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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의 실적과 향후 경영과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2월07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12월07일 13시12분

작성자

  • 김영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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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2024년 3분기 은행실적은 전분기 대비 1.0조원 감소한 6.2조원을 기록하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이자부자산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이자수익이 감소한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음.

▶ 대손비용의 측면에서는 국내은행 연체율이 2022년 6월을 저점으로 증가하고 있고, 최근 중소기업대출과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향후 대손비용의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

▶ 이런 가운데 국내은행은 실물경기 둔화 움직임, 기준금리 피벗(pivot) 기조의 시작, 가계대출 억제 및 기업대출에서의 경쟁심화,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자본규제 강화 움직임과 밸류업(value-up) 정책 도입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음.

▶ 안정적인 가계대출 확대로 성과를 만들던 시대가 이미 지나간 상황에서 국내은행은 생산적인 곳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여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임.

▶ 향후 은행은 실수요자, 우량차주를 대상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자금공급을 지속하는 한편 선별기능 강화와 협력체제 구축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 · 핵심수출 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음​

 

2024년 3분기 은행 실적 분석

 

2024년 3분기 국내은행의 실적이 발표되었다.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2조원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전분기 7.2조원 대비 1.0조원이나 감소한 수치이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올해 3분기까지의 국내은행 당기순이익도 작년 동기 19.5조원에서 0.7조원 감소한 18.8조원을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하였다.주목할 것은 은행의 주된 영업이익의 원천인 이자수익의 감소이다. 2024년 3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4.6조원으로 전분기 14.9조원 대비 0.3조원 감소하였다. 이는 상반기 대출증가로 이자수익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예대금리차의 축소로 인해 순이자마진(NIM, Net Interest Margin)이 큰 폭으로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은행의 분기별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023년 말 2.53%를 기록한 이후 점차 축소되면서 2024년 1분기 말 2.50%, 2분기 말 2.36%, 그리고 3분기 말에는 2.24%로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분기별 순이자마진도 2024년 1분기 말 1.63%에서 2분기 말 1.60%, 3분기 말에는 1.52%로 올들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대출의 부실 가능성과 그 실현 여부를 반영하는 대손비용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분기에는 작년에 부실 우려로 인해 쌓았던 대손충당금이 일부 환입되면서 대손비용이 대폭 감소하였는데, 3분기에는 그 영향이 사라지면서 전분기 대비 대손비용이 7,000억원 가량 증가하였다. 일회성 긍정요인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일종의 역 기저효과(基底效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저효과가 사라진 이후 새로운 부실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연체율이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은 향후 대손비용의 증가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10월 발표된 2024년 8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 연체율은 0.53%로 전월말(0.47%) 대비 0.06%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8월말의 0.43%과 비교하면 0.10%p 오른 수치이다. 원화대출 연체율은 2022년 6월 0.20%까지 내려간 이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올 8월 연체율인 0.53%는 지난 2018년 11월 0.60% 이후 최고치이다. 연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은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대출 연체율 증가이다.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중소법인 연체율은 0.84%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전월말 0.71% 대비 0.13%p나 증가한 수치이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0%로 전월말 0.61% 대비 0.09%p나 상승하였다. 가계대출 중에서는 신용대출 연체율이 0.82%로 전월말 0.76% 대비 0.06%p 상승하였다. 비록 11월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인해 향후 연체율이 다소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계, 중소기업 등 경제의 하부구조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부터의 어려움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향후 은행산업의 경영환경 전망

 

올해 국내 실물경기는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 게다가 기업의 상황도 결코 쉽지 않다. 한 민간경제연구소1)에 따르면 최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86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ROE가 2021년 10.1%에서 2023년 5.2%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경제의 상부구조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의 경기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금융(은행)권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은행)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2)


