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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빠리 구석구석 돌아보기 (25)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1월18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1월17일 17시42분

작성자

  • 김도훈
  •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산업연구원장

메타정보

본문

빠리도 폭염입니다. 낮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니 햇볕 아래 나가기만 해도 살갗이 타는 느낌입니다. 내일 모레 계속 40도를 오르내린다 하니 겁도 나네요. 나이가 좀 든 사람은 신나는 일이 있더라도 자제를 할 줄 알아야 하나 봅니다. 어제 나무 보는 일이 즐거워서 그만 염천에 2만보 가까이 걸어버려서 오늘 아침 일어나니 몸이 몹시 무겁네요. 움직이기도 싫을 정도로. 그래도 구석구석 돌아보기 프로젝트는 계속해야지요.

 

그리고 오랫동안 미루어 왔던 샹젤리제 거리와 루브르 중간 쯤에 있는 그랑 빨레 (Grand Palais)와 쁘띠 빨레 (Petit Palais) 돌아보기를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들른 쁘띠 빨레란 곳이 (그랑 빨레는 다른 준비로 닫았네요.) 천장도 매우 높고 은은하게 에어컨도 켜진 상태라서 이 더운 날씨를 견뎌내는 데 가장 이상적인 곳이었습니다. 더구나 처음 들른 전시관은 빠리 시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인데 무료 입장이라서 더욱 금상 첨화. 조각과 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이곳을 들르면 물만나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이제 공식입니다. 건물과 저희들 사진 몇 장 담습니다. 처칠 상은 쁘띠빨레를 나와서 다리를 건너러 갈 때 공원에서 만나서 슬쩍 한 컷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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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이곳은 과거 1900년대 초기에 빠리시가 빠리의 온갖 거리와 공원 등에 조각들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많은 조각가들에게 참으로 많은 일을 부탁하던 시대에 청동상을 만들기 위한 기본 석고상들을 조각가들로부터 걷어들여 보관해 둔 석고상들 위주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석고상들은 때로는 빠리가 이후의 전쟁 등으로 불타는 동안 거리의 청동상들이 녹아내려 없어져 버린 경우도 있으므로 유일하게 남은 원본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수준 낮은 미적 감각에 걸려든 조각 몇 가지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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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료 전시를 관람한 뒤 박물관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식당에서 간단한 샐러드와 빠스타로 점심을 마치고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재충전을 했습니다. 저도 시원한 곳에서 돌아보다 쉬고 돌아보다 쉬고를 반복했더니 많이 회복되었네요. 그리고 오늘의 클라이맥스 특별 전시인 'Paris Romantique (낭만주의 시대의 빠리) 1815-1848'전을 보기로 했습니다. 특별 전시는  유료. 이 특별 전시와 쌍으로 전시되고 있는 독일 낭만주의 전시도 함께 보려면 각자 3유로씩만 더하면 된다는 권유에 오케이했습니다. (그래서 1인당 16유로를 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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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Romantique 전은 기본적으로 루이 14세가 베르사이유로 떠나버린 이후의 빠리에서의 문화적 변천을 요약하고 있는 셈인데, 1. 튈르리 궁전 시대 (당시 루브르 궁을 이렇게 불렀나 봅니다.) 2. 빨레 루아얄 시대 3. 다시 루브르로의 복귀 4. 노트르담 대성당 시대 5. 1830년 혁명시대 6. 라틴 구역 시대 7. 앙땡 쇼세 시대 8. 그랑 불르바르 시대 등으로 전개되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한국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주제와 인물/화가/작가/음악가 등이 등장하고, 저희들이 지금까지 돌아본 여러 지역의 옛 이야기도 곁들여져서 저희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신 사진을 찍어대며 즐겼습니다. 그것도 시원한 곳에서 말입니다. 어쩌면 빠리 구석구석 돌아보기 시리즈 중에서 최고의 날을 보낸 셈이지요.

일일이 다 설명드릴 수는 없고 해서 몇 가지로 나누어 사진 좀 실어 봅니다.

