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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주요 산업전망 <1>​ 반도체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1월11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12일 09시33분

작성자

  • 김양팽
  •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전문연구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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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023년은 반도체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

 

 지난 1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연간 반도체 수출액이 986억 3천 4백만 달러로 전년대비 23.7% 감소했다. 우리 반도체 수출은 2022년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해서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계속 전년 동월대비 감소하다가 11월에 겨우 증가로 전환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차량용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그리고 화상회의와 온라인 수업 등이 늘어났고 비대면 사회로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져 2022년 초반까지는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이러한 특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주요국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재정으로 전환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었고 이로 인해 IT 기기 등 주요 반도체 수요산업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또 하나의 원인은 IT 기기의 교체 주기가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 주요 수요산업은 PC와 스마트폰인데 이전에 비해 이들 기기의 내구성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능의 혁신 주기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기기 교체 필요성이 덜 느끼게 되었고 반도체 수요 회복도 지연되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이스라엘 전쟁은 반도체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았지만, 세계 경기 회복을 지연시켜 반도체 경기 회복을 늦추는데 간접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반도체 경기는 호조세로 전환

 

 지난 11월부터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증가로 전환되었고 12월에는 1백만 달러를 초월하였다. 월간 수출액이 1백만 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사실 실적이 매우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최근 우리 반도체 수출 증가는 우리 기업들이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세계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그때까지 확장되고 있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한 제품들은 재고로 쌓이게 되었다. 재고가 늘어나면서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하락하게 되었고 우리 기업들의 수익은 악화하기 시작했다. 2023년 초에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매출이 급감하게 되자 ‘감산’이라는 자구책을 내놓았다. 반도체는 제조 공정 특성상 감산을 시작하더라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데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지난 11월부터 우리 수출이 증가로 전환된 것은 이러한 기업들의 감산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반도체의 주요 수요산업은 PC, 스마트폰 그리고 데이터센터로 이 세 산업이 반도체 수요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수요산업들은 세계 경기 부진 영향으로 회복세가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IT 기기의 교체 주기가 늘어나고 소비심리 악화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시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세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됨에 따라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반도체 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불경기 시기와 다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올해 반도체 경기는 바닥에서 탈출해서 서서히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반도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키워드 중의 하나는 ‘AI 반도체’다. 특히 Chat-GPT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AI 기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알파고 이후에 다시 살아났고, 우리 기업이 절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HBM의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AI 반도체가 시장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AI 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50% 이상 대폭 성장했기 때문에 부진한 반도체 시장에서 희망적인 제품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AI 반도체 시장 자체의 규모는 아직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반도체는 장기적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품목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실 AI 반도체는 아직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정의 또한 광범위하다. 굳이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AI 기능을 수행하는 연산이 가능한 반도체’로 관련된 모든 반도체가 AI 반도체가 된다. 따라서 기존의 반도체 주요 수요산업인 PC,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모두에 AI 반도체가 적용되고 반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기고문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산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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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1월11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12일 09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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