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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윤리원칙, 그 다음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12월0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04월05일 10시18분

작성자

  • 윤기영
  • 한국외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미래전략연구소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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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1월 28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메타버스 윤리원칙은 3대 지향가치와 8대원칙으로 구성되었다.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도출하기 위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을 중심으로 12명이 연구반을 구성, 전국에서 만 20~69세에 속하는 2,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시민 인식 조사,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 민관 TF’ 등 의견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다.

 

메타버스 윤리원칙의 필요성은 일단 환영한다. 이에 대해서 몇 가지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 우선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간단히 소개하고 논의 사항을 다루겠다. 논의사항으로는, ‘산업 진흥을 먼저 해야 하지 않는가?’, ‘미래 기술인 메타버스 윤리원칙은 미래예측 기반으로 도출해야 하지 않는가?’, ‘메타노믹스에서 윤리원칙을 도출할 수 있지 않은가?’, ‘독과점이 예상되는 메타버스에 대해 대항적 윤리원칙을 도출해야 하지 않는가?’ 등이다. 하나씩 나누어 풀겠다.

 

메타버스 윤리원칙


메타버스 3대 지향가치는 ‘온전한 자아’, ‘안전한 경험’, ‘지속가능한 번영’이다. 메타버스 참여자 및 이해관계자 등이 메타버스가 가져올 정치, 경제 및 사회적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의미한다. 8대 실천원칙은 진정성 등이다. 각각의 원칙은 개념과 참여자 및 이해관계자의 역할로 요약되어 있다. 8대 실천원칙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8대 실천원칙과 그 개념을 아래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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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지향가치와 8대 실천원칙은 당연한 원칙의 나열이며 지나치게 선언적이다. 이러한 유형의 원칙은 법령이나 종교적 계율이 아니고, 추상성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 다만 개개의 원칙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당연함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국제노동조합연대회의의 윤리적 인공지능 10대 원칙을 참고하면 원칙이라는 것이 충분히 구체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호주의 인공지능 원칙의 구성 형식과 항목은 메타버스 8대 실천원칙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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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진흥이 먼저이지 않은가?


메타버스 윤리원칙은 자칫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 메타버스 경제 전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보다, 산업을 먼저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있다. 수긍이 간다. 그런데 메타버스 윤리원칙과 산업진흥은 병행 가능하다. 

이번에 발표된 메타버스 윤리원칙은 메타버스 쓰임새 중 일부에만 국한되어 있다. 뒤에서도 논의하겠으나 메타버스 쓰임새의 대다수는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 세계와 연관이 있다. 매킨지가 제시한 대표적 메타버스 쓰임새 12 개 중 10개가 그렇다. 쓰임새 10 개는  에너지와 자원, 하이 테크, 자동차와 기계 및 조립, 의류와 신발 등 도소매, 보험과 금융, 보건과 공공분야, 전문 서비스, 운수와 물류, 텔레콤, 건설로 메타버스 윤리원칙과 관련성이 없지는 않으나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8대 원칙 중 개인정보 보호는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정보시스템 전체에 적용될 원칙이다. 포용성 원칙을 메타버스에서 강조할 필요가 없다. 메타버스 기술로 포용성이 확대될 것이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디지털 성형을 통해 인종은 희미해질 것이며, 국적은 무의미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포용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포용성으로 경제적 가치가 커지는 상황에서 굳이 8대 원칙에 포함할 필요가 있었을까? 

