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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을 구분 못하는 정치 시장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7월16일 14시43분

작성자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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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정치시장이 대통령 되고 싶은 사람들로 넘쳐흐르고 있다.

이렇게 시장에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국민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상품들의 성능에 대해서 선택권자인 국민들이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 하는 데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능에 문제가 있는데 감독기관을 어떻게든 잘 설득하고, 홍보를 잘해서 소비자들의 눈을 묘하게 속여 대박을 친 상품들이 시장에 넘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문제가 터진 자가진단키트가 그런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어떻게 이런 엄청난 부작용을 안고 있는 진단키트가 치약처럼 편의점에서 잘 팔리게 됐겠는가?

 

정치시장도 마찬가지다. 오늘 현재까지 주로 자천으로 대통령직에 뜻을 둔 것으로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사람들이 20여명이 넘는다.

 

대통령직이라는 것이 이렇게 누구든 할 수 있는 쉬운 일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최소한 현직 대통령보다는 잘 할 수 있겠다고 하는 마음들일까?

 

그들 한 분 한 분에 대해서 시장의 구매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TV, 신문, 유튜브 등을 통해서 보고 읽은 그분들에 관한 뉴스가 전부 아닐까?

 

정치에 뜻을 둔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가장 친한 척 지내고 싶어 하는 직업의 사람이 소위 정치부 기자, 정치 평론가, 여론조사기관들이다.

 

이들이 상품 홍보시장으로 치면 광고 매체들이다. 특정 인기인을 모델로 쓴 상품이 상품 성능과 큰 상관없이 시장에서 잘 팔리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정치부 기자나 정치 평론가, 그리고 여론조사의 눈이라는 광고 매체를 통해서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들이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만드는 셈이다.

 

그런데 여론조사의 결과는 한 사람의 인지도가 결정하지, 그 사람의 능력, 덕목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윤석열의 오늘은 추미애가, 최재형의 오늘은 여당 친문 강경파 의원들이, 두 사람을 융단 폭격하면서 지명도를 높여줘서 가능하게 됐고, 이재명은 성남시에서의 청년 기본소득을 보수신문들이 집중 비판하여 지명도를 올려줘 가능하게 됐다고 본다.

 

정치인들은 지명도를 올리기 위해 자기 부고(訃告)만 빼고, 형사범 혐의로라도언론에 회자되기를 원한다고 한다.

 

대통령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직을 잘 해낼 수 있기 위해서 한 사람이 어떤 덕목과 능력을 구비해야 하고, 또 어떤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은 오로지 소수의 전문가들이 할 뿐이다.

 

그런데 이들의 딱딱한 분석적 목소리는 홍보 기술자들의 대중성 있는 감성적 언어의 홍수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특히 대중의 클릭 숫자를 중요시하는 각종 언론 매체들의 보도 성향은 메마른 분석보다는 축축한 감성의 자극적 언어를 선호한다.

 

시장에서 상품을 선택할 때, 상품의 질보다 포장에 현혹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성교제 시 성품보다는 얼굴과 몸매에 혹하는 경우가 흔한 현상과 유사하다. 정치 시장도 비슷하다.

 

대통령직에 뜻을 둔 사람들은 자기 스토리를 매력 있는 포장으로 치장하여 언론 매체 종사자들의 입과 글을 이용하여 대중에게 퍼뜨린다. 때로는 드물게 주문형 여론조사도 불사한다. 그 내용도, 포장도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정치 시장의 관심과 선호가 바뀜에 따라 스토리도 급조되고 포장지 디자인도 바뀐다.

그래야만 지명도가 높아진다. 요즈음 신문광고보다 포탈 광고를 선호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 스토리의 사실 여부, 그 포장의 과대 여부에 관해서 따지고 살펴보는 정치 소비자들이 얼마나 될까? 해방정국에서, 친일파가 독립군 출신으로 스토리로 만들어 인기 있는 정치 상품으로 등장한 인간 군상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경제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20여명 가운데 국가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직이나 저서를 내세워 스토리를 만들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웃음이 나온다. 그 전직에서 그가 어떤 판단을 어떻게 했고, 특정 이슈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 쉽게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누구의 저서는 주로 누가 써줬는지 알고 살펴보면, 곧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잘 모른다. 그런데 정치시장은 대중에 의해서 움직인다. 증시가 찌라시 정보에 의해서 영향받는 현상과 유사하다. 근거 없는 네거티브가 유효한 정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한 나라의 정치는 국민의 현명한 선택 능력에 따라 그 수준이 달라진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인물 정보가 필요하다.

 

정치소비자보호 시민기구를 추진하면 어떨까?

이것도 진영으로 갈라질까?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까?

참으로 답답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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