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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을 고려한 DSR 규제 방안에 관한 논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9월28일 16시30분

작성자

  • 박춘성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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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전세자금대출은 임차인의 보증금 마련을 돕는 순기능을 수행함. 그러나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미반환에 따른 채무불이행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주택시장으로의 대규모 자금 공급원 역할을 함에 따라 가계부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일반적인 대출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음.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초기 아이디어로써 임차인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대출의 이자를 DSR에 직접 반영하고, 임대인에 대해서는 일종의 스트레스 DSR을 도입하여 임대보증금 상환을 위한 대출 여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음. 다만, 전세시장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관련 정보가 불충분한 만큼, 해당 방안 외에도 전세시장의 부작용 완화 및 위험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지속적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

 

 ■ 전세계약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호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임대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주택거래시 전세의 레버리지 역할이 갭투자로 이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평가됨. 

 

  - 전세계약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보증금을 지급하고 특정 기간(예: 2년) 임대인의 주택을 점유하는 계약이므로 임대인은 큰 규모의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고 임차인은 주거비를 낮출 수 있는 상호이익이 존재함. 

  - 반면, 주택경기 침체에 따라 전세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 관련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남. 

   *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판매하는데, 공시자료에 나타나는 동 상품의 사고액 추이는 이러한 위험을 직접적으로 보여줌: ’21년(0.6조) → ’22년(1.2조) → ’23년(4.3조) 

  - 또한,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규모가 통상 주택가격의 50% 이상이므로 전세계약이 있는 주택은 상대적으로 낮은 자기자본으로 매매될 수 있음(갭투자). 

   *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토부의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2017~2024년 상반기 중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의 약 40~65%는 기존 세입자의 임대보증금을 승계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남.

 

■ 전세자금대출은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미반환에 따른 채무불이행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가계부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음. 

 

  - 전세자금대출의 명목적 차주는 임차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출액이 전세보증금 형태로 임대인에게 지급되며, 전세계약 종료 후 대출 상환 여부도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여부에 달려 있음. 

  - 또한, 전세자금대출은 주택시장으로의 대규모 자금 공급원 역할을 하는데, 강민석 · 정종훈(2022)1)의 추정에 따르면 전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21년 말 기준 약 180조 원에 달하며 이는 당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임(전체 가계대출의 약 10%).2) 

 

■ 본고는 이러한 전세계약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초기 아이디어로써, 전세자금대출을 고려한 임차인과 임대인의 DSR 규제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 보고자 함. 

 

■ 임차인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대출의 이자를 DSR에 직접 반영하고, 임대인에 대해서는 원금을 반영하기보다는 DSR 규제수준을 현 수준보다 낮게 하여 대출 여력을 유지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음. 

 

  - 전세자금대출의 채무불이행은 임차인이 이자를 내지 못하거나,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때 발생하게 됨. 

  - 따라서, 임차인의 경우에는 전세자금대출의 이자를 DSR에 직접 반영하여 과잉 채무를 예방하고 이자 납입 연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음. 

  - 임대인의 경우에는 전세자금대출 원금을 DSR에 직접 반영하기보다는, 임대인의 기존 DSR 값을 규제 상한(40%)보다 일정 수준 낮게 제한하여(예: 30%) 대출 여력을 유지하고, 실제 전세가가 하락할 때는 동 대출 여력을 이용하여 추가로 받은 대출을 임대보증금 상환에 활용하도록 함. 

  - 이는 일종의 스트레스 DSR로 이해할 수 있는데, 현행 스트레스 DSR 제도가 금리 상승 위험을 고려하여 차주의 대출 한도를 제한한다면, 위 임대인 DSR 규제 방식은 전세가격 하락 위험을 반영하여 보증금 상환을 위한 대출 여력을 유지하는 것임. 

 

다만, 임대인의 DSR을 제한하는 수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전세가격 하락 위험을 적절히 반영하되 임대인의 금융 활동이 지나치게 제약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임. 

 

  - 논의를 위한 하나의 예로써, 현재 전세가와 최근 5년간의 최저 전세가 차이를 20년 만기의 대출로 인식하여 임대인의 DSR을 제한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음. 

   * 즉, 전세가가 상당폭 하락할 경우에도 임대인이 대출 여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유도함.

  - 가정적인 수치로서 위 차이가 1억 원이라면, 이 경우 연간 원리금상환액은 500만원(=1억/20년)으로 산정되며, 임대인의 소득이 5천만 원이라면 이는 DSR 10%에 해당함(=500만원

/5000만원). 

  - 따라서, 임대인의 DSR은 규제 40%보다 10%P 낮은 30%로 제한됨. 

  - 역으로 이해하자면, 전세가격이 최대 1억원 하락하더라도 임대인은 새로운 임차인의 보증금과 더불어 만기 20년의 1억 대출을 활용하여 기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게 됨. 

  - 아래 <표>는 위의 예시에서 임대인의 소득별, 만기설정별 DSR 제한 규모를 보여주는데, 만기를 너무 짧게 설정하는 것은 DSR 40% 규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비현실적일 수 있음. 

  - 이러한 예시의 요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전세자금대출을 규제 안으로 편입시키고, 각 주체가 대출 여력을 유지하여 전세시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다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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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시장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정보가 불충분한 만큼, 전술한 방안 외에도 전세시장의 부작용 완화 및 위험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지속적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 


  - 전세보증금과 그에 따른 전세자금대출은 지역별, 차주별로 금액과 변동폭이 상당히 다를 수 있으며, 규제 편입 자체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음. 

  - 다만, 실제 전세시장 관련 금융 안정은 그 규모를 고려할 때 전세자금대출 이자보다는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상환 여부가 핵심임에 유념할 필요가 있음. 

  - 특히 임대인 관련 통계가 공식 집계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금융회사 내부적으로는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임대인의 전반적인 대출 여력을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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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 KB경영포커스 2022.

 2) 전세자금대출 시장의 성장에는 전세자금대출보증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대한 논의는 박춘성, “전세제도의 거시경제적 위험과 정책과제”, KIF금융브리프 32-07, 2023을 참조할 수 있을 것임​ 

<ifsPOST>

 ※ 이 자료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 브리프 33권 19호](2024.9.27.) '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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