먼저 빨레 루아얄과 루브르 시대의 몇 가지 사진. 일전에 빨레 루아얄을 들렀을 때 이곳 바깥 건물을 부띠끄들에 분양해서 아케이드로 만들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와 관련한 그림 사진 몇 장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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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나폴레옹과 그 이후의 1830년 혁명 등의 그림과 조각들입니다. 방돔 광장의 원형 구조물의 축소판도 볼 수 있고, 바스티유 광장의 구조물 축소판도 있으며, 혁명 이후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밤의 축제 그림도 있습니다. 개선문 그림과 나폴레옹 무덤 만드는 설계도 그림도 있네요. 흰 석고 부조는 프랑스 국가의 제목인 La Marseillaise를 부르며 출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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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림 올리기는 잠깐 멈추고 이곳을 찾은 많은 빠리 시민들의 모습들을 담고 싶습니다. 이곳에서도 어린이들을 지휘하며  데리고 온 그룹들을 둘이나 만났습니다. (사진은 석장: 이런 전시회에도 어린이들을 데려와서 교육시키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용납될지요?) 그리고 진지하게 전시 설명 내용을 컴퓨터로 혹은 화면 조정기로 살피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리를 약간 절면서 딸과 함께 온 할머니의 전시에 관심이 가득한 형형한 눈빛은 차마 정면 사진으로는 담지 못하고 뒷모습만 찍었습니다. 이런 빠리 시민들의 - 나아가 프랑스 사람들의 - 크고 작은 전시회들에 대한 전폭적인 사랑이 문화대국 프랑스를 만드는 힘이라고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밖에 세그웨이를 타고 온 그룹 사진은 그냥 재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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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시 내용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저희가 며칠 전 걸었던 그랑 불르바르가 만들어지던 시대의 얘기는 역시 연극, 공연 등을 묘사한 그림과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저희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끈 전시물은 Dantan이란 조각가가 희화적으로 만든 배우들의 모습들이었습니다. 오페라 극장의 그림과 스땅달, 듀마의 초상화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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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노트르담 대성당 시대. 빅토르 위고의 작품 Notre Dame de Paris의 첫 금장 출간 책 원본과 그 첫 페이지 그림 그리고 책 내용과 관련된 그림 등이 당연히 주목을 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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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시대는 뒤이지만 플로베르 시집의 필사본 원본 사진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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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특별 전시 기획팀은  빠리가 이 시대에 정말로 낭만주의를 논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많은 외국 음악가들의 빠리 진출을 허용했고 그 활동 덕분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그래서 쇼팽, 리스트, 그리고 베를리오즈 등의 악보와 초상화들이 소개되고 있고, 당시의 피아노 한 대도 놓여 있었습니다. 쇼팽의 애인 조르주 상드의 초상화도 함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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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림들을 실어야지요. 참으로 많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상설 무료 전시와 특별 전시 모두에 그림이 정말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그 중에서 이제는 모두가 익숙한 인상파 화가들 그림 몇 장과 그 직전에 (그러니까 오히려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한 유명한 화가들 그림 몇 개 싣습니다.

먼저 인상파부터. 모네, 시슬리, 세잔느, 드니 등의 작품과 그들이 야외에 들고 다닌 그림도구와 신변도구 등의 사진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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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렘브란트, 도미에, 제리코 등의 작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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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낭만주의 전은 실은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할 위험이 있으므로 전시 기획자들이 프랑스 화가 잉그레스의 몇몇 작품들을 그곳에 함께 전시하는 전략을 펼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을 더 많이 끌어들이자는 뜻이겠지요. 잉그레스 그림 몇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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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곳에서 이 정도의 수준 높은 내용을 담고 있는 전시를 거의 3-4시간 감상했으니 빠리 구석구석 돌아보기 프로젝트의 최고의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의 오를리 공항 실패는 덮고도 남지요. 그런데 그만 옥의 티가 있었습니다. 특별 전시의 하나인 Paris Romantique 전에 들어갈 때는 저희가 산 표를 검표하더니 한 층 아래에 전시하는 독일 낭만주의 전시실로 (잉그레스 그림도 있는) 들어갈 때는 아무도 표 검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무료 전시를 본 사람들도 그냥 무심히 이 전시실을 드나들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나가면서 저희에게 두 전시를 함께 보라고 권유한 표 판매직원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는데, 주변 직원들도 곤란해 하며 그 사실을 인정하는 분위기인데 고집불통인 이 친구는 아마도 견습생이 검표원으로 앉아 있어서 검표를 하지 않았나 보다고 얼버무리며 자기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입니다. 나이도 있고 하니까 그의 동료들도 별로 참견하지 못하는 바람에, 저는 '됐다.' (불어로는 Ce n'est pas grave.) 라고 쏘아붙이고 손사래를 치며 나왔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두번째 기분 나쁜 일이네요. 제가 너무 민감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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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1월18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1월17일 17시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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