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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산업과 규제완화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09월16일 18시20분

작성자

  • 오태광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주)피코엔텍 상임고문,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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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의 최대 R/D투자는 신약개발에 집중되는 이유는 성공은 힘들지만 성공 시 대박이란 “High Risk High Return”이란 표현 때문인데 그만큼 미래에 대한 희망이 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2,000년도 초반까지 신약개발 R/D자금을 막대하게 투자 했지만 투자한데 비례하여  신약 개발 성공건수가 늘어나지 않아서 하버드대 사업보고(Harvard Business Report(2003))에는 “Can science Be a Business”란 제목으로 바이오신약 산업 분야에 냉소적 이었다. 

 

하지만 최근 영국 규제과학혁신센터(CIRS, Centre for Innovation in Regulatory Science)의 분석 자료에서는 2008-2017년 10년 동안 다국적 기업이 희귀의약품 개발로 전략을 전환하여 심사를 완화하고 특히 규제기관(미국 FDA, 일본 PMDA, 캐나다 Health Canada, 호주 TGA, 유럽 EMA, 스위스 Swissmedic)등이 신속심사 프로그램(혁신의약품(Breakthrough therapy),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Fast Track)을 도입하여 신약(New Active Substance)의 심사기간과 심사요건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가장 짧은 심사기간이 미국 FDA의 243일이고 가장 긴 경우가 스위스 Swissmedic이 470일로 발표하여 보통 350일 전후에 신약 심사를 종료시키고 있다.

 

 하버드대 사업보고(2003)이후, 증가하는 R/D자금에 비해 성공한 신약개발 수가 늘어나지 않았지만 신속 심사 도입 후 2017년에 FDA가 50개의 신약을 승인하였고, 유럽이 30건, 캐나다가 30건, 스위스가 29건, 호주가 24건, 일본이 22건을 승인한 바에서 보듯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미국 FDA가 승인한 50개중 62%가 우선 심사, 40%가 혁신의약품으로 지정하여 승인했는데, 결국 R/D자금보다는 규제되는 심사를 개선함으로서 신약의 승인 수를 늘일 수 있었다. 특히, 미국의 연방의회 하원은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에게는 FDA에 승인을 받지 않은 임상단계의 실험 의약품(Experimental Drugs)을 말기환자가 사용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인 ”시도할 권리(Right to try)“ 승인하였고 2017년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하여 2018년 1월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한 바가 있다. 미국등 강대국은 이미 규제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미국 경제는 최대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임상시험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임상시험 수행국가로 자리 매김을 하면서 2000년도 임상 시험 33건에서 2016년 652건으로 획기적으로 증가하였고 임상 프로토콜 점유율도 3.5%로 세계 6위이고 도시별로는 서울이 세계 1위이다. 하지만, 신약개발 시  전 임상에서 임상시험, 임상시험관리, 약물 부작용을 관리 서비스하는 회사인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기업은 외국계 CRO가 3,772억원(2016)인 우리 CRO시장에 점유율이 52%(2016)에서 73%(2017)로 점유율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CRO 시장전망이 2019년 504억$에서 2023년 645억$으로 성장하고 있고 국내시장도 2019년까지는 1.9억$이상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어 국내 민간 CRO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절실하다. 국산 CRO는 현재 27기업이 있는데, 매출이 100억 넘는 기업이 2 곳 뿐 이어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추세이면 외산 CRO의 점유율은 더욱 커져 임상시험 주도권을 내주어 결국은 국내 임상결과를 외국에 내주는 상황이 되면 속칭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 서방이 먹는다”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규제는 신약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뇌 연구에서도 볼 수 있다. 빠른 고령화에 따른 뇌 과학에 대한 관심과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란 전제로 2013년에 시작된 미국의 Brain Inititive는 10년간 47억 5,000만$을 투자하고 있고, 중국도 국립자연과학재단(NSFC)와 과학기술부(MOST)를 통해서 2016년부터 15년간 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에는 베이징에 뇌 연구소, 상하이에 뇌 지능 연구센터를 설치하여 인재 영입에만 1인당 300만 위안(5억원)을 투입하여 우수인재를 모으고, 상하이 뇌 지능연구센터에만 2018년 한해 1억5,700만$의 예산을 투여하여 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8년 “뇌 연구촉진법”을 제정하고도 뇌 연구에 대한 명확하고 정확한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뇌 연구 자원을 다루는 법률조차도 관련되는 법률인 “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는 뇌 은행(Human Brain Bank)을 활용할 법적 근거조차 없어서 뇌에 관한 연구조차도 하기도 매우 어렵고 실제 네델란드나 브라질의 뇌 은행에서 얻어서 연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21세기의 가장 획기적 바이오기술이라고 평가되는 크리스퍼 유전자편집(CRISPR) 기술은 정확하게 원하는 유전자를 잘라낼 수도 있고 정밀하게 유전자를 넣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 국내 과학자들도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여 많은 결과를 만들지만 실제로 규제 때문에 임상 적용시험을 하기가 어려워  일부 과학자들은 임상이 허용되는 미국과 중국에서 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은 동식물 뿐 만 아니라 인간 대상 유전자 편집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6년부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시작하여 에이즈, 폐암, 자궁 경부암등 난치 질환에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2018.4)에 의하면 총 13건의 크리스퍼 유전자의 인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이중 10건이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대학이나 병원의 자체윤리위원회만 통과하면 자유롭게 유전자편집 임상시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에 대한 장벽이 없는 샘이다. 유전자 편집에 대해 규제가 없이 임상시험을 하는 중국은 2016년 8월에 폐암에 대해 시작되어 2016년 4건, 2017년 4건, 2018년 현재 2건이 임상시험이 진행하고 있고 뒤질세라 미국도 2018년 2월 다발성골수종을 시작으로 현재 2건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유전자 치료제인 CAR-T의 임상시험도 미국이 164건인데 중국은 153건으로 빠르게 미국을 추적하고 있고 중국의 대표적 기업인 레전드바이오텍(Legend Biotechnoloy)이 개발한 면역항암제를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3억5,00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은 바가 있다.  

