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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전쟁과 문재인-아베의 정략, 그리고 한반도 운명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8월03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8월03일 17시05분

작성자

  • 장성민
  •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메타정보

본문

올 것이 왔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온 것일 뿐이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2일 일본 각의(閣議,국무회의 격)를 열어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관련 정령(政令)을 논의한 후 최종적으로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1965년 한일협정 이후 한일관계에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의 경제우호국, 안보우방국으로부터 조금 멀어지게 됐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부터 배제시킨 일본의 입장을 지정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대륙세력 끝자락에 붙어 있는 한국을 해양세력권으로부터 떼어내어 대륙권으로 밀어 넣으려는 전략적 계산의 결과이다.

그리고, 한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미·일 해양세력으로부터 이탈하여 북·중·러 대륙세력권(구공산권)으로 진입하려는 의도된 결과인 것이다. 그래서 보다 엄밀히 말한다면, 과거사 마찰로 촉발된 한·일 간의 무역전쟁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수상(이하 ‘문-베’) 모두가 선량한 양국 국민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속셈과 의도대로 기획한 그 결과물을 얻어낸 것이다.

 

문-베 두 지도자는 서로 정치적 목표는 달라도 자신들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서는 내심 한·일 간의 충돌을 원하고 있었다. 단지 그것을 원하지 않은 절대 다수의 양국 국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협상 아닌 협상, 대화 아닌 대화를 형식적으로만 펼쳐 온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베 두 지도자는 지난 54년 동안 쌓아온 한일 양국 관계의 역사적 발전을 한 순간에 허물어뜨린 몰역사적인 ‘나쁜 지도자’들이다. 그럼 왜 문-베는 한일 양국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외교적 충돌과 무역전쟁을 피하지 않았을까? 결국 핵심은 문-베 두 지도자의 정치적 야심 때문이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한·일 간의 무역전쟁은 두 지도자가 서로 타협할 마음만 있었으면 얼마든지 쉽게 타협하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두 지도자는 타협할 의사도 의지도 없었다. 그래서 서로 버텼다. 아니 보다 엄격히 말해서, 그들은 서로 충돌국면으로 빠져 들기를 내심 바랬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지난 과거사 문제를 의도적으로 긁어 부스럼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미 아물어 가고 있는 역사적 딱지를 왜 굳이 뜯어서 다시 생채기를 내어 그 자리에 소금을 뿌리는 이런 어리석은 일을 했을까?

 

목적은 한 가지였다. 서로 다른 정치적 목표지만 방향은 같은 길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길이 무엇일까? 문의 경우는 미·일 주도의 해양세력권으로부터 빠져 나와 북·중·러 중심의 대륙세력권으로 편입되길 원하고 있었고, 아베의 경우는 어떻게 해서든지 문을 해양세력권으로부터 떼어내어 대륙권으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계산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의 계기’가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지도자는 과거사가 되었든 현재사가 되었든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는 국면을 의도적으로 피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촉발된 한·일 간의 무역전쟁을 과연 경제 영역에만 국한해서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경제 갈등에만 국한해서 보면 되는 그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훨씬 다층적, 복합적, 심층적이며 복잡하게 얽혀 있는 포괄적인 문제가 바로 한·일 간의 무역전쟁이다. 물론 작게 보면 한·일 양국의 경제전쟁에 국한되지만, 좀 더 크게는 북한문제, 통일문제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안보문제, 중국문제, 러시아문제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역내질서, 한미동맹, 미일동맹에 이르기까지 그 파급성은 실로 광범위하다.

