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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2>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下)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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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4월02일 16시34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01일 13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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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적용되는 잣대보다 그들에게 적용되는 잣대가 더 느슨하기 때문이다. …(중략)… 그들이 새벽에 집안사람들(국민) 깰까 봐 뒤꿈치를 들고 걷는 것처럼 매사에 언행을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졸저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중에서>

 

 사단이 있고 며칠 후인 2월 5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의의 편지를 한국한센복지협회에 보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인권 협회장님과 한센인 여러분께. 보내주신 따뜻한 서신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뜻하지 않게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 우리 한센인 여러분께서 아프고 외롭게 사시는 것을 저희 부부는 늘 안타깝게 생각해왔습니다. 조금이나마 위로와 격려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한센인들께서 직접 그리신 그림들로 정성껏 설 선물을 포장했습니다. 많은 국민께 그 작품들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꼼꼼히 챙기지 못해 실수가 있었습니다만, 불교계 큰 스님들께서 너그럽게 사과를 받아주셨습니다. 그림을 통해 전하려 했던 진심이 무엇인지 국민들께서도 잘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모쪼록 불편한 마음 거두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한센인 여러분을 잊지 않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고 늘 건강하시길 소망합니다.>

 

  한센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그들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선물 포장을 했는데 미처 생각지 못한 실수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내용이다. 정말 생각지 못한 실수였을까? 다음은 지난해(2023년) 11월 8일 뉴시스 기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7일 전라남도 고흥군의 한센인 전문 치료·요양기관인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았다. 김 여사는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바란다”고 이날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8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날 김 여사의 전라남도 행보를 알렸다. 김 여사는 국립소록도병원의 치료 병동에서 한센병 환자 등의 손을 맞잡고 “식사 잘 챙겨 드시고 즐겁게 생활하시기 바란다”며 위로를 전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연필화 그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에 유자차를 직접 타서 전달하며 소통했다. 기도로 아픔과 외로움을 극복한다는 이들에 김 여사는 “소록도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무리된다”며 “소록도의 생활과 풍경 그리고 여러분의 애환이 담긴 작품을 통해 소록도와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바란다”고 했다.김 여사는 ‘한센인 환자는 크게 줄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 소록도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환우의 이야기에 “소록도는 더는 환자들만의 거주 공간이 아니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탐방의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이 소록도가 어떤 공간인지 더 잘 알아야 한다”며 “소록도는 정신적 치유의 메시지를 주는 곳으로서의 사명이 있다”고 밝혔다.>

 

 설 명절을 맞아 보낸 선물 상자 포장지에 어떻게 한센인들이 그린 그림이 선정됐는지 짐작이 가지 않나? 나는 위정자는 물론이고 그 주변 사람들, 정치인들이 스스로 힘들어서 울 정도로 우리가 그들을 엄격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믿지만, 김 여사가 설 명절 선물 선정·제작 과정에 관여했다고 해도 그것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부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고, 더욱이 본인이 미술품 전시 분야에서 활동했으니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에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뻔히 십자가 등이 눈에 보였을 텐데도, 마마가 정했기 때문에 감히 바꾸자고 말 한마디 하지 못했을, 또는 생각조차 못 했을 대통령실의 ‘사고 마비’가 이런 일이 발생한 배경일 것 같다는 점이다.

 

  담당 실무자들이 십자가와 성당이 그려진 그림을 못 봤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리도 없다. 스님들을 배려해 술과 육포를 꿀과 표고채로 바꿀 생각을 한 사람들이 십자가 그림은 무신경하게 넘어갔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대통령 선물 아닌가. 그런데 그 상자 포장지 그림이 마마가 선정한 것이라면? 

  나는 마마의 위세와 대통령실의 경직된 문화, 윗사람 지시라면 거의 무비판적으로 받들어 모시는 공무원 문화가 이런 일을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인 사람들이나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한 번만 위에 말하면 바꿀 수 있는 것 아니야?’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공무원 사회에서 그 ‘위에 한 번 물어보는 것’을 엄청난 불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진짜 너무 많이 봤다. ‘이게 맞냐?’는 것도 묻지 못하는데 하물며 ‘이런 문제가 있으니 바꾸자’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그것도 마마가 정했다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지난해 7월 19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 함(SSBN-737)에 승함해 내부를 시찰했다. 핵잠수함 방문은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라고 한다. 그런데 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이 외국 정상으로 최초란 것은 핵잠수함 내부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은밀한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맞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천명하기 위해서라면 핵잠수함 앞에서 연설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대통령의 내부 시찰은 또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고 치자. 그런데 영부인이 내부를 시찰할 이유가 뭘까? 핵잠수함이 홍보가 필요한 대상도 아닌데 미국이 설마 먼저 “여사께서 둘러봐 주시면 좋겠다”라고 초청했을까? 아니면 남편이 “여보야, 나 낼 핵잠수함 보러 가는데 보고 싶어? 같이 갈까?” 이랬을까? 핵잠수함이 관광 크루즈선도 아니고….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영부인의 활동은 보통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행사나 내조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들이다. 앞선 소록도 방문도 그런 차원일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맞서 미 핵잠수함 앞에서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것은 국정이고, 여사는 대통령이 아니다. 그런데 왜 잠수함 시찰을? 이 사안도 만약 여사께서 의사 표시를 했을 때 아무도 ‘아니 되옵니다’를 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면? 왠지 앞선 설 명절 선물 사건과 비슷하지 않나? (물론 정말 미국 쪽에서 제발 한 번 왕림해달라고 요청해서 간 것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진심으로 사과할 의사가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국가 지도자 부인의 왕림이 정말 영광이어서 초청한 것이라면 왜 그동안 영국 총리, 프랑스 대통령, 일본 총리 부인들은 안 탔을까?)

 

 설 명절 선물 포장지 건은 작은 일이다. 말 그대로 우발사건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작은 일이 마마의 위세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면, 왠지 그 위세가 다른 일에도 생길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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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4월01일 13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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