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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완식의 생동하는 문화예술 <7> 키오스크와 로봇의 시대. 요식업의 빛과 그림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1월19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19일 19시52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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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산업용 로봇 보급량 세계 4위 국가, 대한민국은 산업용 로봇뿐만이 아니라 일반 노무 대용 로봇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관광과 연관된 요식업의 문제를 예를 들어 생각해본다.

 

I. 문제 제기 – 요식업 노동자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우리나라 식품 관련 일자리는 1천만 개가 넘는다. 엄청나게 성장되어있는 일자리가 조만간 급속도로 사라지게 된다. 최저임금제도의 인건비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사태의 폭풍을 만나 많은 수가 망하고 살아남은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때마침 키오스크와 로봇이 보급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희망을 보게 되었다.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희소식이지만 업소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숙련인 한사람이 온종일 닭을 튀겨야 할 일을 로봇은 군소리 없이 1시간 만에 일을 해결한다. 키오스크는 계산대 종업원의 일을 대신하고 써빙 로봇은 쉼없이 테이블로 음식을 나른다. 이런 키오스크와 로봇의 임대료가 조리로봇은 월 100만원선 써빙 로봇은 월 5만원, 키오스크는 2만원부터 있다. 홀까지 4명이 일하던 업장을 사람 1명에 로봇과 키오스크로 대체하면 매달 800만원 정도의 인건비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보통 카페를 하는 사람들이 한달 열심히 일해도 월 200만원 가져가기 어렵다는 상황에서 월 800만원을 절약할 방법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럼 고용되었던 3명의 노동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대학생 딸을 둔 주방장 김씨 아저씨, 초등학생 아들의 학원비가 필요한 이씨 아줌마,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던 박씨 아줌마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여기에 문제가 있다. 소위 대형 조직을 가진 노동조합은 파업이나 투쟁으로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개인사업자 단위의 일자리에서는 그런 힘이 없다. 그저 세상을 한탄하고 끝내야 한다. 이때 국가가 나서야하는데 국가도 마땅한 역할이 현재는 없다. 있다면 실직자 처우 및 이직자 재교육 프로그램이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고 노동자들의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방향의 일자리로 전환되도록 해야하지만 그런 일자리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여 산업 생태계가 변하면 정책가들은 대체로 ‘산업 체질 개선’을 들고 나온다. 즉, 다 갈아엎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 혁신으로 기업은 살지만 노동자들은 살 수가 없다. 노동자들이 살 방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섬세한 정책적 결정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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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실직하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가는 다양한 책임을 져야하는데 그 책임의 방법을 바꿔 산업도 살고 노동자도 살려야한다. 노동자가 실직하면 실직급여를 취업하기 전까지 12개월간 받을 수 있다. 재취업을 하기 위한 재교육비도 노동부에서 부담한다. 이직을 할 경우도 대상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의 연령, 장애여부, 고용보험 가입기간, 1일 소정근로시간, 월평균 임금 등의 차이가 있으나 보편적인 경우 6개월간 1천만원 이상 지급이 된다. 이런 비용들을 잘 활용하면 산업도 살고 노동자도 산다.

 

II. 대안 : 공동체 활성화와 국제화로 문제 해결

 

 노동자가 실직을 하면 다양한 경로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는데 선제적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들의 수십 년간의 노하우를 담아낼 관(官)주도형 수출전용 제조조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모든 산업에서 내수의 소비로 해결할 수 있는 한계가 항상 나타난다. 따라서 국제화를 추진하였고 일부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성공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요식업도 마찬가지이다. 며느리도 가르쳐주지 않는 맛의 비밀이 많은 나라, 굼벵이에서 고래고기까지, 콩나물에서 깻잎까지 모두 음식으로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최근 K-Food의 맛을 알게 된 해외에서 떡볶이, 김밥이 품귀현상이 생길 정도로 팔려나가는 소식을 듣고 있다. 우리의 음식은 국제적으로 손색이 없다. 물론 호불호가 나라에 따라 있을 수 있지만 국가 선택에 대한 문제이지 음식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신선하게 해외로 팔릴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추면 승산이 있다.


미국 마트에서 품귀현상을 일으키는 김밥의 사례


급속 냉동의 방법으로 신선도를 유지하고 미국인의 입맛에 맞게 제조된 김밥은 없어서 못팔고 있다. 참치의 냉동 온도 영하 60도에서 동결시키면 해동했을 때에도 그 재료의 식감과 맛이 거의 유지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미국 수출용 김밥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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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이미 무인 점포와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밀키트와 냉동식품이 팔리고 있다. 이런 식품을 급속 냉동한다면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로도 팔 수 있다. 

 

서울뿐만이 아니라 지역에도 소문이 자자한 맛집과 그곳에서 음식을 만들어 왔던 주방장들은 많다. 이들이 곧 사라지는 직업인이 되기 전에 지역 단위로 지자체나 관 주도형의 식품 제조 조합을 만들고 기자제를 비치하여 식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조만간 실직자들이 양산되는 시점이 되면 국가적 비용은 엄청나게 된다. 또한 특유의 K-Food 맛을 만들던 무형의 가치는 사라지게 된다. 이는 이중삼중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같다. 식당 10개에서 로봇과 키오스크로 고용을 줄이면 최소 3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관리 비용이 들어가지만 ‘식품제조조합’을 만들고 실직 대상자들의 고용을 이어가면 수출도 하고 한류의 한축을 담당하며 국위 선양과 개인 수입도 늘어난다. 

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소가 필요한데 각 지자체별로 사용하지 않는 건물은 인구 감소와 더불어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다. 이 공간을 잘 활용하면 된다. 또한 기계설비와 장비도 급속냉동창고를 정부지원받을 경우 1천 만원 내에서 만들 수 있고 식품 제조 기계의 제작도 1억~2억 수준에서 제조가 가능하다. 또한 여기도 식품 조리 로봇을 사용할 경우 상당히 적은 비용으로 조리가 가능하게 되므로 식당 10곳에서 나타날 30명의 실직자 사회적 비용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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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제조조합을 지자체나 관 주도형으로 해야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는 해외마케팅과 디자인의 문제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데 있어서는 선수들이겠으나 외국인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포장 디자인과 마케팅은 그들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합에서 만들어진 상품은 코트라가 나서서 판매를 촉진해주고 디자인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새로운 업무로 할당받아 진행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코트라는 무역 진흥을 위한 기관이라는 것을 다 아는 사실이라 생략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설립취지가 디자인을 통해 수출을 증진시키고 국민 삶의 질적 향상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산업디자인진흥법에 의거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이곳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사회적 역할은 지면 관계상 다음편에서 더 설명하려 한다. 

 

III. 맺음말 


그동안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노동자의 실직과 이직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바라보았다. IMF때 그랬고 리먼사태때 그랬다. 금융위기가 오면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감원을 하지만 노동자는 그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버텨야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들어와서 나타날 감원은 두 번의 금융위기때 나타난 실직의 형태와 매우 다르다. 이제 도래할 시대에는 실직자가 이직할 곳이 없게 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한 단계나 두 단계 연봉을 낮추고 직급을 낮춰서 이직하려해도 일자리 자체가 없을 수 있다. 예전에는 정말 할 일이 없으면 경비원이라도 한다는 말을 했지만 이제 거의 모든 건물은 보안업체의 보안 시스템이 담당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창의적 사고를 깊게 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이 될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국가는 앞으로 나타날 산업 및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이 훌륭하다면 우리의 주변에서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무수히 탄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할 수 있을 때 해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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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19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19일 19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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