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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뮐러(Mueller) 최후의 결전』 <상>“대통령 취임과 함께 트럼프를 덮쳐온 세 갈래 암운(暗雲)”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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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9월24일 17시57분
  • 최종수정 2018년09월25일 19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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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大選 개입 공모 혐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러

 - 세션스 법무장관 · 법무차관 · 뮐러(Mueller) 특검, 트럼프 압력에 굴하지 않아

- 오래된 ‘로맨틱 에피소드’가 망령처럼 되살아나 트럼프 도덕성에 치명적인 먹칠

 - 블룸버그 “트럼프, 일방적인(one-way loyalty) 충성파들만 곁에 둔 대가(代價)를 치르는 것

  

도널드 존 트럼프(Donald John Trump)는 공화당 역사상 최대 표차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에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여 작년 2월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한 부동산 개발회사 오너 경영자 출신이다. 정치 경력은 전무한 상태에서 일거에 워싱턴 정계 최고 강자로 입성했다. 한편, 그는 두 번 이혼한 뒤 2005년에 모델 출신 멜라니아(Melania) 현 부인과 3번째로 결혼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바이나, 트럼프는 대통령 출마 전부터 자신의 기업 경영 및 개인 재무 회계와 관련한 각종 불투명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않은 채 대통령에 당선됐다. 따라서 그는 개인 세금 보고서를 일체 공개하지 않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다. 그래서인지, 트럼프는 모든 의사결정 기준을 ‘돈’과 결부시키려고 애쓰는 바람에 측근 참모들이 경악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이런 것들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관대하게 넘어갔다.

 

한편, 그는 원래부터 문란(紊亂)한 사생활로 숱한 화제를 뿌려온 인물로 유명하다. 대선 과정에서도 이러한 방탕한 사생활에 관련된 추문(醜聞)들이 꼬리를 물고 제기되었으나, 미국 유권자들은 ‘America First’ 라는 선풍적인 슬로건에 휩쓸려 그를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지금에 와서 각종 문제들은 ‘더욱 커지고 더욱 분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지위가 이처럼 위태한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 국민들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각 방면에 걸쳐 중차대한 이해 관계가 걸려있는 우리나라를 위시한 세계 각국에 엄청난 정치적 리스크를 높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일어난 트럼프의 ‘고난(苦難)의 현상’을 간략히 살펴보고, 향후 사태의 향방을 예견하는 해외 시각들을 정리해 본다.  

 

■ 트럼프를 덮쳐오는 ‘러시아 게이트’, ‘사법 방해’, ‘여성 스캔들’ 망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내우(內憂) · 외환(外患)의 곤경에 처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가 당면한 가장 큰 난관은 ‘러시아 게이트’ 수사에 대응하는 문제다. 이는 2016년 당시 트럼프 선거본부 측과 러시아 측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공모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므로, 관련 대상이 광범위할 뿐 아니라, 수사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트럼프 정권의 적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이 수사 중인 또 한 가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를 범했을 가능성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추진하던 코미(James Comey) 前 FBI 국장을 해임한 것, 세션스(Sessions) 법무장관에게 뮐러(Mueller) 특검 수사를 중단시키거나 그를 해임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점, 그리고, 매너포트(Manafort) 前 선거본부장 등을 사면(赦免)할 가능성을 암시하는 등 행위는 ‘사법 절차’를 방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들은 상황에 따라서는 대립적인 논쟁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들이다. 이에 비해, 트럼프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또 한 가지 지극히 분명한 혐의는 아주 옛 적에 두 여인들과 가졌던 ‘로맨틱한 섹스 스캔들’ 과 관련된 사안들이다. 우선,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 포르노 배우 겸 제작자인 ‘클리포드(Stephanie Clifford)’ 와 플레이보이(Playboy) 잡지 커버 모델 출신인 맥두걸(Karen McDougal) 등, 두 여인들과 가진 정사(情事) 스캔들과 관련된 것이다. 

