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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남긴 숙제 2 : 인공지능 시대의 준비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3월30일 21시11분
  • 최종수정 2016년03월30일 21시24분

작성자

  • 김진형
  • 중앙대학교 석좌교수, 전 인공지능연구원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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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의 혁명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는 우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이 곧 다가 온다고 주장하고 이를 제4차산업 혁명이라고 지칭했다.  이번 변화의 규모와 범위는 인류가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깊고 광범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럼 그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의 실체는 무엇일까? 

다보스 포럼에서는 그 파괴적 기술들이 무인자동차, 드론, 3D프린팅, 첨단 로봇공학, 신소재 및 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의 기술이라고 나열하면서 디지털화와 정보기술이 변화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화라고 하면 전자제품을 연상하고, 정보기술을 통신으로만 해석하던 우리나라의 관행으로 이 뜻을 제대로 이해할까 걱정된다. 

다행히도 알파고는 그 파괴적 기술의 핵심이 바로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전국민에게 강하게 각인시켰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예고한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창조적 혁신이 일상적으로 일어나서 사회가 풍요롭고, 인류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다양해 지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예고한 것이다.

더 많은 사회 기능이 소프트웨어로 구현될 것이다. 사회 안전이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게 된다. 모바일, IOT, 클라우드를 통해서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분석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일상화 될 것이다. 작은 아이디어가 소프트웨어를 만나면 큰 비즈니스를 만들어 준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능력이 개인, 기업,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우리 정부에서는 2년전 이런 사회를 소프트웨어 중심사화라 하고 국가적 차원의 준비를 촉구한바 있다.  2018년부터 초중고 교육에서 코딩 교육을 정규교과목으로 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사회를 위한 준비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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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을 통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인공지능시대로의 진입>

 

인공지능과 일자리 변화

인공지능이 확산되면서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자동화에 의해서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어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10년에서 20년 사이에 지금 일자리의 반 이상이 없어지거나 업무의 내용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여러 곳에서 예측한다. 컴퓨터화가 주로 중산층의 단순한 일자리를 감소시켰지만 이제 인공지능은 기자, 회계사 등 지적 능력이 필요한 고소득 일자리도 감소시킨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기계와 사람 간의 공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기계와의 공생관계는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인간이 하던 업무를 다수의 세부 과업으로 나누어 그 중 사람이 잘 하는 것은 사람이 하고 기계가 잘 하는 것은 기계에게 시키는 분업형태가 보급될 것이다. 초기 항공기에 여섯 명의 조종사가 탐승해야 했지만 지금은 혼자, 혹은 둘이 근무한다. 

2018년에는 약 삼백만 명의 직원이 상관으로 인공지능을 모시게 될 것이라고 가트너가 예측했다. 업무를 계획하여 부하 직원들에게 할당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는 메너저의 일상 업무는 인공지능이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관의 눈치를 살필 이유가 없다.

사람이 하다가 싫어지면 나머지 일을 기계에게 맡기는 시간 분업 형태도 가능하다. 단순 업무에서는 사람이 완전히 배제되고 인공지능이 업무를 전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상당 기간 동안은 사람이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기계의 도움으로 처리하게 되는 바람직한 형태가 계속될 것이다. 

인공지능시대에는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는 주로 과학기술과 ICT, 그리고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 생길 것이다. 또한 기존 산업과 대기업보다는 신 산업과 창업으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2010년까지 25년간 미국의 새로운 일자리의 삼분지 2는 5년미만 기업에서 창출되었다.  우리사회가 지금 경험하는 청년 일자리 문제는 이미 제4차 산업혁명의 와중, 즉 인공지능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조경제를 통한 창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그 성패 여부를 떠나서 매우 바람직한 시도다. 

 

교육혁신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에 대응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이다. 전 세계 7세 어린이의 65%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에서 일하게 된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과 같은 교육 내용과 방법으로는 미래세대를 육성할 수 없다. 이제는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인재전쟁이고 교육전쟁 중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교육의 목표는 구체화하고,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서 혁신이 있어야 한다. 비판적 사고, 소통, 협동 능력을 갖추고 창의력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외우는 공부보다는 만들어 보는 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교육 내용은 새 시대에 필요한 것으로 지속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교육에서 과학기술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국민 모두가 과학적 소양을 높이고 기술을 더 깊이 이해하여야 한다. 이미 와 있는 미래에 대하여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능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남이 만들어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하여 컴퓨팅 사고력과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초중고 정규교육에 소프트웨어를 포함하기로 했다. 이 정책에 저항하는 세력이 있었는데 알파고의 능력을 보면서 그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실적은 2018년부터 초중고 정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준비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때까지 전국민과 정부가 합심하여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윤리규범은?

합리적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별로 합리적이지 않은 사람들과 공생하려다 보면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최근 구글 무인자동차가 사고를 냈다. 교차로에서 잠시 왼쪽 차선을 통과해 우회전을 하려 했는데 그 차선으로 버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를 인지했지만 버스가 교차로에 접근하니 당연히 속도를 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버스 운전사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래서 무인자동차와 충동한 것이다.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인공지능이 가끔은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인 인간하고 어떻게 같이 살아가야 할까? 구글은 무인자동차의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겠다고 했다. 버스들은 양보를 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인간들과 같이 살기 위한 인공지능의 합리성은 어때야 하는가?

미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처음 나오는 에피소드는 고장 난 트롤리 이야기다.  제동장치가 고장 난 트롤리가 궤도를 따라 하강하는데 갈림길에서 선택의 문제다. 왼쪽에는 10명의 인부가 일하고 있고, 오른쪽은 두명의 인부가 작업 중이다. 공리주의(功利主義)에 입각하여 트롤리를 오른쪽으로 진행하게 하여 피해 규모를 줄이는 것이 윤리적이라는 것이다. 셀던은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과 무관한 제 3자의 희생으로 피해 인명을 줄이는 것이 윤리적인가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 오른쪽 두 명이 나의 친동생들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윤리적 행동을 알고리즘으로 코딩할 수 있을까? 도로를 인간과 같이 사용하는 무인자동차에게 어떤 윤리적 규범을 요구해야 하는가?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특정 질병에 관해서는 더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공지능의 범주는 앞으로 더욱 늘어 날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이 혼자 판단하고 스스로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전쟁에 투입되는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을 살상해도 되는가? 인공지능 감시카메라가 “생계형 범죄자 장발장”을 눈감아 주어야 하는가? 인공지능은 끝 없는 윤리적 논쟁을 야기한다. 

 

< 알파고가 남긴 숙제 3 : 인공지능 시대는 유토피아>은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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