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트럼프 리스크 앞두고 경제대책 강화하는 일본 정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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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트럼프 정권에 대비하는 일본
일본경제는 2024년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을 극복하고 2, 3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보이고, 4분기에도 이러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2025년 일본경제는 1% 내외 수준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미국의 2기 트럼프 정권의 고관세 정책에 따른 악영향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물론, 트럼프 2기 정권의 정책에는 불확실성이 있으며, 일본기업으로서도 투자 전략 결정에 어려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트(BE)가 작성한 향후 시나리오에 따르면 트럼프 정책은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고 예상이 틀릴 수 있으나 2기 트럼프 정권의 관세 인상 정책은 1기 트럼프 정권 때보다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2017년에 집권한 1기 트럼프 정권은 2018년 7월에 1차로 대중(對中)관세를 인상한 후 2019년 9월까지 총 4번의 관세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반해 2기 트럼프 정권은 BE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5년 여름에 1차적으로 대중 관세율을 인상하고 총 3번 인상해 현재의 25%에서 75%가 될 것으로 조망되었다. 다만, 1기 트럼프 정권은 45%의 대중 관세율 인상을 거론하다가 최종적으로 25%로의 관세율 인상에 그친 바 있으며, 60%의 대중 관세율 인상을 공약한 트럼프 1기 정권이 관세율 인상을 단계적으로 모색하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 대해서 BE는 상대적으로 관세율 인상 폭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중간재, 기계 등을 중심으로 관세율이 인상되어 2026년말까지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현재 대비 3배 정도 높은 약 8%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데에는 유권자들이 바이든 민주당 정권에서의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컸던 데도 불구하고 해리스 후보 진영이 바이든 정책을 계승한다는 점에 중점을 둔 것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2기 트럼프 정권으로서도 물가 안정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의 소비자물가를 올리는 효과가 있는 관세율 인상은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모색될 가능성도 있다. 2기 트럼프 정권에서 각종 정부 지출의 낭비 요소 삭감 등에 주력하면서 대규모 감세나 관세율 인상의 물가 압력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이나 세출 삭감 효과를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따라서 2기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은 물가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면서 주가 등 금융시장의 호조세를 흔들지 않도록 모색될 수도 있다. 소비재 등에 대한 관세 인상에는 물가 상승 부담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럼프 당선자는 이미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양국의 자동차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한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지만 2기 트럼프 정권은 우회 수출거점으로서의 멕시코 및 캐나다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입장이어서 두 나라에 대규모 공장을 운영 중인 일본의 자동차 기업 등 일본 제조업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일본의 자동차 조립 및 부품 공장이 대거 진출한 상태이며, 미국 – 멕시코 간에서 부품, 반제품이 여러 번 이동하면서 자동차가 완성되고 있는데, 양국간에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판매 감소,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八十島綾平, トランプ関税、中国に圧力 全輸入品に10%追加 メキシコ・カナダは25% 日本企業も影響, nikkei, 2024.11.27.). 일본기업들은 자동차 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멕시코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혀 왔으며, 갑자기 전략을 수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본기업 중 멕시코에서의 자동차 생산 대수가 25.4만대로 가장 많은 닛산자동차의 경우 멕시코에 4개 공장을 가지고 있고 SUV 차량 등을 수출하며, 멕시코 공장 군은 동사 세계 판매의 8%를 생산하는 주력 공장이기도 한다. 도요타자동차는 24.3만대를 생산, 동사 매출의 2%에 그치지만 도요타는 지난 2024년 11월에 14.5억 달러를 멕시코 생산거점에 투자해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었다.
또한 일본의 유력 산업으로 부상한 반도체 관련 소부장 분야의 경우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등에 대한 규제 조치 강화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기 트럼프 정권의 관세 인상 정책과 중국 등의 보복 조치, 보호주의 강화로 인해 일본의 실질수출은 전반적으로 감소 및 정체 양상을 보여 왔다. 이러한 일본의 수출 경기에 대한 타격이 2025년에도 현실화될 것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 주도 성장 패턴 강화 위한 경제대책에 주력하는 이시바 정권
2025년도의 수출경기에 대한 각종 불안 요소가 산적한 가운데, 일본정부는 지난 11월 22일에 21.9조엔 규모의 경제 대책을 각의 결정했다. 이를 통해 일본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주력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산업경쟁력의 강화 및 성장활성화 정책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제대책은 일본경제 및 지방경제의 성장, 모든 세대의 현재 및 미래 임금·소득 증대를 위한 사업에 10.4조엔, 고물가 대책, 모든 사람이 성장형 경제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4.6조엔, 국민의 안전 및 안심의 확보, 성장형 경제로의 이행의 기초를 구축하는 사업에 6.9조엔을 책정하고 있다. 재정지출과 함께 민간투자를 포함한 총 사업규모는 39조엔으로 책정되었으며, 일본 내각부는 이번 경제대책으로 인해 향후 3년간의 실질GDP 부양 효과를 1.2%p로 시산 하고 있다.
한편, 이시바 내각은 임금인상 정책을 중요 정책으로 삼고 있으며, 이번 경제대책에서도 최저 임금을 시간당 1,055엔(전국 평균)에서 1,500엔으로 인상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수익성 제고 지원, 세제지원, 근로자의 역량 강화, 생산성 향상 지원책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일본정부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비용을 충분히 반영한 단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청법 강화 등에도 주력할 방침으로 있다.
이와 함께 일본정부는 향후 10년간에 50조엔을 초과하는 AI 및 반도체 관련 사업에 대한 관민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지원책을 보완하면서 보다 장기적 시각에서 대규모로 지원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의 일본정부의 반도체 분야 지원책은 큐슈에 대만 TSMC를 유치하는 데에 성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정부는 이러한 산업정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첨단 로직 반도체의 개발과 양산을 추진 중인 라피더스의 북해도 양산공장에 대한 지원 확대와 함께 인근 지역에 관련 소부장 기업도 유치하면서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육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정책에도 힘입어서 일본경제는 2025년도에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하고 1% 내외 정도의 실질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그 중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대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연구기관 36명의 담당자의 경제 전망의 평균치를 보면(일본경제연구센터, ESP Forecast, 2024.11.13.) 2024 회계연도의 실질GDP 성장률은 0.45%였으며, 그 중 내수기여도가 0.7%p, 순수출기여도가 –0.3%p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2025 회계연도에는 실질GDP 성장률 1.04% 중 내수 기여도가 1.0%p, 순수출 기여도가 0%로 전망되었다. 트럼프 2기 정권의 관세 정책의 악영향이 보다 심하게 나타날 경우 2025년도의 순수출 기여도가 보다 낮아질 수 있으나 일본정부는 지속적인 경기 부양 정책으로 성장세를 일정 수준 유지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서는 재정을 통한 공공 요금 인하 등 선심성 정책이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많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전략과 함께 그러한 방향에서 단기경제 부양책을 효과성 있게 개발하는데에, 일본정부도 노력하고는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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