 

■ 포르노 배우의 폭로로 트럼프의 도덕성에는 씻을 수 없는 먹칠 

 

이런 판국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의 로맨틱한 사생활의 한 단면을 폭로했던 이 포르노 배우 ‘Stormy Daniels(본명; Stephanie Clifford)’가 머지않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사(情事) 스캔들의 상세한 이야기들을 담은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으로 있다고 알려졌다. 이제 미국 사회는 자신들의 대통령이 연루된 ‘황색 스토리’가 흥미를 한껏 돋우어 줄 희대의 장면을 다시 한 번 맞이하게 될 것이다.

 

최근 영국의 대표적 진보 성향 미디어 The Guardian紙는 유명 포르노 배우 ‘Stormy Daniels’ 가 저술한 ‘완전한 공개(Full Disclosure)’라는 저서에서 트럼프와의 관계를 ‘19금(禁)’ 수준으로 상세하게 폭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10여년 전 저명 인사들 골프 대회에서 트럼프를 처음 만나 하룻밤을 지냈고, 그 후 다시 만나 ‘로맨틱한’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하고 있다. 트럼프는 두 번째 만나는 동안에는, 당시 오바마 후보와 경선을 치르던 힐러리(Hillary Clinton) 후보와 장시간 통화하면서 내내 선거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녀는 머지않아 출판될 이 자전적 저서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려고 원하지도 않았고, 그녀에게 TV 출연과 관련해서 거짓말을 할 것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따라서, 그녀는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고, 실제로 위협을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후 대선에 임박해서 코헨((Michael Cohen) 변호사가 지불하는 ‘입막음 돈(Hush Money)’  13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Stormy Daniels’의 법률 대리인인 에버내티(Michael Avenatti) 변호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와 가진 정사(情事)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인생과 진실을 말하면서 권력 앞에 두려워하지 않는 현대 여성으로서의 역할” 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코헨 등 어떤 주역들이 달리 증명하려 해도 ‘Daniels’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은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다” 고 강조했다. 

 

이런 얘기들은, 대선 캠페인 기간 중에도 트럼프가 가졌던 로맨틱한 스토리로 잠시 공개되기도 했다. 새로이 드러난 심각한 사실은 2016년 대선 투표일을 앞두고 이들이 ‘정사(情事) 스캔들’을 폭로할 것이 두려워, 부정한 방법으로 거액의 “입막음 돈”을 지급해서 선거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심각한 것은, 트럼프의 사업 파트너이자 측근인 코헨 Cohen) 변호사가 ‘유죄 자백(guilty plea)’ 거래를 통해 “트럼프 지시로 돈을 주었다”고 암시한 것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트럼프는 범죄를 공모한 혐의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트럼프 “세션스 법무장관 임명은 나의 가장 큰 실수” 때늦은 후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법무장관(Attorney General)에 임명한 사람이 바로 세션스(Jeff Sessions) 당시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당시 공화당 의원들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본부에서 법률 고문으로 열심히 활동한 것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의 마음에 들어 미 연방 정부의 사법(司法) 집행 업무를 총괄하는 법무장관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트럼프 선거본부 측이 러시아 측과 공모하여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인 소위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시작되자 두 사람은 앙숙으로 갈라서기 시작했다. 활달하고 충동적인 성격의 트럼프와 신중하고 보수적인 세션스(Sessions) 장관 사이에 뮐러(Robert Muller III) 특별검사 임명을 둘러싸고 이해 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션스(Sessions) 장관은 뮐러(Mueller)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본격화하자 자신도 선거본부에 참여했기 때문에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서 스스로 ‘업무 배제’ 조치했다. 그러자, 트럼프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백악관 법률고문 및 개인 변호사들과 세션스(Sessions) 장관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백악관 법률 참모들 및 개인 변호사들이 또 다른 ‘사법 방해’ 의혹을 불러올 것을 우려하여 극력 만류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줄곧 자신이 가장 잘못한 것은 세션스(Sessions) 법무장관을 임명한 것이라고 털어놓고 있다는 뒷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Sessions) 장관이 뮐러(Mueller) 특검을 자기 입장대로 통제하지 않고 있다며 압박할 궁리를 계속하고 있으나, 정작, 세션스(Sessions) 장관은 트럼프가 압력을 중단하지 않으면 자신이 법무장관직을 사임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 로젠스테인 차관 “뮐러 특검 해임을 강요하면 내가 사임할 것” 

