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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김용호 전통문화바라보기 7 - 국립국악원 분원의 필요성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01월22일 09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1월21일 19시22분

작성자

  • 김용호
  • 전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한국학 박사(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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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전통문화의 중심을 음악에 두고 예악 사상과 연결하여 인격 수양의 방편으로 삼았으며, 민족의 심성과 정서를 그대로 투영하여 삶의 가치를 잇는 중요한 정책의 주체로 활용했다. 오늘날 이러한 중심에는 국가예술기관인 국립국악원이 있으며, 전통예술의 연구, 보급, 진흥 그리고 공연이라는 큰 역할과 기능을 두고 문화 국가발전 전략의 교두보로서 그 일임을 다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그러한 정책을 기반으로 분원을 설치하여 지역의 전통예술 진흥에 힘쓰고 있으며, 설립된 각 분원은 지역의 특화된 전통예술 기반을 바탕으로 많은 공연과 연구가 진행 중이다. 1992년 처음으로 전라북도 남원을 근거로 국립민속국악원이 개원되었으며, 이후 전라남도 진도에 국립남도국악원, 부산광역시에 국립부산국악원이 개원되었다. 각 국립국악원 분원의 설립 의도와 정책적 방향성, 예술적 지향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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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국악원 정경

 

1. 국립민속국악원

 

국립국악원은 대한민국 국악의 총본산이다. 그 기원은 신라시대 음성서에서 시작되었고 고려시대에는 대악서, 관현방, 조선시대에는 아악서, 전악서, 장악원까지 그 명맥을 이어왔다. 근대 일제강점기에는 이왕직아악부로 축소되어 운영되었다가 1951년 한국전쟁 중 부산 용두산 공원에 설립되었으며, 19539월 서울 종로구 운니동으로 이전하였다. 이후 국립극장으로 옮긴 국립국악원은 1987년까지 독자적인 공간을 갖지 못했다가 198712월 서초동으로 이전하며 온전한 독립된 장소를 갖게 된다. 이후 1992320일 민속악의 심도 있는 보존, 연구, 진흥의 방안을 마련하여 특화된 분원이며 최초의 지방 분원인 국립민속국악원을 설립하게 된다.

최초의 민속악에 관한 논의는 국립국악원 이전의 이왕직아악부 시기부터 존재했었다. (이왕직아악부는 가곡 등과 같은 민간에서 전승된 음악까지 포괄하여 궁중음악이라 명칭 했다) 이왕직아악부는 조선왕조의 음악과 제의를 전승하며 연구하는 역할도 병행하였는데, 이는 국악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민속악을 중심으로 연구, 공연, 교육하는 독자적인 분원 설립의 계기를 만들어 냈고 그 결과 국립민속국악원의 설립이라는 목적을 달성한다. 이는 민속 음악의 심도 있는 거점 확보를 통한 총체적인 국악진흥의 활성화와 지역문화 부흥에 큰 미래지향의 교두보로 작용한 것이다.

 

