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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타운, 정부 역할 훨씬 강화 해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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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2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12월26일 11시56분

작성자

  • 정영록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경제발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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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들어 부쩍 시니어타운1)이 화제다. 여태까지는 주로 민간이 주도해오고 있었다. 이제는 중앙정부, 지방정부도 발벗고 나서는 형태다. 주요 보수언론에서는 부산을 시니어중심지로 바꾸는 “실버수도론” 까지 제시하고 있다. 왜일까?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은퇴하고 있고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산업화세대의 행태를 곁눈으로 보면서 나름대로 생에대한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서, 자신의 노후를 어떤 형식으로 건강하게 보낼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있다. 사회의 중추세력일 40~55세는 넘겼지만, 아직 여력이 있는 사회발전의 후원세력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본다. 세대정책을 재검토하면서 베이비부머의 성향을 고려, 시니어타운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산층대상의 시니어타운과 지방살리기가 연계된 모델이 정착될수 있었으면 한다. 아파트가 우리의 주거문화로 대중화 되었듯이 시니어타운도 대중화 되어야 한다.

 

<시니어타운 현황과 과제>


  시니어타운 또는 실버타운은 노인복지주택 개념으로 보건복지부가 관리해 오고 있다. 정부통계와 최신 언론 보도를 종합(계획치까지 포함)한다면 우리나라에는 현재, 51개 단지 19,217세대가 있다. 실제 운영관련, 정부통계치는 2022년 8월 말현재, 39개 단지 8491세대 규모였다. 최근 1~2년 사이에 규모가 근 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베이비부머의 대량 은퇴에 따른 시니어타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데다가, 롯데 등 대기업이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존 시니어 타운은 수도권에 집중해있다. 지역적으로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이 36개 단지, 11,095세대다. 비수도권은 15개단지 8,122세대이다. 시기적으로 1988년 첫 복지주택이 경기지역에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대 3903세대, 2010년대 4269세대, 2020년대 10580세대 등으로 최근 20년의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수 있다. 평균적으로 단지규모 290세대이고 보증금 5억원(최대 18.4억원), 월비용 274만원(최대 676만원)이었다. 이들 기존 시니어타운은 공동식당은 물론이고, 주치의선정, 스포츠센터, 문화센터, 금융회사, 심지어 요양시설인 너싱홈과 어린이집 운영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운영주체는 병원재단, 일류호텔, 생명보험사, 건설업체, 종교단체등이 주축이다. 

 

  현재의 시니어타운 입주자는 산업화세대로 수퍼리치계층이라고 할수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입주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70세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산업화세대 가운데 최고로 성공한 극소수일 것이다. 시니어 타운의 수용능력을 70세이상 인구 603만명에 견주어 본다면 0.3%에 그치는 비중이다. 현실적으로 70세 이상 세대들이 가용한 주거시설은, 자가, 시니어타운, 요양원, 요양병원의 4단계로 분포될 것이다. 대부분이 자가에서 거주하되, 일부 극소수만이 시니어타운에 거주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시니어타운이 최근들어 가히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주 수요계층이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 출생)로 확대.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들은 은퇴후 생활에 대해서 다양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고, 실행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최근에는 죽음을 존엄하게 맞자는 분위기도 강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베이비부머들은 가급적이면 요양원, 요양병원의 신세를 지지않으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동년배의 30%정도는 될 중산층 베이비 부머사이에서 더욱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부머는 전후출생자로 50%이상이 이촌향도했다. 최초의 국민연금수혜 세대로서, 인생의 황금기인 40~55세 기간에 우리경제를 1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상승시켰다. 체계화된 교과서로 정규교육을 받았고, 최초의 동년배 대학생 10%세대이다. 삶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된 세대로 규정하고 싶다. 특히, 아직도 730여만명의 대규모 집단으로 사회발전에 기여할 나름대로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집단2)이다.  