 

트럼프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스스로 ‘업무 배제(recurse)’한 세션스(Sessions) 장관을 대리해서 뮐러(Mueller) 특검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로젠스테인(Rod J. Rosenstein) 차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압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뮐러(Mueller) 특검이 수사망을 점차 자신을 향해 조여 들어오자, 뮐러(Mueller) 특검이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에 대한 수사를 즉각 중단시키거나, 아니면, 그를 해임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로젠스테인(Rosenstein) 차관은 뮐러(Mueller) 특검의 수사 활동은 아주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고, 법률상 그를 해임할 사유를 찾을 수가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는, 법무부 내부 규정 상, 뮐러(Mueller) 특검을 해임하려면 그가 ‘부당한 행동(misconduct)’을 했다는 등 명백한 규정 위반 사항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준에 합당한 사유를 찾을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급기야, 일부 공화당 소속 트럼프 충성파 의원들은 로젠스테인(Rosenstein) 차관에 대한 탄핵안을 거론하기도 했으나, 이에 대해, 로젠스테인(Rosenstein) 차관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자신에게 뮐러(Mueller) 특검을 해임하라는 압력을 계속하면, 자신이 먼저 사임할 것이라고 이미 백악관에 통보해 놓은 상태다.

 

로젠스테인(Rosenstein) 차관은 오랜 동안 법무부(검찰)에 재직해 온 베테랑 수사 관료이고, 소위 트럼프 측근 그룹(inner circle) 출신이 아니나, 세션스(Sessions)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천거해서 차관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다. 바로 그가 뮐러(Mueller) 前 FBI 국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했고, 뮐러(Mueller) 특검이 트럼프의 ‘사법 방해’ 혐의로부터 매너포트(Paul Manafort) 선거본부장의 위법 행위에 이르기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승인했다. 또한, 트럼프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코헨(Michael Cohen) 개인 변호사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도 승인한 인물이다.

 

한편, 지난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뮐러(Mueller)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중단시키거나 그를 해임하려는 궁리를 계속하자, 공화당 출신 위원장을 중심으로 상원 사법위원회가 뮐러(Mueller) 특검 등이 해임을 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항소(appeal)’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초(超)당파적인 법률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비록 상원에서 법률로 통과되지 않았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 코미(Comey) 前 FBI 국장 해임이 ‘사법 방해’ 혐의의 단초를 제공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작년 5월, 당시 FBI 국장이던 코미(James Comey)씨와 면담하면서 자신에게 충성할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응하지 않은 코미(Comey) FBI 국장은 해임됐다. 그가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추진하던 무렵이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공격적인 관계로 변했다. 

 

코미(Comey) 前 국장은 트럼프가 자신에 충성할 것을 강요하며, 플린(Michael Flynn) 前 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플린(Flynn)씨는 그 후 FBI에 거짓 증언을 한 것에 대해 ‘유죄 자백’ 거래를 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은 현재, 트럼프의 일련의 수사 중단 압력 언행이 ‘사법 방해’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그 뒤로도, 트럼프 대통령은 뮐러(Mueller)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세션스(Sessions) 법무장관 및 뮐러(Mueller) 특검의 수사 활동에 대한 감독 대행인 로젠스테인(Rod Rosenstein) 차관에게, 수사 중단 및 뮐러(Mueller) 특검 해임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트럼프는 끊임없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는 ‘마녀 사냥(witch hunt)’ 이라고 비난하며, 2016년 대선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러시아 측과 공모(共謀)한 적이 없다고 거듭해서 부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미(Comey) 前 국장은 자신의 저서 “The Higher Loyalty” 및 ABC 등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며, 여성을 ‘고기(meat)’라고 표현하는 등, 도덕적으로 대통령직에 부적합한(morally unfit to be president)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자신이 검사로써 일해 오는 동안, 보아 온 마피아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마피아 보스(boss)의 완전 지배와 충성 서약, ‘우리와 녀석들’이라는 세계관을 가진, 도덕적 진실보다도 조직을 우선하는 충성심에 따라 행동하고, 모든 것에 거짓을 말하는 사람” 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러시아 측과 타협했을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면서, 러시아 측은 이미 그것이 호텔 방에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재무 관련 일인지는 모르나, 트럼프의 사생활과 관련한 ‘모종의 사건’을 가지고, 그를 지배(sway over)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게 아니다” 고 주장하기도 했다.  

