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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의 사이버보안 이야기 <4> 융합의 시대 : 통합적 시각을 가진 인재양성의 중요성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8월27일 09시33분
  • 최종수정 2024년08월27일 09시34분

작성자

  • 이준호
  • 시그넷파트너스(주)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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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자동차의 몰락: 융합적 사고의 부재가 부른 연쇄 참사

2025년 3월 15일, 한때 미래 모빌리티의 선두주자로 불리던 M자동차가 파산 신청을 했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M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과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 번의 사건이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며 회사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 사건은 현대 기업이 직면한 복합적 위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모든 것은 2024년 11월, M자동차의 최신 자율주행 전기차 모델 'M-퓨처'의 출시와 함께 시작되었다. M-퓨처는 혁신적인 AI 비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었고,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 성공의 이면에는 재앙의 씨앗이 뿌려져 있었다.

출시 한 달 후, M-퓨처의 AI 시스템이 대규모 해킹을 당했다. 해커들은 생성 AI 기술을 이용해 M자동차의 보안 시스템을 우회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차량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되었고, 전 세계 수천 대의 M-퓨처가 동시에 오작동을 일으켰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M자동차의 주가는 하루 만에 40% 폭락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M자동차는 즉시 모든 M-퓨처 모델의 리콜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다. M-퓨처의 배터리는 새로운 형태의 리튬 채굴 기술을 통해 생산된 것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환경 단체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고, 급기야 유럽연합은 M자동차에 대한 특별 탄소세 부과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M자동차는 신속하게 AI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친환경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경쟁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생성 AI를 활용한 고도화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ESG 경영을 통해 친환경 생산 체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M자동차의 뒤늦은 대응은 막대한 비용만 초래했을 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M자동차는 6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의 70%를 잃었고,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이 모든 사건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융합적 사고의 부재다. M자동차는 뛰어난 엔지니어들과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의 영역에만 갇혀 있었다. 보안은 IT 부서의 문제로, AI는 기술 개발팀의 몫으로, ESG는 ESG팀의 업무로 여겼다. 아무도 이 모든 요소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M자동차의 CISO는 AI 비서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충분히 관여하지 못했고, AI 개발팀은 최신 보안 위협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ESG 팀의 의견은 신차 개발 과정에서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경영진은 이 모든 부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각 분야의 위험이 어떻게 전체 기업의 존폐와 직결될 수 있는지 예측하지 못했다.

반면, 이 시기에 급부상한 L모빌리티의 사례를 보자. L모빌리티는 처음부터 융합적 접근을 채택했다. 그들의 프로젝트 팀에는 항상 기술 전문가, 보안 전문가, 경영 전략가, 그리고 ESG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각을 공유하며, 종합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냈다.

L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처음부터 강력한 보안을 내재화했고, 생성 AI를 활용한 실시간 위협 탐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그들의 생산 라인은 처음부터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설계되어, 새로운 환경 규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L모빌리티는 M자동차의 몰락 속에서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더 이상 어떤 문제도 단일 부서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보안은 IT 부서만의 책임이 아니다. AI 도입은 기술팀만의 몫이 아니다. ESG는 사회공헌팀의 업무로 치부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시대가 왔다.

만능 인재? 아니다. 통합적 시각을 가진 인재다

"우리 회사에는 보안 담당자가 한 명 있어요. 그 친구가 웹사이트 관리도 하고 네트워크도 관리해요."
어느 중소기업 CEO의 말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보안, IT, 경영을 별개의 영역으로 보는 구시대적 사고의 결과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각 영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통합적 시각을 가진 인재다.

예를 들어보자. L기업의 김 과장은 정보보안팀에서 일하지만, 그의 역할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AI 시스템 도입 과정에 참여해 보안 위험을 평가하고, ESG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해 사이버 보안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더 나아가 그는 경영진에게 보안 투자의 ROI를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융합형 인재의 모습이다. 단순히 여러 분야의 지식을 가진 것을 넘어, 이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기업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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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ESG, 새로운 도전과 기회

생성 AI의 등장은 해커들에게 새로운 무기를 제공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도 강력한 방어 수단을 제공했다. AI는 양날의 검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기술적 역량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 윤리적, 법적, 경영적 고려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ESG 또한 마찬가지다. 탄소 배출 감축, 거버넌스 개선, 사회적 책임 이행. 이 모든 것이 IT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에너지 효율 개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 AI를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 이 모든 것이 IT, 경영, ESG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를 요구한다.

융합형 인재, 어떻게 키울 것인가?

 1. 순환 근무제 도입: IT, 경영기획, ESG 팀 간의 정기적인 순환 근무를 실시하라. 이를 통해 직원들은 기업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2. 통합 프로젝트 팀 구성: 모든 주요 프로젝트에 IT, 보안, 경영, ESG 전문가를 필수적으로 포함시켜라.

 3. 융합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 기술, 경영, 윤리를 아우르는 통합 교육 과정을 개발하라.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라.

 4. 멘토링 시스템 구축: 서로 다른 부서의 선배와 후배를 연결하는 크로스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하라.

 5. 융합 성과 평가 시스템 도입: 부서간 협업 능력, 통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 지표에 포함시켜라.

결론: 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M자동차의 몰락, AI 해커의 등장, ESG의 부상.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더 이상 어떤 문제도 단일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보안은 IT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의 문제다. AI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다. ESG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융합형 인재 육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는 단순히 다재다능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이는 복잡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리더를 키우는 일이다.

우리는 지금 융합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바로 통합적 시각을 가진 인재들이다. 이러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일은 기업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부처 또한 사이버보안 및 AI를 주관하는 과학기술정통부, 중소벤처기업부와 ESG 규제대응을 관장하고 있는 환경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교육부 등이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융합정책을 만드는 데에 또한 협력해야 한다. 어쩌면 출생률이 낮아진 지금 융합형 인재양성은 출생률을 높이는 정책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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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준호는?>

 정보보호 1세대로 초창기 암호학을 전공한 그는 ㈜코스콤에서 약 20년간 근무하면서 공인인증시스템, 정보공유분석센터 시스템의 구축과 엔드포인트보안, 매니지드보안 및 보안컨설팅까지 두루 섭렵한 정보보호전문가이다. 퇴직 후 블록체인 기업을 창업한 바 있다. 특히 챗 GPT 등장과 함께 “챗 GPT 4.0 제대로 알고 써먹자”라는 저서를 발간, 생성 AI 활용전문가로써 활발한 저술 활동과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챗 GPT 4.0 제대로 알고 써먹자” 이외에도  “ESGG 우리의 유일한 생명은 지구입니다” , “클라우드 모니터링 및 보안” 등이 있다. 

광운대학교에서 암호학 석사와 가천대학교 전자계산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IT 컨설팅업체인 시그넷파트너스의 창업에 참여, 부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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