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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도 ‘세계 최고’라는 오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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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1월23일 16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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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터넷 속도몰이’, 계속 추구해야 할 가치인가?

 

세계적으로 인터넷 속도를 조사하는 기관인 우클라(ookla)에서 최근에 발표한 ‘ 스피드테스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속도가 34위로 측정되었다. 주요 신문과 잡지에서 이 사항을 상세히 다루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다고 자부했던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가 왜 30위 권으로 뒤처지게 됐는지에 대해 저마다의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더니 왜 이렇게 됐지?’ 최고 속도를 추구해 왔던 우리 인터넷에 문제가 생긴 양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스피드 테스트’ 조사결과에 대하여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 사업자들은 갖가지 자료와 수치를 제시하며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아직은 세계적으로 볼 때 가장 빠른 인터넷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속도를 조사하는 기관으로 , Akamai(아카마이), OOKLA(우클라), Cable(케이블) 등 3기관이 있는데, 세 기관에서 발표한 한국 인터넷 속도가 모두 다르게 나왔다. 이를 볼 때 속도를 측정하는 환경과 기준에 따라 순위는 매우 달라 질 수 있으며, 한 개의 조사결과에서 34위로 뒤처졌다하더라도 그 신빙성은 매우 떨어진다는 논리이다. 

 

필자도 이러한 반박 설명이 타당하며,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세계적으로 볼 때 가장 빠른 나라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세계를 여행해 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가 세계최고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속도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민감성에 대해 조금은 자숙하고 인터넷을 대하는 자세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획일적인 속도에 ‘몰빵하기’ 보다는 디지털 전환, 4차 산업 혁명 등을 추구하는 진화적 정책방향을 지향하는  발전적 자세를 갖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 한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사업자가 똘똘 뭉쳐서 첨단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가 됐다. 그 위에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이 경쟁력 있게 발전한 것은 매우 치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더라도 패러다임이 조금 바뀐 것 같다.

 

작년 말, 5세대(5G) 이동통신용으로 KT와 LG유플러스에 주어졌던 28기가헤르츠(㎓) 주파수의 할당이 최종 취소됐다. SK텔레콤도 할당 기간이 6개월 줄어들어 곧 취소될 것이 예견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업자들이 2018년 28㎓ 대역 주파수 할당 시 부과한 조건이었던 5G 인프라 투자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미이행에 따른 제재 처분을 통신 3사에 사전 통지했는데도 송구함만 표명하고 이행할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정부는 행정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집행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불만족스럽다. 더욱 빠르다는 5세대 인터넷을 이용하기위해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하였지만 실제로는 4세대 LTE를 사용하는 것보다 크게 달라진 것을 못 느낀다고 불만이 많다. 5G 네트워크는 우리나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설치했고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고 홍보하던 네트워크이다. 

 

그런데, 통신 사업자들은  5G의 투자에 매우 부정적이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더욱 빠른 5G 인터넷을 서비스 한다고 마케팅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5G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에 미온적이었다. 대외적으로는 더욱 빠른 인터넷을 서비스 한다고 말하면서도 내적으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용자들은 '호갱'이 되었다.  

 

 5세대 인터넷으로 진화하여 더욱 빠른 인터넷을 사용 할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다. 하지만,  더욱 빠른 서비스, 세계최고 속도를 추구하는 ‘속도 몰이’ 시대는 지나가고, 인터넷  패러다임은 바뀌는 때인 것 같다.  5세대 인터넷을 개발하는 주된 관심은  속도가 아니었다. 이보다는 4G 네트워크가 제공하지 못하는 미래형 응용이 가능하게 되는 환경을 맞춰주기 위한 설계사상을 가지고 있다. 

 

자율주행차나 스마트공장에 사용되는 로봇들처럼 반응속도가 빨라야 하는 서비스에서는 지연(latency)이 최소화 되어야 한다. 또한, 스마트 시티와 같은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이동통신 기지국에서 수만 개에서 수십만 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사물 인터넷의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이나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산업적 혁신응용을 지원하기 위한 네트워크로 개발되었다.

 

 일반인이 요구하는 전국 어디에서나 일률적 속도를 보장하는 범용 서비스와는 개념적으로 차별되는 네트워크이다.  따라서 4세대 LTE와 비교하여 훨씬 더 빠른 서비스라고 일률적인 속도마케팅을 앞세우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특정한 응용을 위하여 필요한 공간에 필요한 속도를 공급하는 맥락의 정확한 마케팅이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를 세계최고로 높이기 위해 정부와 기업은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  정부는 정책적 의도를 가지고 밀어 붙였고 기업들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에 순응하여 왔다.   그러나 속도가 지고의 선인  시대가 지나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획일적인 세계 최고 속도를 추구하는 데로부터 탈피하여 국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있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또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과 응용을 지원하는 방향의 인프라투자 진행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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