 실물경기 부진에 따라 요구되는 안전판 역할을 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곳에 자금을 적절히 공급하고, 위기의 확산 가능성을 막기 위해 충분한 자본력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국가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 성장산업, 핵심전략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 즉 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자금 공급 요구에도 즉시 응해야 되는 시점이다.하지만 은행업에 있어 향후 예상되는 대내외 경영환경도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우선 앞서 언급하였다시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경제의 하부구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조차도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거시경제 전체로 보면 성장률의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경제의 어려움으로 지방에 자금을 공급하는 지방은행은 장기적 생존문제까지도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중앙은행의 금리 피벗(pivot)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대외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가운데 고환율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움직임이 빠르게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 하지만 금번 금리인하는 중기적인 금리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를 은행업 경영에 주요 상수로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하락 시기에는 은행의 주된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반전인 은행의 수익성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은행의 경우 대체로 이자부자산이 이자부부채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낸다. 또한 단기적으로 보면 만기가 일정기간 고정된 예금금리보다 금리변동주기가 짧은 대출금리에 금리인하 효과가 보다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에 이자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출금리의 하락은 자금이 필요한 개인, 기업 등 차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수익하락은 은행을 통한 자금공급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는 또 다른 측면에서의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은행업의 대내적인 경쟁환경도 상당히 치열하다. 상당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 확대를 통해 성장을 영위하였다. 하지만 누증된 가계부채 문제는 거시경제 전반의 활력을 저해하는 수준까지 이르러 이에 대한 강한 억제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기업의 경우에도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이 직면한 상황이 만만치 않아서 은행의 건전성,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자금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기업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지역적 분쟁과 전쟁 등 전 세계 정치지형의 불확실성 등이 상존하여 쉽게 투자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대기업은 많은 사업부문이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거나 대기업이 직접 자금조달을 하기 때문에 국내은행의 자금공급기회가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에 대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정책당국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에 대한 기준을 발표하여 조만간 관련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심화로 대출금리 인하효과가 있다면 차주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반대로 기존 은행의 입장에서는 내수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압력이 등장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부담이다. 2016년 제도적으로 도입된 경기대응 완충자본의 적립이 2024년 5월부터 적용 중이다. 또한 스트레스테스트(stress-test) 결과에 따라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에 추가적으로 보통주자본의 적립을 요구 또는 권고할 수 있는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도 예고되어 있다. 현재 은행(은행지주회사)의 보통주자본비율이 13.3%~17.7%(11.2%~13.6%)의 범위에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일부 은행(은행지주회사)은 추가적으로 자본을 적립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게다가 은행은 정책적인 차원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value-up)에 대한 기대도 동시에 충족시켜야 되는 상황이다. 밸류업 정책의 핵심은 주주에 대한 환원정책의 강화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과 산업에서도 밸류업 정책과 관련된 목표를 공시형태로 발표하고 있는데, 은행도 이의 예외가 아니다. 사회적인 요구가 한층 강화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는 커녕 현재 상황을 유지하기에도 상당히 버거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과도한 수익추구에 대한 비판을 감내하면서 적정한 수익 확보를 통해 자본규제를 충족시키고, 또한 주주환원정책의 강화를 통한 사회적 요구에도 호응을 해야되는 미션(mission)을 부여받고 있다. 한마디로 은행업의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이라 할 수 있다.

 

2025년 은행산업의 경영과제

 

과거 주택담보대출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계대출의 확대를 통해 은행이 가졌던 모든 숙제를 해결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가계대출의 확대를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 그리고 건정성 모두를 잡던 시기는 가계대출 누증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증가로 종말을 고하고 있다. 은행 본연의 기능인 생산적인 곳에 자금을 공급하고 이에 대한 과실을 나누는 본연의 모습에 대해 고민을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은행을 통한 거시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가계대출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도록 기존 관행을 합리화시킬 필요가 있다. 상환기간이나 한도 등에 대해 실거주, 실수요 중심의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관행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당장 이러한 관행변화는 은행의 영업전략과 일치하지 않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30년이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시작되었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행의 변화는 은행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 제고를 위한 움직임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어려운 실물경기 상황에서도 우량차주에 대한 선별과 자금공급을 지속해야 한다. 과거 우량차주가 주택담보대출 차주와 동일시되었던 흐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정책적으로도 차주의 특성에 따른 지원방안이 적절히 마련될 경우 은행의 선별기능과 자금공급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 국가경제의 신성장동력 산업, 핵심수출 산업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다양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신성장동력 산업이란 대규모의 자금수요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기업단위의 차주분석과 자금지원으로는 유기적인 지원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핵심 사업분야의 선정부터 동일 산업군 내 상이한 경영여건의 판단에 이르기까지 관련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해당 산업군에 대한 자금수요뿐만 아니라 전후방 산업까지 확장된 자금공급의 가능성을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

 

특히, 은행지주회사 계열의 은행은 비은행 계열사와의 적극적인 자금지원 단계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전반적인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수출 산업에 대한 자금공급의 경우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개별단위 은행이 도맡아 추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컨소시움 형태 등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리스크를 나누는 방안도 심도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경제활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은행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실물와 금융은 함께 가야 하는 두 바퀴의 수레이다. 실물 바퀴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금융의 바퀴만 크다면 수레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한다. 하지만 금융의 바퀴마저 과도하게 위축되면 국가경제의 수레는 점차 추진력을 잃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수 있다. 2025년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은행을 통한 자금공급의 긍정적인 기능으로 실물의 활기가 돌아오길 기대한다.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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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더스인덱스(https://leadersindex.co.kr/)

2) 2024년 3분기 국내은행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55%로 전분기 대비 1.83% 하락하였고 3분기까지의 ROE는 전년동기 대비 0.95%하락하였지만, 여타 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보인다

 

<ifsPOST>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핑 33권 24호] (2024.12.6.) ‘논단’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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