이들은  돈도 어느정도 있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초입까지 성장시킨중추적인 세대였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가문의 영광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살기좋은 나라가 될지에 대한 정치성향도 강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지금의 자기자산을 기초로 후속세대의 순조로운 사회정착 (취업, 결혼, 주거이전문제), 자신의 건강한노후등을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적어도 200만명은 될 중산층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하는 시니어타운프로젝트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베이비부머 시니어타운 활성화>


  정부는 노령화 세대에 대한 사회보장 측면에서 다양한 세대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주거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제한적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시니어타운이 1만 6,724개단지에 63만 4395명을 수용하고 있는 것과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현재의 시니어타운운영상태로 본다면 퇴직 이후에 5억원 이상의 목돈을 갖고 있는 계층이나 고려해 볼수 있을 것이다. 이 조건을 갖추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은 많지않다. 베이비부머중 중산층에 속하면 수도권지역에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을 것이고, 가장이 월간 150만원 이상의 연금수혜자일 것이다. 또한 2자녀가 기본일 것이다. 만약에 꼭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합당한 대체주거지가 있고, 문화생활이 상당한 정도 가능하다면 움직일 의사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아내들의 저항은 만만치 않기는 하지만.

 

  가령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조금만 수요를 중시하는 시장친화적으로 수정한다면 베이비부머들이 탈수도권을 할 여지는 충분히 된다. 현재 정부는 지방소멸에 대응하기위해서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노동력이 직결되는 일할수 있는 일손 부족을 메꾸는 40세 미만의 청·장년층을 유입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 진다. 청장년층을 유치하자면 당연히 일자리를 제공해 줘야한다. 사실 청.장년층은 90% 이상이 도시출신이다. 이들은 지방이주를 “루저”로 인식, 극혐하고 있다.  결국, 엄청난 의지가 없으면 청장년층을 도시권, 특히 수도권으로부터 빼내는 것은 쉽지않다. 정책효율성도 거의 느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산단만 조성된다면 입주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공급자 중심의 반시장적 정책이다. 

  아예 비교적 높은 구매력을 지닌 베이비부머를 유치하는 방법이 훨씬 시장적접근이 아닐까 한다. 소비주체를 옮겨서 지방소멸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은 50% 이상 이촌향도세대인 만큼, 조건만 갖추어 진다면 5촌 2도생활등 귀촌.귀향이 가능할 것이다. 지방에 베이비부머 친화형 시니어타운을 구축해 준다면 이를 통해서 고령세대정책을 70세 이전까지는 수도권에서 살다가 이후에는 지방으로 역귀향하는 순환체계를 만들어 줄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해본다. 지방 시니어타운이 활기를 띄면 다양한 효과를 예상할수 있다. 

 

  제일 먼저, 청.장년세대에 숨통을 터 주게 할 수 있다. 우선 주거지 문제를 풀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중산층 베이비부머는 대체주거지가 생긴다면, 수도권 주택을 자녀들에게 구태여 증여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사용권은 넘겨줄수 있는 여지가 있다. 수도권 주택가격의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한편, 지방에 가령 150세대 300명 기준의 시니어타운 단지가 생기고, 세대별로 월 300만원을 소비한다고 가정해 보자. 월간 4억 5천만원 정도의 시장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겨가서 생기게 된다. 동일 규모의 기존 시니어타운 운영 인력으로 20여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 그만한 취업기회를 창출할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주로 단지관리인, 셔틀버스운용, 식당 운영인력 등이 될 것이다. 이 분야에 청.장년층이 투입될 여지도 된다. 