장기적으로는 한·일 두 나라의 국가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의 중요한 역사적 변수일 수도 있다. 물론 경제적으로도 결코 작은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자유시장경제체제로 네트워크와 되어 있는 세계화시대에 세계 반도체 시장이 휘청거림으로써 전 세계 모든 반도체 사용 국가들의 경제에도 일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정상적인 자유무역질서와 세계시장경제체제를 교란시키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물론 그 규모와 파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이렇게 본격화된 한·일 양국의 무역전쟁으로 두 나라의 적대적 감정이 한층 고조되면 오늘의 ‘총성 없는 무역전쟁’이 내일의 ‘총성 있는 영토전쟁’으로 확전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상황이 발생되면 한·일 간의 군사적 충돌의 화약고는 어디가 될까? 독도가 될 것이다. 왜 이런 당장 현실화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먼 미지의 역사적 가정을 상상하는 것일까? 그것은 깊이 묻혀있던 과거사 문제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다시 끄집어내어 오늘의 문제로 만들고, 그것을 배경으로 한·일 두 나라를 전쟁상태로 확대해 나가는 어리석은 문-베 두 지도자의 몰역사적인 리더십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한·일 경제전쟁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그럼 문재인 대통령은 왜 한·일 갈등을 키우려는 것일까? 결론은 간단하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보고서가 말해주듯이, 국내 선거용인 것이다. 지난 2년여 동안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에 따른 모든 실패와 참상을 일거에 잠재우고, 내년 4월 총선을 ‘반일 여당과 친일 야당의 대결 구도’로 만들어서 총선 승리를 거머쥔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2021년 대선에서 재집권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겠다는 정략적 계산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문 정권은 국가경제의 존망이 걸려 있는 한·일 양국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끌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현 정권의 선거 전략은 과연 좋은 선거 전략이며 자신들이 기대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당장은 모든 국민들이 일본과의 무역전쟁을 선언하며 일전불사의 비장한 각오를 보인 문 대통령을 적극 지지할 것이다. 그리고 반일감정을 고양시키는 각종 이벤트에 적극 호응할 것이다. 분명 이러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반일 종족주의 퍼포먼스는 8.15 광복절을 맞아 절정에 이를 것이고, 그 흐름에 맞게 8월 한 달은 대통령과 집권당의 인기가 솟구칠 것이다. 어쩌면 몇 주 내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0%대까지 뛰어 오를지도 모른다. 또한 집권 여당과 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보기에 따라서는 내년 총선 구도가 이미 ‘친일 대 반일’의 프레임으로 짜여 진듯한 착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반일 대 친일’카드가 기존에 문 정권이 내년 선거를 위해 애지중지 관리해 온 김정은의 남한 답방카드에 추가됨으로써 총선 승리를 위한 큰 호재를 벌써 두 개나 확보한 셈이 된다. 반미, 반일 감정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현 집권세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의 진영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되고 동시에 반일 종족주의의 외교로 높은 지지율까지 일거에 얻게 된 것이다. 황홀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진짜 이들에게 주어진 행운일까? 대한민국의 외교, 경제가 이들의 정치적 제물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조국 대한민국의 기둥은 주저앉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가 부채와 가계부채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국민의 삶은 나날이 피폐화되면서 생활고는 빠른 속도로 가중될 것이다. 결국 경제 추락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불평은 이 경제 위기를 초래한 원인 제공자에게 집중될 것이다. 그리고 그 타깃을 향해 분노와 화염을 발산할 계기를 찾을 것이고, 다가올 내년 4월의 총선이 그 대대적인 심판의 장이 될 수 있다. 물론 민주적 혁신 없는 지금의 분열된 야당가지고는 이러한 심판도 제대로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해 보이지만.

 

그럼 왜 일본의 아베 총리는 한·일 간의 관계가 경제전쟁으로까지 치닫는 것을 피하지 않았을까? 결론은 한국의 경제적 급성장이 겁이 났고 이에 매우 초조했던 것이다. 많은 일본 조야(朝野)의 인물들을 만날 때마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이 너무 컸다. 이제 외형적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이 별 차이가 없다. 일본에 있는 것은 한국에 다 있다. 한국인들이 일본에 왔을 땐 놀라움이 없는 반면에 일본인들이 한국에 가면 깜짝 놀란다. 한국이 언제 이렇게 발전했느냐고... 언제부터인가 한일 간의 문제가 발생해도 한국인들은 일본 문제에 별 관심이 없다. 일본 사람들은 이제 한국에 별 존재감이 없다. 일본이 이렇게까지 한국에 존재감이 없었던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이제 한국인들은 아예 일본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는다. 언제부터 한국이 이랬나? 한국이 커도 너무 커 버렸다. 1960-70년대 한국은 일본인 관광객들 때문에 서비스 산업이 발전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관광객들 아니면 일본 대마도 같은 곳은 장사를 못한다.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먹여 살릴 정도가 되었으니 정말 한국 대단하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쩌겠나. 이제 일본이 한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을 벌게 된 나라가 되었으니....”

