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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2기 시대, 조선(造船)을 우리의 대미협상 카드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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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31일 17시10분

작성자

  • 전준수
  • 서강대학교 경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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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우리나라 윤석열대통령에게 전화해 조선업분야에서의 양국의 협조를 요청한 이후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큰 기대감과 향후 전개될 조선업의 활황으로 흥분되어있다. 이에 맞추어 미국의회는 지난해 12월 미국  상선대 강화법(SHIPS for America Act)를 제정한 상황이라 이런 기대감은 현실감을 더해가고 있다. 
미국은 향후 10년내에 250척의 신조 선박을 확보해 평시와 전시의 해상수송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전략상선대 구축을 위해 미국정부가 미국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미국 선원이 승선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이 법안의 핵심내용이다.  

현재 보유한 미국적 상선(1천톤이상)이 93척에 불과한 것을 2034년까지 250척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보유한 93척도 15년이상의 노후선박이 55%에 달해서 2034년까지는 250척 전량을 새로 건조해야한다. 
미해군도 향후 30년간 해군함대  364척(전투함 293척, 지원함 71척)을 새로히 건조해야한다. 이를 위해 총 1조달러의 에산을 의회에 요청하였다. 

미국의 앞마당이자 안보에 직결된 태평양에서의 중국해군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는 것을 저지해야 되는 국가적 위급함이있다. 미국내 선박건조를 고집해서는 도처히 사태수습이 안되는 현실에 처해 있다. 미국은 그동안 미소 냉전체제의 붕괴 이후, 또 미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로 조선업도 쇄락하여 과거 400여개에 달하였던 조선소가 21개만 남아있다. 그나마도 생산성은 형편없어 전형적인 국가보호형으로 미국 군함의 건조에만 주력하여 생산방법과 경영에 혁신하는 노력도 없이 안주해왔기 때문에 중기적으로도 아무리 해외투자가 일어난다 해도 숙련된 노동 기술자의 노후화와 신규인력 유입의 어려움 등으로 중기적으로도 재건이 힘들 것이다. 

특히 미국의 조선소 90%가 노후화된데다 현대 조선소의 핵심 건조장비와도 형식이 틀려서 도크라든가 크레인과 같은 핵심장비를 전부다 대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신규 조선소를 건립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비용측면에서 더 경제적이다. 따라서 미국은 단기간이 아닌 최소 10년은 우리나라나 일본에 선박건조를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관세 압박으로 한국자동차나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설립하게 하는 것 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현재 한화가 미국 필라델피아에있는 미국조선소 Philly Shipyard를 작년 12월 인수하였다. 이로서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하게 되었다.  필리조선소는 주로 미국 연안 운송용 상선을 건조해왔다. 특히 미국의 Jones Act(미국연안운송은 미국적 선박에 한하여 운송한다는 법)에따라 미국 내에서 사용되는 대형상선의 50%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이곳을 거점으로 미국해군 함정건조 및 유지보수(MRO) 사업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런 노후화한 설비와 인력으로 한국이나 일본과 경쟁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 조선소들은 성급히 미국내 조선소에 투자하기 보다는 미국이  현재 열세를 보이기 시작하는 군함건조 분야에서 어쩔 수 없이 우방인 한국과 일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직시하고 성급하게 미국의 의도대로 따라 가서는 안된다. 이 문제야말로 미국의 카드는 없고 우리에게 유리한 카드이다. 협상시 천천히 이해득실을 면밀히 따져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과 건조가격을 얻어내야 한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 선박의 경우 우리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세일가스 수출과 원유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LNG선박과 탱커의 건조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재  LNG선박 소유가 전무하고 LNG선박 건조능력의 93%를 한국과 일본이 가지고 있다. 특히 앞으로 중국건조 선박의 미국 기항에 입항료를 최고 150만달러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향후 한국조선소의 일감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반사이익에서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조선소들은 이에 맞는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우리의 이런 유리한 카드를 방위비 협상을 비롯한 관세 협상에도 십분 이용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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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31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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