다양한 민속악의 보존과 재현이라는 범주를 안고 건립된 국립민속국악원은 판소리라는 특화된 콘텐츠를 지역 역점 사업으로 두고 있다. 전라북도는 판소리의 고장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조선 후기 영조 때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활동한 명창들의 삶과 예술세계 등을 정리하여 소개한 정노식의 조선창극사 기록을 보면 총 90명의 명창 중에서 전라북도 출신의 명창이 모두 40(44%)에 이른다는 것을 볼 때 전라북도를 판소리의 고장이라 부르는 것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이렇듯 풍부한 전통 판소리의 인적 자원을 보유한 전라북도는 타 시, 도에 비교하여 많은 보유자를 인정하였으며 많은 제자를 양성하기에 이른다. 남도의 동편제, 서편제, 동초제, 강산제, 미산제 등 특별한 더늠이 유파별로 고루 간직되고 있으며 활발한 활동을 통해 일반 애호가들에게 알려져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이러한 지역의 다양한 판소리 스펙트럼을 통해 전라북도 전통예술의 우월성을 알리고 있다. 또한, 지역의 창의 융합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폭넓은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데 남원 춘향제, 전주대사습놀이,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같은 지역의 축제와 협업하며 수준 높은 판소리의 향유와 전승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듯 국립민속국악원은 국악의 종주로서 해야 할 역할과 더불어 특화된 전라북도의 판소리 무형 문화자산을 중심으로 지역의 문화 균형발전, 국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2.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 설립 후 7년이 되는 19999. 전라남도 진도에는 남도의 예술 발굴·전승, 국악의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 등 특화된 남도 전통예술 진흥을 위해 국립국악원 분원의 설립이 추진된다. 이후 2000년 논의된 신명나는 국악마을이라는 건립 기본 계획을 토대로 20043월 임회면 귀성포구에 청사를 신축하면서 본격적으로 남도 음악의 과거를 아우르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전라남도 진도군은 다양한 전통예술이 존재하며 그에 상응하는 향유층 또한 타 지역에 비해 많고, 정부와 전라남도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 또한 인구와 지역 대비하여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립남도국악원을 설립하는 중요한 정책적 방향에 도움을 주었으며, 향유와 전승을 통해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하여 국내·외 전통 및 현대적인 공연 페스티벌 개최 등 전통예술 보급의 소중한 초석이 되었다. 더욱이 진도아리랑, 진도씻김굿, 진도북춤 등 지역명이 포함된 예술 작품은 특화된 남도음악 보전과 전승·공연예술 국립기관 거점을 두기에 충분한 요건으로 작용하였으며, 섬이라는 지리적 천혜는 지역 문화관광사업과 연계된 국악 연수, 교육의 특화된 사업 명분을 얻게 되고, 그러한 정책은 분원으로서 충분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예측과 결과를 갖게 된다.

 

국립남도국악원은 타 분원과 달리 숙박시설을 갖춘 건물을 독자적으로 구비하고 있다. 분원 총 부지 면적 112,200, 연면적 9,523속에 14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숙박동인 사랑채를 만들어 교육과 체험의 업무를 다양하게 수행 중이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지역의 인구수와 지역의 열악한 거리 조건 속에서도 애호가와 연수생의 수가 전라북도의 국립민속국악원과 부산광역시에 있는 국립부산국악원보다 많았으며, 특히 교육 및 체험 횟수는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의 두 배 근사치로 나타났다. 이는 다양하고 폭넓은 계층의 수요자가 전라남도 진도라는 특화된 장소를 선택한 것이며 그러한 수요자를 대응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정책적으로 잘 예측이 되어 건립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립남도국악원은 국악교육과 체험, 굿 음악을 활용한 서남부권의 문화예술 관광자원 창출이란 목표를 두고 굿 음악의 공연, 학술회의 등을 주최하여 독자적인 기능의 효율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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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국악원 사랑채 정경

 

 

3. 국립부산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은 전국의 세 곳 분원 중 호남의 두 곳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경상도에 건립된 지역의 국립국악원이다. 근대 국립국악원의 최초 설립 장소가 전쟁 중이었던 1951년 부산의 용두산 공원이었다는 사실로 부산은 국립국악원 설립 명분을 얻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는 의미가 뒷받침되어 충분한 분원의 조건을 갖추게 되지만, 예산과 정책적인 여러 사항이 맞물려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못하고 뒤늦게 200810월 부산광역시 연지동에 세 번째 분원을 설립하게 된다. 특히 당시 영남지역 최초의 국립국악원은 부산의 국악인을 비롯해 문화예술인, 정치경제인사, 시민단체 등 많은 시민의 뜻을 모아 건립이 추진되었는데, 지역의 균형발전, 부산·영남의 전통예술 발굴, 보존이라는 취지가 정부에 전해져 그 뜻을 실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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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정경