 

■ 의혹의 핵심 『Trump Tower 회동』, ‘러시아와 공모’의 ‘스모킹 건’?  

 

美 CNN은 지난 5월, 美 의회 상원 사법(司法)위원회가 발표한 2,500 페이지에 달하는 『트럼프 타워 회동』 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기사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대선 막바지인 2016년 6월, 뉴욕에 소재한 트럼프 본부 건물에서 은밀하게 만난 8명의 트럼프 선거본부 측근 참모들 중, 트럼프 장남(Donald Trump Jr.)을 포함한 5명이 이 회동을 둘러싼 정황들에 대해 진술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은, 바로 이 회동에서 트럼프 장남이, 함께 한 러시아 측 인사들로부터 상대 후보 클린턴(Hillary Clinton)에 대한 정보(‘dirt’)를 제공받기로 약속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게이트’ 를 수사 중인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으로서는 더 많은 실탄(實彈)을 공급받은 셈이고, 상대방인 민주당 측으로서는 ‘스모킹 건(smoking gun)’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하게 하는 것이다

 

CNN은 이 보고서가 몇 가지 중대한 비결(秘訣)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한다. 우선 트럼프 장남이 했다는 유명한 ‘I love it (dirt)’ 발언으로 보아, 트럼프 측이 최소한 러시아 측과 공모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진술 기록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이 회동에 대해 알았는지 여부, 알았으면 언제 알았는지 등, 핵심 의혹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트럼프의 사위 쿠쉬너(Jared Kushner)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직도 조사되지 않은 영역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 조사에 관여한 상원 사법위원회 그레이엄(Linsey Graham) 의원은 “(이 조사를 통해) 누가 누구에게 전화했는지 등을 알 수는 없었고, 이제 이런 것들은 뮐러(Mueller) 특검이 밝혀내야 할 차례다. 이를 위해 특검을 임명한 것이 아닌가?” 라고 말한다. 의원들은 ‘러시아 게이트’의 바닥까지 파헤치는 임무는 가장 좋은 기회를 부여(賦與)받은 뮐러(Mueller) 특검이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밝힐 뿐이다.  

  

■ 백악관 내부의 ‘조용한 저항’, 잇따른 폭로로 트럼프는 ‘孤立無援’ 

 

지금 워싱턴에서 돌아가는 정황들을 살펴보면, 트럼프 정권은 그야말로 ‘四面楚歌’에 직면해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최근 NYT Op-Ed 난에 익명으로 기고한 ‘백악관 최고위급 인사’가 폭로한 대로, 많은 백악관 관료들은 지금 트럼프의 충동적인 정책 결정 및 집행에 ‘조용한 저항(quiet resistance)’을 벌이는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금 벌어지는 백악관 내부의 난맥상은, 한 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이 분별이 흐려진 일방적 충성파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 익명의 기고문은 트럼프가 임명한 관료들을 포함한 많은 백악관 고위 인사들이 트럼프의 부도덕성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내부 사정을 여실히 폭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도로 분노하여 세션스(Sessions) 법무장관에게 즉각 수사에 착수해서 기고자를 밝혀내라고 지시했으나, 이미 사이가 틀어진 장관은 몇 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공교롭게도 이와 거의 동시에 터져 나온 또 하나의 대형 폭탄은 1970년대에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을 사임으로 몰고 갔던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의 수훈 기자로 잘 알려진 우드워드(Bob Woodward) 기자가 펴낸 『공포(Fear)』라는 저서다. 그는 이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국내 · 외 정책 집행과 관련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내부 혼란과 위험 사례들을 무수히 지적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지금 트럼프가 직면한 곤경에 대해, 특히, 트럼프를 위해서라면 총탄이라도 물겠다고 했던 코헨(Cohen)이 배신한 것을 예로 들면서, 트럼프가 일방통행식(짝사랑) 충성파들(0ne-Way Loyalty)을 곁에 둔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평한다. 그의 원초적인 개인 성향의 특징을 지적하는 것이다.

