은행의 관심도 지금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적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에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에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하는 정도였다. 이후 2019년 서민금융 지원이나 중·저신용자 대출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세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토스뱅크를 선정하여, 현재까지 3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다. 영업 초기 대규모 IT 투자 등으로 2017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0년부터 흑자로 전환되었고, 2025년 현재 1세대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수익성은 규모의 경제 달성부터라는 말처럼 자본확충과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순간이 온 것이다.
▮ 너도나도 뛰어드는 인뱅전쟁
다가올 네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선정을 앞두고 과거 첫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선정 시와는 다르게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모두 인터넷 전문은행 추진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을 목격한 지금 자금력을 가진 시중은행의 참여가 인터넷 전문은행(인뱅)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시중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들의 경쟁으로 예상되고 있고,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시장안착이라는 선례를 참고삼아 비은행 부분의 수익성 강화에 활용하겠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는 추세인데다가, 고도화된 비대면 영업이 대세가 되다 보니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운영이 다양한 규제로부터 자유롭다고 하니, 시중은행이 새로운 디지털 사업으로 진출하기에도 용이하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도 이번 네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선정에 자금조달, 혁신, 포용에 중점을 두고 심사에 나선다 하니, 충분한 자금력이 매우 중요한 선정요인임이 분명하다.
▮ 정말 우리네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까?
이번에 선정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소호 특화 인터넷 전문은행이라지만, 컨소시엄들의 시중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과연 우리네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소호(SOHO, 영세 개인사업자) 특화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인지도와 기대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이미 소호는 사업상 매출처리가 시중은행으로 되어 있어 시중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혁신, 포용에 중점을 두고 선정했다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안정적인 상품에 치중하는 것도 또 하나의 걱정거리이다. 출범당시에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지원 활성화를 통해 ‘금융권의 메기’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 3사가 모두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설립 시 내비친 포부를 지키지 않고,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취급한다고 해서 금융당국이 강제할 수는 없지만, 설립 취지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의견을 제시할 상시조직은 필요해 보인다.
▮ 네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선정에 바라는 점
인터넷 전문은행이 우리의 일상에 다가오면서 ‘디지털 전환’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소비자의 편익증대를 통해 ‘금융권의 메기’가 되었느냐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당초에 금융당국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네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만으로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대면 시대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로 편의성을 크게 높여줬고, 모임통장처럼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금융상품을 성공시킨바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쟁력은 물음표이다. 카카오뱅크가 주식시장에서 받은 평가나 케이벵크의 상장 철회가 이를 말해준다. 무엇보다 시중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이제 시중은행과의 차별화요인이 거의 사라졌다. 그만큼 네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의 어깨가 무겁다고 할 수 있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금의 인터넷 전문은행도 놀랄만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면, 굳이 새롭게 인터넷 전문은행을 선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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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25년03월18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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