메타버스가 인간의 인지구조와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메타버스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서둘러서 논의하는 것이 맞다. 오랜 기간 메타버스로 인한 영향도를 실험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두어야 한다. 이는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한다. 이와 병행하여 메타버스 산업진흥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메타버스 산업진흥과 관련해서는 메타버스 성숙시점과 생태계 및 메타버스 쓰임새와 메타노믹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메타버스는 다양한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융합한 플랫폼이다. 이들 기술 생태계 관점에서 한국사회의 산업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 메타버스 성숙시점을 고려하여 3단계 정책 및 전략 시계(Three Horizons)로 산업진흥 국가전략 및 기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메타버스 쓰임새와 메타노믹스의 확대를 고려하여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 전략과 기업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메타버스 윤리원칙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입장은 윤리원칙이 규제로 진화할 것에 대한 걱정이며, 국가의 에너지가 초점을 잃어버릴 가능성에 대한 기우다. 규제가 된다면 역차별이 될 것이다.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의 규제가 우리나라 메타버스 기업의 발목만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경쟁력 있는 메타버스 기업은 한국을 탈출하여 실리콘 밸리 등으로 옮길 것이다. 따라서 관련 당국이 그 정도는 충분히 예상하고 윤리원칙을 선제적 규제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을 희망한다.

 

정리하자면 윤리원칙을 지금 도출하는 것은 충분히 동의할 만하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구체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지금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논의하는 것은 이르지 않다. 메타버스 산업 진흥은 필요하며 시급하다. 그런데 메타버스 기술적 성숙도를 보았을 때, 메타버스 산업 진흥과 관련해서 전략을 위한 전략, 정책을 위한 정책의 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윤리원칙이 규제로 전환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희망한다.

 

메타버스 미래 시나리오에서 윤리원칙을 도출해야 하지 않는가?


메타버스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보았으나, 2022년 12월 현재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2021년 10월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2022년 1월까지 유지되었으나,그 이후 급격하게 줄었다. 아래 그림은 구글 트렌드에서 조회했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 추이를 도표로 표현한 것으로, 지식 소비자의 관심 추이로 해석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의 급격한 하락은 메타버스 기술 성숙도가 기대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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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2021년 10월 28일 사명을 메타로 바꿨다. 구글 트렌드에서 메타버스에 조회가 급증한 시점이 페이스북이 메타로 바꾼 때다. 페이스북, 지금은 메타의 주커버그는 메타버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메타는 2014년 3월 25일 당시 벤처 기업인 오큘러스를 23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오큘러스는 2012년 설립된 법인으로 가상현실 기기 개발 기업이었다. 메타는 가상현실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했다. 관련 기업을 합병했고,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가상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 2를 300달러에 못 미치는 299.99달러에 판매했다. 

 

오큘러스 퀘스트 2의 사양은 1992년 닐 스티븐슨(Nie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의 가상현실 게임 플랫폼인 ‘메타버스’ 사양보다 높다. ‘메타버스’의 기술적 사양은 한 눈에 2K 해상도, 주사율은 72Hz이다. 오큘러스 퀘스트 2의 사양은 한쪽 눈에 1832 ×1920의 해상도, 주사율은 120Hz에 달한다. 해상도 2K는 1920 x 1080 혹은 2048 x 1080의 해상도를 의미하므로, 오큘러스 퀘스트 2는 ‘메타버스’보다 대략 2배 높은 해상도와 70% 이상의 주사율을 가졌다. 메타는 하드웨어에만 투자한 것은 아니다. 가상의 공간에서 회의하고 일할 수 있는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 Workrooms) 플랫폼을 개발했고, 게임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를 출시했다. 아바타가 사용자의 표정을 인지하고 따라 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기 위해 손으로 컨트롤러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메타버스의 기술적 성숙은 아직 멀었다. 

 