 

  두 번째로 건강고령화를 유도, 건강보험의 적자누증 부담을 경감할수도 있다.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은 나름대로의 건강에 대한 신경을 상당정도 쏟아오고 있다. 단지내에서 집단으로 아침체조, 걷기, 정원가꾸기 등을 가능케 한다. 동시에 지방자치단체가 단지내 또는 단지외 커뮤니티센터 설립에 힘을 보태고, 보건소 왕진서비스 등을 가미한다고 하면 상당한 정도의 건강고령화 증진 체계가 갖추어 질수 있다. 더 늦기전에 건강고령화에 정진할수도 있겠다. 즉, 건강보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일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지방의 문화.소양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여지가 된다. 지방의 시니어타운 입주자 중에는 과거의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있을 수 있다. 베이비 부머들은 대부분이 세계화 시대에 살았기에 상당수가 해외 주재 경험도 갖고 있다. 외국어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다문화 포용력이 있다. 이들이 지방에서 활약할수만 있다면 그 지역의 관광활성화 등, 지방을 일신할수 있는 계기가 될수 있을 것이다. 군단위 인구3만에 1%인 300명만 유입된다면 수도권과의 새로운 네트워크의 힘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된다면 선순환이 될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가살고싶은 고향으로의 점진적인 변모가 가능하게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 기대>


  당장, 정부는 산하 연구기관등과 협력, 한국형 시니어타운에 대한 새로운 개념정립과 정책방향을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주택은 노인복지법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취득세, 재산세 25%가 감면된다. 하지만,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소유해야한다. 결국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아니면 진입이 어렵다. 사업주체를 좀 더 다양화 해 줄 필요가 있다. 시니어 주택의 구조도 훨씬 융통성 있게 설계할수 있어야 한다. 실버색만이 아닌 아동, 청.장년층이 어울리는 초록.청색도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조합형시니어타운 출범도 고려해 볼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나 동료 10여명을 중심으로 조합으로 출범하는 것이다. 조합원에는 의사경력자 등 커뮤니티운영 필수요원을 포함시킬수도 있다. 필자의 survey에 따르면 의료인력 중에서도 쾌적하기만 하다면 동참하겠다는 인사가 있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시니어타운 신설 작업은 민간에게 맡기고, 지방소멸 방지차원에서 지방형시니어타운 설립을 실험해 보는 것이다. 기존 시니어타운의 보증금 5억원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단지를 무상으로 장기임대(가령 99년)로 제공할수만 있다면 보증금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대지를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혹은 ESG차원에서의 민간이 무상으로 제공해 줄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월간 비용부담은 연금세대로서 부담이 가능해 질 것이니 만큼, 지방시니어 타운의 활성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당장 내년에라도 2~3개의 시니어타운 설립 시범지역을 선정, 경쟁시켜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동시에 이들 지역을 빈집증가로 문제시되는 비수도권의 인구 3만~5만 지역을 어떻게 소형도시화 시킬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을 할수 있을 것이다.

 

  기존 시니어 타운의 성패는 의료설비와 문화시설이었다. 세대간의 교류를 위한 커뮤니티설비도 중요했다. 단지내에는 청.장년층 거주, 오피스텔, 단기체류시설도 설치할수 있다. 결국은 교통.역세권이 제일 중요하다. 요즘 논란의 핵심에는 지방공항이 있다. 조금만 생각해도 대한민국에서의 지방공항 활성화는 비이성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금세 알수 있다. 비행시간이 1시간이라 하더라도 그 비행장까지의 도착, 보안 검색등 수속시간등을 고려한다면 2~3시간은 보통이다. 결국 그 대안은 고속철도를 촘촘히 깔아주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국가 성장이 절체절명이던 부국강병 시대가 끝나가는데 대안을 찾지 못했기에, 세계적인 혼란을 겪고 있다. 인구고령화도 부국강병시대가 끝난 결과물이다. 우리의 고령화 대책도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국형 시니어타운에 대한 교과서를 새로 써야한다. 그 과정에는 시장중심, 규모의 경제, 비교우위, 인센티브의 원칙하에, 보다 다양한 모델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정부도 기존 교과서에만 의존하던 피동적인 자세에서 보다 능동적인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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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서 시니어 타운과 실버타운은 혼용한다.​

2)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액티브시니어”로 칭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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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26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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