 

바로 이러한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 속에 아베가 왜 한국과의 경제전쟁을 촉발시켰는지에 대한 속내가 다 농축되어 있다. 미국이 중국의 급성장에 두려워하듯이 일본 역시 한국의 급성장이 두려웠던 것이다. 제2차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왜 중국의 가장 큰 대기업인 화웨이(Huawei)를 타깃화 했을까? 화웨이는 중국내 가장 큰 대기업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통신장비업체이다. 일본 역시 한국의 삼성을 타깃화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삼성이 한국에서 가장 큰 대기업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최첨단 반도체 회사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급성장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을 펼치듯이, 일본 역시 한국경제의 급성장을 저지하기 위해서 무역전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구를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향해 똑같이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은 중국의 무역 적자국인 반면에 일본은 한국의 무역 흑자국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같은 대중 무역 적자국이 경제전쟁을 선포하여 자국에 불리한 무역구조를 유리한 무역구조로 재편하려는 시도는 이해가 가지만, 한·일 무역전쟁의 경우는 일본이라는 무역 흑자국이 무역 적자국인 한국을 향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일본의 속셈과 아베의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경제 급성장에 제동을 걸어야 할 적기로 현 시점을 선택했듯이, 일본 역시 한국경제의 급성장에 제동을 걸어야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지금 내리게 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성장의 최대동력인 반도체와 자동차에 제공되는 원천기술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일본과 더불어 한국 경제성장의 후견인 역할을 해 왔던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떼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미국을 일본이 독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일본의 전략의 이면에는 한국을 해양세력 미·일로부터 떼어내어 대륙세력권으로 밀어 넣은 다음, 대륙세력 중국과 해양세력 미국과의 패권전쟁이 격화되어 해양세력이 대륙을 장악할 기회가 왔을 때 한반도를 다시 점령하겠다는 아베의 정한론(征韓論)이 숨어 있는 것이다. 아베는 바로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사상 유례 없이 미일동맹은 강화시키고 있는 반면에 한미동맹은 약화되길 바라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아베의 꿈은 한미동맹이 깨져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이탈하여 중국의 속국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중 패권경쟁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에게 완패당할 것이라는 것이 일본의 판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오판해서 미국이 아닌 중국 편에 서 주는 것이 아베의 간절한 기도 제목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스스로 아베가 바라는 그런 길을 걷고 있다면 아베에게 문 대통령은 어떤 존재로 여겨질까? 토요토미 히데요시처럼 일본의 대한반도 점령을 통한 대륙진출을 꿈꾸고 있는 아베에게 문 대통령은 ‘하늘이 내려준 축복이자 신의 은총’으로 생각될 것이다.

 

아베는 자신의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트럼프와 만날 때마다 수없이 한미관계를 이간질시키는 모략 외교를 펼쳐 왔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결과가 바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다. 한마디로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의 인도양 태평양 진출을 막겠다는 대중국 봉쇄전략이자 아시아 외교의 핵심전략이다. 그런데 이 외교 전략의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밝혔듯이 일본 아베 수상의 구상이다. 그런데 이 구상에는 한국은 빠져 있다. 이것이 바로 아베의 노림수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아베의 한·미 이간질 외교는 지금 엄청난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펼쳐온 모든 외교활동이 동맹국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기 보다는 미국의 적국인 북한 김정은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패권 경쟁국인 친중 외교정책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문 대통령의 외교노선은 동맹국 미국의 외교정책에 우호적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적국인 북한, 중국에 가까운 외교노선을 유지해 왔다. 이런 문 대통령을 보면서 아베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슨 말을 했겠는가?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저(문재인) 친구 뺍시다. 저 친구 믿을 수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 나눈 모든 얘기를 우리의 적국인 북한과 중국에 전할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 저 친구와는 절대로 비밀스런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저 친구가 우리를 싫어하는데 왜 굳이 우리 편에 끼도록 붙잡아 두는 겁니까?’ 

 

