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IT 사랑방> 대한민국, LLM 시대의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도전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7월02일 17시10분

작성자

메타정보

  • 1

본문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는 전례 없는 기술적 혁명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ChatGPT, GPT-4와 같은 LLM들이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일상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이 혁신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중대한 과제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바로 에너지 소비 문제다.

 

LLM의 에너지 소비량은 실로 막대하다. LLaMA 65B 모델의 경우, GPU 한 개당 최대 300W의 전력을 소모한다. 이는 일반 가정용 대형 가전제품의 소비전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24시간 가동을 전제로 할 때, 단일 GPU의 월간 전력 소비량은 약 216kWh에 달한다. 국내 4인 가구 월평균 전력 소비량(약 350kWh)의 60%를 상회하는 수치다. LLM의 규모가 커지고 사용이 보편화될수록, 국가 전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술 발전의 양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개별 모델의 효율성이 향상되더라도, 사용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인해 총 에너지 소비량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리바운드 효과'와 일맥상통한다. LLM 시대에 이 효과가 어떻게 구현될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다.

 

현재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은 이러한 AI 시대의 도전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데이터 센터들이 재생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최신 냉각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는 개별 기업 차원의 산발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프레임워크가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접근을 제안한다:

 

1. 재생 에너지 인프라 확충: LLM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재생 에너지 발전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마이클 포터의 '포터 가설'이 시사하듯, 적절한 환경 규제는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저전력 고성능 AI 칩 개발: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력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적 AI 칩 개발은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는 리카도의 비교우위 이론에 입각한 전략으로, 국제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3. '그린 AI' 인증제도 도입: 에너지 효율이 높은 AI 모델에 대한 인증 제도를 통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코즈의 정리(Coase theorem)를 AI 분야에 적용한 것으로,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최적을 달성하는 방식이다.

 

4. AI 에너지 소비에 대한 탄소세 검토: AI 사용으로 인한 외부비용을 내재화하는 이 방식은 피구의 교정세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적인 AI 사용을 장려하고, 사회적으로 최적의 AI 활용 수준을 도모할 수 있다.

 

5. AI 에너지 효율성 연구센터 설립: 정부, 산업계, 학계의 협력을 통해 AI의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는 에치오위츠(Etzkowitz)의 트리플 힐릭스 모델을 구현하는 것으로, 복잡한 사회기술적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대한민국이 LLM 시대의 에너지 정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잠재력이 충분하다.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 우수한 인적 자원, 빠른 기술 수용성 등 우리의 강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기술 강국을 넘어 지속가능한 AI 강국으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향후 우리나라의 AI 산업과 에너지 정책의 궤적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우리가 원하는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우리의 노력이야말로 21세기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회에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발전 모델이 될 것이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s LLM 시대의 에너지 정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 현명하고 담대한 결단으로, 더 나은 미래를 함께 구축해 나가는 여정을 시작하자.

<ifsPOST>

 

 

1
  • 기사입력 2024년07월02일 17시1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