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토큰 활용성 테스트의 의미와 시사점 > News Insight

예금토큰은 은행예금에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이 내재화됨으로써 그 자체로 준화폐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며, 향후 지급결제 분야에 혁신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 트럼프 정부는 CBDC 도입에 부정적이나 이는 주로 범용 CBDC와 관련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는 글로벌 추세에 맞추어 예금토큰 실험을 진행하고 규제체제도 정비하는 등 예금토큰 도입을 준비할 필요가 있음.

■ 2024년 10월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시스템 내 예금토큰 기반 지급 · 이체 서비스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어, 2025년에는 실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예금토큰 활용성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임.

  -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예금토큰(Ⅰ형) 및 이머니토큰(Ⅱ형) 등 디지털통화 발행을 위한 활용성 테스트가 2023년 10월 이후 진행되어 왔음.

  - 이와 같은 활용성 테스트의 일환으로, 2025년에는 7개 은행이 10만명을 대상으로 예금토큰(Ⅰ형)을 발행하여 일부 편의점 및 서점 등에서 사용토록 하고 기관용 CBDC에 기반하여 은행 간 최종 청산 · 결제가 완료되는 예금토큰 실거래 테스트가 이루어질 예정임.

■ 예금토큰은 은행예금 기반의 토큰화된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으로, 다양한 지급결제 수단과 결합하여 통화(money)의 역할을 담당했던 기존 은행예금에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이 내재화되면서 그 자체로 화폐(currency)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함.

  - 은행예금의 경우 수표 등과 같은 실물 지급결제 수단을 이용하거나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혹은 각종 페이(pay) 등과 같은 전자적 지급결제 수단과 결합하여 통화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음.

  - 반면 예금토큰의 경우는 분산원장 기반 플랫폼에서 유통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이 내재화되어 있어 기존 지급결제 수단의 도움 없이도 실생활에서 물품 · 서비스의 구매 뿐만 아니라 개인간 송금 등에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등 準화폐적 특성을 갖게 됨.

   * 엄밀한 의미에서 화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교환의 매개, 가치저장 및 가치척도의 수단이라는 화폐의 3대 기능 외에도 일상 상거래 및 송금 등에 있어 NQA(No-Question-Asked) 조건을 만족시키고 용도 등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추어야 하며 1회성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유통가능해야 함. 예금토큰의 경우는 반복적 유통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화폐로서의 모든 기능을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됨.

■ 예금토큰은 디지털화폐의 주요 특징인 프로그램 가능성(programmability)을 기반으로 에스크로(escrow), 바우처 및 지역화폐 기능 등과 같은 부가서비스를 내재화할 수 있고, 국경간 지급결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향후 지급결제 분야에 혁신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됨.

  - 일정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자금의 출금 · 입금이 완결되는 에스크로 기능의 경우 현재는 제3자인 중개기관을 통해서만 이용 가능하여 거래 시마다 해당기관에 이를 의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예금토큰의 경우 스마트계약을 사전에 설정해 놓으면 거래당사자 간에 직접

P2P 방식으로 동 기능을 효율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가능해짐.

  - 아울러 은행이 스마트계약기능을 통해 예금토큰 이용자에게 디지털 바우처 기능을 부여하면,이용자가 바우처 지급 목적에 부합하는 물품을 구매하는 즉시 바우처 발급기관은 스마트계약에 따라 보조 금액에 해당하는 액수의 예금토큰을 이용자에게 환급할 수 있게 됨.

  - 또한 예금토큰에 사용 지역을 제한하도록 설정하게 되면 기존 선불충전카드 혹은 여타 지급결제수단의 도움 없이도 각 지방자치 단체가 일정 행정구역 내에서만 유통되는 지역화폐를발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됨.

  - 특히 국경간 지급결제에 있어 높은 수수료와 긴 소요 시간이 요구되는 기존 환거래방식이 향후 예금토큰을 이용한 디지털화폐 방식으로 대체될 경우, 낮은 비용으로 실시간 국경간 지급결제가 가능해지면서 국경간 지급결제 분야에 일대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

   *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은행과 6개 은행이 BIS 및 해외 중앙은행들과 공동으로 CBDC 및 예금토큰을 이용한 국경간 지급결제 실험인 아고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금토큰은 기존 은행예금과 동일한 성격을 가짐에 따라 통화정책 및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의 예금 관련 규제체제 및 보호장치가 상당 부분 그대로 적용 가능해서 규제차익이 발생할 우려도 없는 것으로 평가됨.

  - 기존 은행예금과 동일한 통화창출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예금토큰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부수적인 영향이 거의 없고, 기존 은행예금과 동일한 수준에서 개인정보도 보호됨에 따라 일부 우려와는 달리 심각한 개인정보 공개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임.

  - 토큰화 부분을 제외하고는 예금토큰 부실화 방지 및 소비자보호를 위해 기존 예금과 동일한 규제 및 안전장치를 적용하면 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규제장치 마련 필요성이 크지 않고, 비은행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경우와는 달리 예금구축 현상이나 규제차익도 발생하지 않을 전망임.

■ 한편, 예금토큰 활용성 테스트에 있어 기관용 CBDC의 주요 역할은 새로운 디지털화폐의 등장이라는 의미보다는 소액결제시스템이 기존의 익일 차액결제에서 실시간 디지털 총액결제라는 차세대 시스템으로 진일보하도록 기여한다는데 있음.

  - 중앙은행에 예치된 지준 등과 같이 현재 은행간 청산결제에 사용되는 중앙은행 화폐는 이미 전자적 형태로 존재하며, 예금토큰의 발행과 유통은 기관용 CBDC의 도입 없이도 기존 익일 차액결제를 통한 은행간 소액 청산결제시스템을 기반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음.

   * 기존의 전자적 형태의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는 넓은 의미에서 기관용 CBDC로 분류되기도 함.

  - 기관용 CBDC 도입은 실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화폐의 등장이라는 의미보다는, 지급결제시스템 측면에서 기존 전자적 형태의 중앙은행 화폐에 디지털 지급결제기능이 결합됨으로써 예금토큰의 지급 및 송금 등에 따른 은행간 청산결제가 기관용 CBDC의 실시간 이전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음.

■ 향후 트럼프 정부는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CBDC 발행을 금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는 주로 범용(소매용) CBDC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우리나라는 글로벌 추세에 맞추어 예금토큰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규제체제도 정비하는 등 향후 예금토큰 도입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

  -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개인정보에 대한 정부의 통제 · 감시 강화 우려를 반영하여 CBDC 발행을 금지시키겠다는 선거공약을 발표한 바 있으나, 이는 범용(소매용) CBDC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은행 간 청산결제에 사용되는 기관용 CBDC의 경우 개인정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음.

  - 이에 따라 글로벌 차원에서는 미국의 CBDC 정책과는 상관없이 예금토큰을 포함한 디지털화폐 관련 논의 및 실험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됨.

  - 그럼에도 향후 미국이 모든 형태의 CBDC 발행을 금지하여 CBDC 도입 관련 글로벌 흐름이 약화될 경우에는 기관용 CBDC 없이 예금토큰만을 우선 발행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한편, 관련 법 및 규제 차원의 미비점 정비를 통해 향후 예금토큰 도입을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음.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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