 

  원격진료는 규제완화의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원격진료가 다 풀리면 의료민영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고민이 커서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두고 의료혜택이 어려운 환자를 배려하는 순기능적인 방안으로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의 원격진료 시장규모는 2015년 40.7억 위안(6,800억 원)에서 2016년 61.5억 위안(1.03조 원)으로 전년대비 51% 성장하였고 2023년에는 230억 위안(3.85조 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원격진료 시장의 증가는 2009년부터 원격진료를 본격화된 보건의료시스템 개혁에서 주요 수단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의료기관과 의료기관(B2B), 의료기관과 환자(B2C)간의 원격병리진단, 원격영상의학진단, 원격모니터링, 원격진찰, 의사간 진료협의가 가능하다. 

베이징 인민해방군 총 병원 원격진료센터에 따르면 2015년 원격진료를 이용한 환자에 따르면 1인당 평균 2.1만 위안(350만원)의 진료비를 덜 지출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접근성과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원격진료의 핵심인 대형종합병원은 주로 진단과 치료 자문하여 오프라인 진료에서처럼 검사, 수술, 의약품판매를 통한 수익은 기대할 수 없었다. 즉, 검사와 의학품 매출에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의학 분업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료비 일부만 받는 대형병원에서는 문제점이 크다. 특히, 중국에서는 건강보험에 원격진료를 포함하는 지역을 늘어나면 건강보험 재정의 빠른 고갈도 대비할 방안이 요구된다. 하지만, 원격진료에 대한 스마트폰 활용은 급격히 발전하여 2018년 7월 미국FDA는 스마트폰으로 소변검사가 가능한 키트(kit)를 승인한 바가 있다. 이스라엘 Healthy.io사는 임상수준의 소변검사가 가능한 “Dip.io”를 개발하여 임신관련 합병증, 감염병, 신장질환 및 당뇨병 등 10개 질환이 원격으로 측정가능하게 하였다. 흔히 우리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의 오줌 검사 스트립과 비슷한데 검사스트립을 키트 가운데 끼우고 딥 아이오 앱(Dip.io App)을 실행시킨 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분석결과가 자동으로 나오고, 결과는 전자의료기록에 자동으로 전송된다. 임산부, 신장질환, 당뇨병 및 고혈압등 수백만 명의 환자들은 매일 소변검사를 병원에서 받아야하는데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쉽고 편하게 측정할 수 있어서 환자의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향상된 접근성과 예방을 통해서 의료비 지출을 수십억 달러 절약이 가능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Healthy.io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인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시판 전 신고와 GMP를 준수하는 임상등급 Class II기기로 FDA에 승인받아서 의료 셀카 시대(Era of the medical selfie)를 열어간다고 평가한다. 스마트폰으로 소변검사를 한다는 딥 아이오에 사실 소변 검사 스트립이나 스마폰으로 찍어서 분석하는 기술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기술인데, 2가지 기술을 합하여 원격진료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창의적이고 편익성이 있는 기술이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런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고 원격진료에 대한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규제는 더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하지만 분명 4차산업 혁명시대와 같은 사회경제 발전의 획기적 향상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규제는 신중하게 완화되어야 하는데 빠를수록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사회 경제적 발전 측면을 고려할 때 지금의 잣대로 가늠할 것이 아니라 현재/미래의 산업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어려운 신약개발에서 아주 보수적인 미국 FDA조차도 신속심사를  인정하고 확대하고 있음은 의미 있게 생각하여 보아야한다. 영국에서 자동차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자동차의 등장으로 피해를 본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 빅토리아 여왕이 성은(聖恩)을 내린 1865년 선포된 ‘붉은 깃발 법(Red Flag Act)은 자동차 최고 속도 6.4Km/h였고 붉은 깃발을 든 마차가 자동차의 55m 앞에서 선도하여야 자동차 주행이 가능하였다. 지금, 고속도로에는  100-110km/h 속도로 달릴 수 있고 심지어는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율자동차가 등장하고 있는 시대이다. 결국, 지금은 과학 기술발전에 속도, 시간, 비용의 장애물인 규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뜀틀이 필요한 때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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