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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 골든타임 끝났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3월22일 19시30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2시55분

작성자

  • 김종석
  •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메타정보

  • 21

본문

경제개혁 골든타임 끝났나?

 

  

 당연한 말이지만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호황이고, 성장률이 낮으면 불황이다. 또는 실업률이 낮아지면 호황이고 높아지면 불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성장률, 또는 실업이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성장률, 즉 호황과 불황의 경계가 되는 성장률이 있다. 이런 성장률을 경제학에서는 잠재성장률 또는 성장잠재력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금 한국경제의 GDP 잠재성장률을 대체로 3.5%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금년에 한국경제가 3.8% 성장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최소한 불경기는 벗어나야 한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초에는 잠재성장률이 8%대였다. 그래서 그때는 두 자릿수 성장률은 되어야 경기가 괜찮다고 여겼고, 6% 만 성장해도 불경기라고 아우성을 치곤했다.

 

 그랬던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요즈음은 그 절반 이하로 내려앉았다. 만약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머지 않아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이 0%에 수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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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바로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지는 날이고 호황과 불황의 경계가 바로 0%인 상황을 의미한다. 여기에 자산 가격과 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디플레이션이다. 이것은 결코 이론적인 가능성이 아니다. 바로 일본이 1990년대에 그랬다. 

 

 한국경제가 지금과 같은 저성장기조와 빠른 고령화 추세 속에서 디플레이션을 맞을 때 발생할 높은 실업률과 경제 양극화, 서민생활의 곤궁함은 그야말로 상상하기조차 괴롭다. 한국경제가 일시적 회복조짐이 있다든지, 경제위기가 다시 올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는 부질없는 논쟁이다.

 

 한국경제의 위기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었고 한국 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 경제는 지금 중병에 걸려 있고 서서히 시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경제가 앓고 있는 병은 난치병이지만 불치병은 아니다. 이미 국제기구나 국내외 유명 연구기관의 연구보고서에 성장잠재력을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는가에 대한 처방과 해답은 오래전에 다 나와 있다. 

 

 규제를 풀고 기업환경을 개선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를 활성화하고,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고용제도를 개선해서 기업들이 사람 쓰는 것을 꺼리지 않도록 하면 된다. 개방과 경쟁을 촉진해서 우리사회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과 근로자들이 특혜와 불로소득 보다는 건전한 생산활동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특히 내수활성화가 효과를 내려면 한국경제의 생산능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조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은 구조조정은 하지 않고 내수활성화를 하겠다며 가계소득증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가계소득증대는 내수활성화의 결과지 수단이 아니다. 내수가 침체된 상태에서 가계소득을 올리려니까, 기업잉여를 쥐어짜서 주주배당과 임직원 봉급을 올리고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라는 것이다. 하지하책이고 궁여지책이다. 이 정책은 한국경제의 높은 임금수준을 더욱 높여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리고 일자리 가진 사람의 소득만 올려 소득격차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그렇게 늘어난 소득이 얼마나 지출로 이어질지도 의문이지만, 인건비가 올라가면 고용이 줄고 생산량과 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사건건 대립하던 여야 정치권이 왜 한 목소리로 가계소득증대와 최저임금인상을 들고 나왔을까. 이것은 이미 정치권에서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표 얻기 선심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먼저 최저임금 인상을 들고 나오는 쪽이 최저임금 근로자 수백만 표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서로 누가 더 많이 최저임금을 올려주는가를 놓고 경쟁할 것이 뻔하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도 무상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이슈 선점과 선심 공약 경쟁을 했고,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다. 국민의 복지 기대치는 한 없이 높아졌고, 승리한 여당은 복지경매시장에서 ‘승자의 저주’에 걸려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초노령연금 축소, 무상급식 중단, ‘증세 없는 복지’ 논쟁 등이 복지 포퓰리즘의 후유증이다. 결국 집권 후 공약의 번복, 그로 인한 정치적 부담, 국민들의 정치불신과 정권 지지율 하락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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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정치권이 마치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민 소득을 올려 줄 것처럼 내세우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이든 가계소득증대든, 최저임금 인상이든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 복지경매다. 아마 내년 총선에는 지난 번 대선 때 보다 훨씬 독성이 강한 포퓰리즘과 망국적 선심공약이 휩쓸 것이다. 

 

 세계경제는 여전히 혼란하고 한국경제는 서서히 시들어 가는데, 우리 정치권은 경제를 볼모로 표를 얻기 위한 정략과 무책임한 선심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선거가 없는 2015년이 경제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했는데, 골든타임은 이미 끝났다. 정말 한국경제의 장래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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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3월22일 19시30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2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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