메타버스에 사운을 건 메타는 지난 11월 9일 전체직원의 13%에 달하는 11,0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메타가 메타버스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그 성과는 가시적이지 않았다. 언제 투자가 회수될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메타의 주주는 주커버그에게 구조 조정을 요구했다. 메타가 대규모 해고를 한 이유다. 호라이즌 워크룸 안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효율성이 낮았고, 아바타는 2000년대의 게임 캐릭터에 불과했다. 가상현실 기기를 장시간 착용하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고 눈을 피로하게 하며, 해상도는 아직 낮아서 글을 읽을 수 없으며, 시야각은 좁고, 컨트롤러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메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증강현실 안경을 준비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 2020년에 2022년 증강현실 안경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으나, 2021년이 되어서는 2023년으로 연기되었고, 2022년에는 2024년으로 그 출시가 연기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어느 정도 쓸모 있는 증강현실 안경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중앙처리장치와 그래픽처리장치의 소형화, 낮에도 충분히 밝은 해상도 높은 투명 디스플레이 장치, 소형에 고용량 배터리, 공간을 측정하는 센서, 공간 컴퓨팅을 위한 소프트웨어 등이 필요하다. 애플이 증강현실 안경 개발이 초기 계획보다 순조롭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애플이 증강현실 안경을 출시한다 하더라도, 그 품질이 기대보다 낮을 위험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2016년 최초로 가상현실 기기가 상용화되었으나 2022년 현재에도 해상도, 시야각 등에서 여전히 부족한 것을 고려한다면, 증강현실 안경이 현재 수준의 가상현실 기기 수준까지 올라가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주커버그는 가상현실에 대해 ‘2020년에 대중화되지 않을 것이나, 2030년 이전에는 대중화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하나인 피더블유씨(PWC)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로 인한 시장의 규모가 2030년 전세계적으로 1.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미래기술에 대한 분석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둔 투자 자문사 아크인베스트(Ark Invest)는 그들의 2021년 보고서에서 2030년이 되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기가 스마트폰 수준으로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기업인 매킨지(Mckinsey & Company)는 2022년 ‘메타버스 속에서의 가치 창조(Value Creation in Metaverse)’ 보고서에서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보다 보수적인 전망도 있다. 기술 미래예측 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2022년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충분히 성숙하는 데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조사했다. 2032년 이후에나 메타버스가 충분히 성숙한다는 의미다. 미래와 관련된 뉴스를 전하는 인터넷 매체 퓨처리즘(Futurism)은 2016년에 실린 기사에서 2038년이 되면 완전한 몰입형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보았다. 

메타버스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메타버스 윤리원칙이 필요한 때는 생각보다 먼 미래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논의하기에 적당한 시점이 먼 미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논의하는 것은 필요하며 의미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타버스가 어떻게 진화할지 이해해야 한다. 

 

메타버스의 미래를 더듬는 방법으로는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시민의 이해는 주로 메타버스를 소재로 하는 영화나 소설, 만화 등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런데 이들 소설은 흥행을 고려해야 한다. 자극적이기 위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과장하는 반면 지루하고 진중한 대안에는 관심이 없다. 로봇 3원칙 1)이 공상과학소설 3대 작가 중의 한 명인 아이작 아시모프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공상과학 영화 등에서 윤리원칙을 도출하는 것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메타버스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의 쓰임새, 메타버스 기술 생태계의 성숙 방향과 메타버스 미래 시나리오로 접근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2007년 ‘메타버스 로드맵’ 보고서에서 제시된 증강현실,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가상현실, 미러 월드(Mirror World)는 메타버스 4대 유형이 아니라 메타버스 미래 시나리오다. 최근 메타버스 시나리오 중 일부는 독점과 과점, 전반적 활용과 일부 활용을 기준으로 네 개의 미래 시나리오가 제시되었다. 

 

메타버스는 인간의 경험과 인지에 대한 영향과 관련된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가 탈진실 사회(Post Truth Society)를 가져왔다면, 실감 메타버스는 탈경험 사회(Post Experience Society)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이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이나 개발자나 운영자 및 참여자가 회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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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윤리원칙에는 탈경험 사회에 대한 경각심이 포함되어야 한다. 수전 그린필드가 지적했듯,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인지에 회피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 메타버스가 주는 무한한 자유와 가능성은 동시에 인류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위험을 안길 수 있다. 개발자와 운영자가 자제하고 이용자가 절제한다고 해서 회피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과 경험 및 체험에 대해 성찰하고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문화와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메타노믹스에서 윤리원칙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메타버스가 중요한 이유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으나 메타버스로 인한 경제를 메타노믹스라 한다. 메타노믹스의 규모는 2030년 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메타노믹스의 경제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정치·경제·사회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메타노믹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블룸필드(Bloomfield)는 메타노믹스를 메타버스 속의 경제학적 연구로 정의하고, 메타노믹스의 유형을 실감 연구, 증강 연구, 실험연구의 세가지로 나누었다. 메타노믹스를 메타버스 속의 경제나 경제 체계로 정의한다면, 메타버스 공간 속의 경제인 실감 경제와, 현실 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한 증강 경제로 메타노믹스의 유형을 줄일 수 있다. 실감 경제는 게임 속에서 아이템을 얻고 그 아이템을 블록체인 암호 화폐로 거래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증강 경제는 메타버스 공간 속에서 자동차를 설계하거나,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원격근무 수행하는 것 등을 뜻한다.

