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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개혁, 지출구조를 구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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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07일 16시36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27일 16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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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서만 국세 수입이 예상보다 50조원이상 감소하고 나니 나라가 비상이다.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심지어 정부의 지원에 의지해 온 시민단체까지 아우성이다. 지난 정부에서 재정적자를 400조원 이상 늘렸다고 비판했는데, 지출을 자제하고 있는 현 정부에서도 국세수입이 줄고 이미 벌려 놓았거나 관성적 지출 증가가 겹쳐져 벌써 금년도 100조원 적자에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판국에 야당에서는 나라 빚을 더 늘려서라도 돈을 푸는 것이 민생을 살피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빚은 잠자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정치인들이 국가 빚에 대해 민감해졌으면 한다. 미래세대의 삶에 대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스멀스멀 다가오는 위기 앞에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지출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각 부분의 지출을 혁신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좀더 획기적으로 예산을 전년 대비가 아닌 원점에서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우선 지난 정부에서 대책 없이 늘려 놓은 공무원 정원부터 들여다 봐야 한다. 오죽하면 세종청사를 지은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공무직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해 늘려놓은 공무원들에게 제공할 책상 놓을 자리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아울러 사회혁신 한다고 늘려놓은 얼마인지도 알 수도 없고 통제 받지도 않는 각 지자체의 중간지원조직도 점검해야 한다. 이런 조직은 공무원도 아니고 시민단체도 아닌데 구체적으로 통제 받지도 않으면서 국가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국가 R&D 예산 삭감을 놓고 혼란을 벌이고 있으나, 구체적 획기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과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것을 구분해야 한다. 이제 민간에서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거나 경쟁력이 있는 연구는 국가 기관에서 중복해 진행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국가는 민간에서 진행하기 힘든 보다 원천적이거나 장기적인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한편 민간 영역에서 경쟁력 있게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정부기관(지자체 포함)이 개입하고 있는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 각 지역의 페이, 배달, 공유오피스 등의 사업이 대표적이다. 민간의 사업에 문제가 있으면 조정이나 지도 감독을 하면 되는 것이지 문제가 있다고 국가기관이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가 기관이 사업에 민간보다 효율적일 수 없을 뿐 아니라 민간의 사업 의지를 위축시킬 뿐이다.

 

아울러 각종 청년, 중소기업, 농어촌, 재해 등의 지원사업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볼 것을 원한다. 특히,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융자해 주는 사업에 대해서는 각별히 챙겨야 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저리라는 유인에 빠져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융자 받아 빚쟁이가 된 걸 너무 많이 본다. 융자의 경우에는 단순 세출 예산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특별기금을 조성해 회수 가능성을 철저하게 살펴서 융자해줘야 한다.

 

최근에 만난 청년 창업자는 '왜 빚을 졌냐'는 내 질문에 저리(低利) 융자로 지원 받아 사무실 얻고, 직원 몇 명 뽑아 일하다 계획대로 진행이 안 돼 빚이 되었다 한다. 돈에 훈련이 안 된 청년 들한테 쉽게 돈을 쥐어주니 돈이 부스러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창업자들의 현금을 특별히 불타는 것(burnig)에 비유하곤 한다. 투자자들이 창업자에게 특별히 요구하는 것이 돈(burning rate) 관리인 것이다. 정부는 융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청년들은 빚쟁이가 되는 이런 지원은 멈춰야 한다.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 기관마다 줄어든 예산에 맞추기 위해 난리법석이다. 인원을 줄이는 방안, 사업을 축소 내지는 취소, 지연시키는 방안, 자체적으로 세수를 늘리는 방안 등을 짜내느라 힘들어 한다. 기업으로서는 사업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겪는 일이지만 어쩌면 공무원들로서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기업은 생존을 걸고 작업을 한다. 때때로 위기가 닥칠 때면 정부는 기업들에게 구조조정을 강요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힘들긴 해도 이런 과정이 공공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큰 훈련이고 교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필자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일하는방식 혁신에 대해 강의할 기회가 있으면 "돈 소중한 줄 알라" "내 돈 같이 쓰라" "돈이 아니라 머리로 일하라"고 강조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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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3년11월27일 16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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