 

동 통신은, 대통령 트럼프는, 그의 인생에서, 기업 경영에서, 지금은 정치 활동에서, ‘충성(Loyalty)’ 이라는 것은 남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바치는 일방통행 관계이고, 자신은 직계 가족 몇 명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베풀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주위에 모여 있는 인사들은 그저 트럼프號에 승차해서 별을 따보겠다고 모여든 2, 3 류 기회주의자들이라고 평한다.  

 

■ NYT “뮐러 특검, 대통령을 뒤흔들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할 운명”  

 

英 Guardian 紙는 최근 코미디언이자 시민 활동가인 크레디코(Randy Credico)씨가 지난 주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에서 심문을 받았던 일을 소개했다. 그는 소감에서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더라” 고 술회했다. 그는, 한 때 트럼프 대통령의 자문역을 했고,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비상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라 있는 핵심 인물 ‘스톤(Roger Stone)’씨와 오랜 친분을 가진 인물이다.

 

한편, 얼마 전 NYT는 ‘러시아 게이트’ 를 수사 중인 뮐러(Mueller) 특검의 다음 행보를 점치려면 그의 과거 행적을 보면 알 수 있다는 흥미 깊은 분석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한 마디로 조금도 원칙과 상궤(常軌)를 벗어나는 결정을 하지 않는 강골(强骨)의 검사로 소문이 나 있다고 한다. 과거에 같이 일했던 동료, 부하 직원들의 공통된 평판도 그러한 소문을 확실히 뒷받침한다.

 

한 동료는 “그는 한결같은 인물이고, 안정되고, 치밀하고, 신중한 성품의 인물 (He’s the same guy he’s always been; Steady, Measured, Cautious)” 이라고 평한다. 그는 항상 검은 양복에 버튼이 달린 깃의 흰 셔츠 만을 - 절대로 푸른색 셔츠도 아닌 – 입는 차림을 고집하는, 나서기를 지극히 꺼리는 올해 74세의 보수 인사이다.   

 

NYT는 그런 강직한 성품의 뮐러(Mueller) 특검은 앞으로 몇 달 내에 어쩌면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중대한 것일지도 모르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운명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진영에서는 그가 반 세기에 걸친 관행을 깨고, 스스로 백악관을 떠나기를 거부하는 경우, 어떤 시점에서는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에서는 일생을 공화당원으로 지내온 그가 ‘반(反) 트럼프’ 레지스탕스의 영웅이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도 많다.

 

그가 앞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들은, 예를 들어, 대통령에 영장을 집행할 것인가? 혹은 법무부에 기소를 권고할 것인가? 공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인가? 등, 하나 하나가, 불과 두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중간선거의 판세, 이에 따라 대통령직을 뒤흔들 수도 있고, 나아가 미국 역사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중대 사안들이다. 

 

■ 지지율은 떨어지고, 중간선거는 닥쳐오고, 공화당의 愁心은 깊어져 

 

이런 동안에, 특히, 최근 들어 미국 국민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그야말로 하강(下降) 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Washington Post/ABC News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不지지율(disapproval)이 무려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 충격을 주었다. 이어 최근 실시된 FiveThirtyEight/Huffington Post Pollster 조사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approval)이 40% 전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울한 것은, 앞의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49%가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의 한 분석가는, 국민들의 50%가 대통령직을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한다. 실제로, 선거일 시점에 50% 이상의 不지지율(disapproval)을 보인 두 명의 대통령들은 모두 재선에 실패한 사실이 있다. 다음 대선은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당장,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에서 다수 의석 지위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의 난제로 다가와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거의 모든 선거 예측 기관들은 이번 11월 중간 선거에서 야당 민주당이 적어도 하원에서, 어쩌면 상원까지도, ‘다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만일, 그런 예상이 실제로 실현되기라도 한다면, 이번 중간 선거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직의 안위(安危)가 중대 고비를 맞을 수도 있는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미국의 현행 제도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하원에서 과반수의 찬성, 상원에서 2/3 이상의 찬성으로 성립되게 되어 있다. (계속)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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