 

메타노믹스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분야는 증강경제다. 매킨지의 2022년 보고서는 메타버스의 쓰임새를 12개 제시했는데 그 중 실감 경제에 해당하는 분야는 두가지에 불과하다. 하나는 여행이며 다른 하나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다. 그 중 여행은 증강경제와 연계될 수 있으므로 순수한 실감경제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외에 매킨지가 제시한 메타버스 쓰임새는 앞에서 언급한 에너지와 자원, 하이 테크, 자동차와 기계 및 조립을 포함하여 10가지이다.

 

메타버스는 기업이 직원을 채용하는 관행과 원칙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가 충분히 성숙한다면 현장 근무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격근무가 일상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의 직장 동료의 옅은 미소와 작은 눈꼬리의 변화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감지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은 굳이 특정 지역에서 직원을 뽑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융합과 교류는 물리적 공간보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메타버스로 인한 원격근무의 대중화는 기업뿐만 아니라 직원에게도 이익이 된다. 이에 더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되기도 한다. 메타버스로 인한 위기는 일자리의 위기가 될 수 있다. 기업은 혁신성 향상, 시장 확대, 이윤 제고를 위해 범지구적 원격근무와 직원채용을 시도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지구생태계와 이윤에는 득이 되나 재능과 낮은 임금을 찾아 전세계에서 직원을 고용할 것이다. 삼성과 현대는 한국의 삼성과 현대가 아니라 글로벌 삼성과 현대가 될 것이다. 구글과 아마존 등의 글로벌 기업은 한국에서도 직원을 일부 고욯할 것이나 재능있고 창의적이며 낮은 임금을 줘도 되는 개발도상국에서 직원을 찾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제품 생산성, 콘텐츠 생산성 및 지식 생산성 모두를 높일 것이다. 이는 지식 반감기를 단축할 것이며, 부의 이동을 경직하게 할 위험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반이 쓸모 없어지거나 혹은 틀려버리는 기간의 단축은 세대간 지식 디바이드와 디지털 디바이드를 심화하게 할 것이고 이는 세대갈등의 심화로 이어질 것이다. 메타버스는 정치·경제적 위험을 높일 것이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한국사회는 이러한 암울한 경로를 밟을 위험이 크다. 따라서 메타버스 윤리 원칙은 메타버스로 인한 지식 디바이드와 디지털 디바이드를 어떻게 낮출 것인지, 일자리가 낮은 임금을 찾아 이동하는 데 대해 사회공동체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독과점이 될 메타버스에 대항적 윤리원칙을 도출해야 하지 않는가?


메타버스는 다양한 하드웨어 기술,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가 융합된 플랫폼이다. 여기서 플랫폼이란 다양한 기술요소가 결합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상의 인프라를 의미하지 않으며, 경영학에서의 비즈니스 모델 패턴 중 하나인 양면시장 혹은 다면시장을 뜻한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다면시장 혹은 양면시장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독과점의 특징을 지닌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융합 플랫폼으로 독과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메타버스는 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의 길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메타버스가 인터넷과 같은 경로를 밟아 지식의 공유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낮다. 메타버스가 융합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메타가 사실상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싼 가격에 오큘러스 퀘스트 2를 시장에 공급한 이유는 시장을 독과점하겠다는 의도다. 

