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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 기획] 국방획득,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3) -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국방비리 불러온다 - - 당근과 채찍이 필요 -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4월03일 22시37분
  • 최종수정 2016년04월03일 22시37분

작성자

  • 장영근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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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무기체계획득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청렴성, 그리고 전문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방산비리를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국방부의 조달본부 등에 산재되어 있던 방산물자조달 관련 기능을 한 곳으로 모은 정부기관이 방위사업청이다. 2006년 개청 이래 적어도 지난 9년여 동안은 과거 발생했던 방산비리인 “율곡사업” 이나 “린다 김” 사건과 같은 초대형 방산비리는 발붙이지 못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들 초대형 방산비리는 전현직의 고위직 인사가 개입된 권력형 비리여서 사건의 영향은 심대했었다. 하지만, 최근의 방산비리는 틈바구니를 노리는 것처럼 방위사업청의 실무진인 영관급 장교 수준에서 주로 발생하여 파악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번 기고에 이어 이번 주에는 도덕적 해이에 따른 국방비리의 유형을 살펴보고 이의 해결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작금의 방산비리는 생계형 비리인가?   

  통영함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방산비리는 고위직이 개입된 조직적인 비리라기 보다는 개인이 사익을 위해 또는 군 선후배 간의 학연과 의리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에 가깝다. 불행히도 방산업체나 무기중개상, 해외업체 에이전트로 근무하는 군을 예편한 선배들은 현직에 있고 방위사업청의 핵심 실무자인 영관급 장교를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들 현직의 핵심 실무자들은 선배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는 일부의 영관급 장교(특히, 소령 또는 중령)는 진급을 못하는 경우에는 40대의 나이에 예편을 해야 하며, 20년 이상 군에 근무하여 대부분 연금 수령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남성의 평균 수명이 80살을 바라보는 시대에 40대의 나이에 은퇴를 하게 되면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나머지 3~40년을 어떻게 인생을 영위할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무엇인가 일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기서 발생하는 비리는 먹고 살기 위한 생계에 따른 비리가 아니라, 무위도식이 아닌 보다 인간답게 일을 하면서 은퇴 후 생활을 찾아야 하는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전문성 없는 영관급 장교가 은퇴 후 갈 곳이 없다

  문제는 대부분의 영관급 장교가 은퇴를 하는 경우 사관학교 또는 일반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도 특정 전공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이나 군에서 무기체계획득 관련 업무를 했다고 해도 대부분은 행정사무에 가까운 업무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전문성을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예를 들어, 현역 장교가 방위사업청이나 군에서 시험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일정 기간 업무를 수행했다면 군에서 예편한 후 방산업체에 취직하여 무기체계 시험평가의 실무를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퇴 장교들은 이러한 기술적 전문성을 갖춘 실무능력을 축적하지 못해 결국은 방산업체나 무기중개상, 방산 에이전시 회사 등에 로비나 영업 전담의 한시적 계약직 직업을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은퇴 후 선후배 간의 네트워크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회사를 나갈 수밖에 없으며, 이는 마치 로비를 위한 소모품처럼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軍이 과학화, 전문화 되어 있나?

  1990년대 이후 신생아의 출생율 저하로 우리나라의 인구는 거의 정체상태에 있으며, 군 입대를 위한 병력 자원도 점진적으로 감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군에서는 병력을 줄이는 대신 군의 과학화 및 전문화를 통해 병력 자원의 감소를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 군을 과학화하겠다는 구호는 수도 없이 들어온 터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 보인다. 국가 경제의 발전으로 국가 총생산(GDP)이 증가하면서 국방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무기체계를 획득하는 비용인 방위력개선비도 매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성능의 무기체계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불행히도, 이러한 무기체계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통제하는 소프트웨어나 과학화된 전문인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매년 육군, 해군, 공군 등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는 현역이 100여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이들이 각 군에서 과학기술군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방위사업청에서는 공무원과 현역 장교들을 대상으로 무기체계획득을 위해 요구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포함한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교육 훈련이 실제 실무에서 얼마나 적용되는지 의문이 간다.

  우리 군의 과학화 및 전문화는 아직 구호에 불과해 보인다. 과학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지만 우리 군은 첨단무기체계를 획득할 때 운용개념을 분석하지 못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고, 첨단무기체계를 운용할 때 임무계획을 수립할 정도의 능력도 부족해 보인다. 각 군의 시험평가단에서는 국내개발 또는 구입하는 무기체계에 대해 시험평가를 수행하여 획득하는 무기체계가 우리의 임무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하는지 확인하여야 하는데 군의 시험평가 인력이 이러한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험평가 전문인력들이 최고의 전문성과 고급 학위를 가져야 우리가 원하는 무기체계를 정상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지 되돌아볼 일이다.        

 

당근과 채찍

  방산비리를 완전하게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우선, 방산 업무에 종사하는 각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정신훈화나 교육 훈련으로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이 국민혈세를 다루는 만큼 도덕적으로 완전 무장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도적으로는 이러한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주변 환경을 정리해줄 필요가 있다.

  즉 작금의 방산비리가 조직적 비리보다는 개인비리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하는 것은 개인이 이러한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주변 환경을 최소화해 줄 필요가 있다. 우선, 무기체계획득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현역들은 최소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게 하여 전문성을 확보해 주고 이러한 전문성을 업무에서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방산업체에서 무인정찰기를 개발하는 대부분의 인력은 이미 군에서 유사한 무인기를 운용해 본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해당 무인기의 장단점 및 운용상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특히, 군에서 예편 후에도 방산업체에서 개발 업무를 수행하면서 1년 중 약 1개월은 예비군으로 입대하여 유사한 무인기를 직접 운용하기 때문에 군에서의 전문성을 사회에서 100%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인 전문성 강화에도 불구하고 방산비리가 발생한다면 가혹한 처벌을 통해 일벌백계하는 제도를 정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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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4월03일 22시37분
  • 최종수정 2016년04월03일 22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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