한마디로 문 대통령의 대일 강경외교는 일본의 아베가 한반도 점령을 위해 꿈꿔왔던 그 모든 전략들을 문 대통령 스스로가 알아서 이행해 주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망국의 지름길이다. 친(親)김정은 외교도, 친중 외교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안보체제로부터 벗어나 대륙권으로 이탈해 들어가려는 정책도 모두 하나같이 아베가 바라고 바라던 그런 아베의 대한반도 점령 구상과 맥을 같이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김정은에게 일방적 이로움을 주는 대북 외교를 펼치더니, 이제 문 대통령의 대일 외교는 마치 아베의 한반도 점령을 위한 전령사(傳令使)와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아베에게는 한일관계를 악화시켜 일본이 꿈꾸는 정상국가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국가전략이 있다. 그래서 현재 전수방위체제의 무력이 없는 국가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완벽한 무력을 갖춘 정상국가로 올려놓겠다는 제국의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 그것이 바로 어떤 경우에도 침몰하지 않는 불침(不侵) 항모(航母)국가 일본의 건설이다. 아베는 지금 그 길을 가기 위해서 외부 국가와의 관계를 악화시킴으로써 국내 여론을 개헌에 집중시켜 일본의 대륙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놓겠다는 것이다. 한국을 향해 아베가 무역전쟁을 선포한 숨은 전략은 바로 이런 것이다. 아베의 국가전략은 대륙진출의 전략이고, 미·중 패권경쟁의 결과는 미국이 이길 것이며, 일본은 미국편에 서서 한반도와 중국의 동북3성을 차지할 수 있는 대륙진출의 길을 열어 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이 모든 국가대전략을 이행해 가는데 있어서 거의 완벽한 장단을 맞춰주고 있는 인물이 문재인 대통령인 것을 알고서 본인의 대륙진출의 꿈이 더욱 가까이 오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다시 죽창가를 부르자는 청와대의 참모를 보면서, 12척의 배를 언급하고 저도(楮島)에서 이순신을 노래한 문 대통령을 보면서 아베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륙진출을 위한 한반도 정벌의 꿈이 성큼 다가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그토록 대륙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일까? 일본의 지정학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일본 앞에는 대륙세력인 중국이 자리 잡고 있고, 대륙의 끝자락에는 한반도가 버티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러시아가 위치해 있다. 그리고 일본 뒤에는 미국의 태평양 사령부가 들어서 있는 하와이가 있다. 일본이 처해 있는 지정학적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은 지금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세력들과는 모두 영토분쟁에 빠져 있다. 한국과는 독도, 중국과는 센카구열도(다오위다오), 러시아와는 북방 쿠릴열도에서 각각 영토분쟁 중에 있다. 

 

여기서 일본은 왜 한국이 해양세력권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대륙세력권으로 편입되길 원하는지 그 답이 나와 있다. 만일 통일 한국이 이루어져 일본과 적대적 관계에 놓이게 된다면, 한반도의 지정학은 일본의 목줄을 겨냥한 비수와 같은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일본의 전략가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아베는 그 점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문-베 두 지도자에 의해 한일 양국 간에 전개된 무역전쟁은 일본의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대미외교이자 대륙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호재이지만, 한국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대미, 대일 외교의 실패작이다. 어쩌면 문재인 정부 하에서 또 한 번의 IMF 상황을 맞게 되지는 않을까 우리 경제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결론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대전략 없이 이념에 치우친 허상 외교로 국익을 잃어서는 안 된다. 우리 주변 강대국들의 힘의 역학관계를 또다시 오판하여 국가의 운명을 수렁에 빠지게 해서도 안 된다.

한국전쟁 이후 66년 동안 외침을 막았고 오늘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준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안보동맹의 축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3대 기둥인 정치적 자유민주주의, 경제적 자유시장주의, 군사적 한미동맹관계를 더 적극적으로 복원시키고 우리와 정치, 경제, 군사안보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간의 관계를 더욱 동여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일협정 당시 발표한 특별담화문의 역사의식으로 돌아가야 하고, 현재와 미래의 문제는 김대중-오부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또한 아베 수상 역시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의 역사인식으로 돌아가야 하고, 한·일 관계의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는 ‘김대중-오부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지금의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20세기와 같은 제국주의적 군국주의의 시대가 아니다. 이제 일본은 시대에 뒤쳐진 과거 전범국가의 망령을 버리고 과거에 대한 통절한 반성 속에 새로운 미래의 평화국가를 꿈꿔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 어둡던 제국과 식민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그런 점에서 세계 자유무역질서를 깨면서 한국에 대한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은 일본 국익 증식의 길이 아니라, 일본 국익 침식의 길이다. 이런 일본의 어리석은 결정은 다시금 재고되어야 하고,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참여국’으로 다시 원상 복구시켜 놓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철지난 이순신 타령과 죽창가를 부르며 이 나라 경제를 파탄상태로 내모는 망국 외교를 그만해야 한다. 김정은 눈치나 보는 대북 주사파식 민족주의외교, 반일 종족주의 국익 손실 외교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제 문-베 두 지도자는 선량한 양국 국민들을 선동하는 정치 포퓰리즘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앙금을 묻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21세기 한·일 파트너십을 재구축해야 한다. 그 길만이 국교 정상화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한일 관계를 복원시키고 두 나라가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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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8월03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8월05일 20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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