 

메타버스가 독과점화된 세계에서 한국은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메타버스가 융합된 플랫폼으로, 현재상태가 지속된다면 한국사회는 가상현실 기기나 증강현실 안경 제조기업이나 혹은 특정 부품을 제공하는 정도에만 머물 것이다. 삼성전자가 증강현실 안경의 미래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특허취득과 유튜브 동영상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 메타버스는 융합 플랫폼이다. 하드웨어 기술만 가지고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유의미한 지분을 주장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메타버스가 세계적으로 독과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질서가 다극화되면서 블록경제와 국가자본주의가 융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도 지역별로 분할된 인터넷인 스플린터넷(Splinternet)으로 퇴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메타버스도 통합된 메타버스가 아니라 지역별로 분할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나 우리나라 기업이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을 만들거나 혹은 지분을 주장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의 독과점에 대응한 한국사회의 메타버스 윤리원칙은 글로벌 공유여야 한다. 미국, 중국을 제외한 국가 그룹에서 메타버스 표준을 선도하는 것도 전략 대안의 하나가 된다.

 

결론


지금부터 메타버스 윤리원칙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메타버스 윤리원칙으로 메타버스가 가진 미래의 변화, 메타노믹스의 확장과 독과점 등에 대응할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또한 메타버스 윤리원칙이 공상과학소설의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지울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메타버스 윤리원칙의 상당부분은 공허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메타버스의 주요 쓰임새는 증강현실에 있다. 가상현실은 메타버스의 작은 부분이다. 물론 일부라 하더라도 다중 정체성으로 인한 자아 상실과 자아 혼돈의 위기는 현실화될 것이다. 실감 메타버스 공간에서 새로운 형태의 범죄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모두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에서 전망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이외에도 더욱 중요한 위기가 존재한다. 앞에서 이를 일부 설명했다. 메타버스 윤리원칙은 이를 반영해야 한다.

 

메타버스 윤리원칙으로 법적 규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정부 당국이 그 정도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현재의 기술이 아니라 10년 내외의 먼 미래인데 메타버스에 대해 규제제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메타버스 산업진흥을 위한 전략과 정책 수립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미래 산업에 대해 현재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산업진흥은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찾는 꼴일 수 있다. 메타버스 산업진흥을 위한 전략을 위한 전략, 정책을 위한 정책의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매킨지의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030년 5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메타버스의 의미로 보았을 때 메타노믹스의 규모는 상당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로 가져온 ‘통 속의 뇌’로 인류 개개인의 경험, 인지, 자아정체성 형성, 가족과 친구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아나키즘의 터전이 되는 동시에, 가상 공간에서의 디지털 국가나 글로벌 거버넌스 형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메타버스 윤리원칙, 앞으로 10년의 논의를 위한 유의미한 첫 걸음이다. 논의의 확장, 미래에 대한 폭 넓은 전망, 사회공동체와 메타버스의 공존, 한국사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원칙 수립, 산업진흥과 연계한 윤리원칙 수립 등을 위한 첫 걸음이다. 이제 다음 발자국을 준비하고 내딛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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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봇 3원칙은 아시모프의 1942년 소설 ‘Runaround’에 처음 등장한다. 로봇 3원칙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다수 제작되었다. 로봇 3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혹은 부작위를 하여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단, 영 번째 원칙을 위배할 때는 예외로 한다. 두 번째 원칙, 로봇은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단 이러한 명령이 영 번째 원칙과 첫 번째 원칙을 위배할 때에는 예외로 한다. 세 번째 원칙, 로봇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단 그러한 보호가 영 번째와 첫 번째 및 두 번째 법칙에 위배될 때에는 예외로 한다. 아시모프는 이후 로봇 3원칙을 일부 수정하여 3원칙에 앞서는 영 번째 원칙을 추가했다. 영 번째 원칙,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혹은 부작위(不作爲)를 하여 인류가 스스로를 해하도록 해서도 안된다. 영 번째 원칙과 관련이 있는 공상과학 영화는 윌 스미스가 주연한 2004년 잘 ‘아이로봇(I, Robot)’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아시모프의 ‘마이로봇’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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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기사 :(SPRi 보고서)주요국 메타버스 정책과 시사점 https://www.ifs.or.kr/bbs/board.php?bo_table=research&wr_id=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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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12월0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04월05일 10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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