 

 

국립부산국악원은 중앙과 지방 전통예술의 균점화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설립 공약과 정책을 낸다. 먼저 아시아 태평양권 문화예술 도시의 역할과 지역 전통예술의 창조적 계승발전, 공연브랜드의 개발, 부산시민의 전통예술 공유 및 향유, 교육, 체험 등 차별화된 주제로 공약과 정책을 계획하였으며, 국제 해양관광도시로서 아시아 태평양 공연예술 거점을 위한 특화된 주제로 사업도 추진하였다. 부산은 국내에서 해외 크루즈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며, 지리적 위치와 자연적 환경, 역사적 명소 등 국내·외 관광객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국제 해양관광도시이다. 이에 국립부산국악원은 국, 내외 관광객 대상으로 우리 전통예술을 널리 소개하고, 한류에 이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광객 전용 공연프로그램을 개발하였으며, 그러한 기반을 통해 특화 역점 공연사업으로 현재도 추진 중이다.

 

현대의 전통공연예술은 각각의 특색을 지닌 지역성과 정체성이 존재하는 전통 콘텐츠에 의해 재창조되고 있다.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한 방법으로 국립국악원 분원의 건립은 중요한 국가의 문화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강원도, 충청남도, 제주특별자치도 등은 다양한 국가 문화예술 운영기관의 거점 지역으로, 또한 전통공연예술의 허브로 그 전통과 맥을 이어 나가고자 하는 시작점에 서 있다. 지역의 특수성은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세계화에 있어서 중요한 요건이 되며, 고유한 우리 문화유산의 예술적 가치와 더불어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핵심이 된다. 그러므로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한 고른 국립국악원의 설립은 매우 중요한 국가 정책이며,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국민의 숙원이라 할 수 있겠다.

 

국립국악원의 분원 건립은 또한 펜데믹으로 단절된 전통공연예술의 순환과 전승, 경제적. 문화적 난관을 극복하는 포용적 회복 inclusive resilience”의 매개체로 삼을 수 있다. 밝아온 계묘년의 아침, 전방위적인 국가적 예술 전승의 대업, 전통 계승적 가치를 함양시키는 중요한 시작은 지금부터이다. 국민 모두 전통문화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대한민국 국격을 함께 더욱 높여야 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

 

 

전통문화 칼럼니스트 소개

 

김용호 / 한국학 박사(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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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를 졸업하고 사범대학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던 중 판소리에 심취되어 전주로 내려가 이날치의 증손녀 이일주 명창에게 춘향가를 배웠다. 박종선 기악 명인에게 아쟁을 배워 1999년 춘향제 전국국악대전 기악부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이며 서울시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 이수자이다.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및 표현활동지원 대상자전통음악부문에 선정되었으며 2010년 독자적인 '아쟁' 주제 논문으로 한국 최초 아쟁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수년간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원 한국 전통음악 Master Class와 연주회의 일원으로 참여하였고 주러시아 한국대사관과 차이콥스키음악원 간 MOU 성사에 일조하여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체계적인 국악교육과 연주회를 시행했다. 경북도립국악단 악장, 국립부산국악원 초대 악장, 국립남도국악원 악장, 대구시교육청 대구예술영재교육원 음악감독,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을 역임했으며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주대사습청 운영위원, 전북일보 문화칼럼니스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심사위원, 예술경영지원센터 정부시상지원 현장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논문 / "전통예술공연 예술단체 활성화의 도정과 모색"(국회),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한 국립충청국악원의 역할"(세계음악학회), "거문고 명인 강동일"(완주문화재단) 외 다수

# 저서 / "박종선류 아쟁산조"(은하출판사), "산조아쟁의 이론과 연주"(부산문화재단), "박대성류 아쟁산조 연구"(부산문화재단), "아쟁교본"(전북도립국악원)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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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1월22일 09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1월21일 19시22분
  • 검색어 태그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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