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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적으로 헤어진 두 정상,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날까? -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외신들이 전하는 비하인드 스토리(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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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3월04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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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김정은 위원장과 우호적 분위기에서 헤어져, 협상 노력을 계속할 것”

- 北 중앙통신 이례적 성명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이 이어지길 원하고 있어”

- CNN “전략의 결정적 전환이 없이는 또 회담을 해도 허사”, 한국과의 협력 강조

- NYT “트럼프 北 核 문제에 신경 쓸 겨를 없어”, “톱 다운 외교의 위험성” 지적

 

 美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큰 그림의 담판을 벌여 오던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2일 간의 긴장된 협상 끝에,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종료됐다. 북한의 “완전한 제재 해제” 주장과, 미국의 “未공개 비밀 核 시설을 포함한 완전 폐기” 주장이 맞서, 도저히 합의가 어려워지자 양국 정상들은 예정된 합의문에 서명도 하지 않고 서둘러 돌아선 것으로 알려진다.

 

New York Times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을 선언한 것은 “나쁜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하고, 이로써, 작년 싱가포르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임을 당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아울러,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 온 “협상의 귀재”라는 자부심도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아래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전개될 北 核 협상의 향방에 대해, 해외 미디어들이 전하는 분석 보도 내용들을 종합하여 전망해 본다.

 

■ ”영변(寧邊) 이외의 비밀 未공개 核 시설이 초점이었던 것은 분명”


하노이 美 · 北 2차 정상회담 결렬 소식이 전해진 뒤, 美 CNN TV에 출연한 클래퍼(James Clapper) 前 국가정보국장(DNI)은 ”합의 없는 결렬이 나쁜 합의보다는 덜 나쁜 것” 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평소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주장하며 對北 비핵화 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자세를 가진 인물이다. 미국에는 이러한 對北 핵 협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인사들이 조야를 불문하고 많이 존재한다.

 

한편, 이틀 간에 걸친 회담의 마지막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오기는 했으나 실은, 협상 과정 내내 저변에 일관되게 잠복해 있던 것이 바로 “영변(寧邊) 이외의 未공개 비밀 핵 시설”을 포함하는 “폭넓은 비핵화” 문제였었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미국이 이들 未공개 시설을 포함한 완전한 폐기를 요구한 데 대해, 북한이 한정적인 비핵화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협상 타결은 아예 어려웠다는 것이다.

 

북한 崔善姬 외무차관은 1일 이례적으로 한국 기자단과 가진 회견에서 미국의 요구를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협상 태도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되어서 사고 방식이 조금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고 피력했다. 동시에, 제재가 계속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상기시키면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美 北 간의 입장 차이는 비핵화의 대상 및 방법을 둘러싼 견해 차이인 것이다. 美 국무성의 한 고위 관리는 영변(寧邊) 핵 시설 폐기는 이미 2018년 南北 공동선언에서 제기된 사안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이러한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10개소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美 北 간의 협상이 재개된다고 해도, 이러한 근본적인 입장의 골을 메우지 않고는 협상이 진척되기가 어려울 것은 물론이고, 이제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美 北 모두,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자세의 근본적인 전환이 없이는 다시 원활한 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 北 중앙통신, 회담 결렬 직후에 “대화 계속 의향” 보도, 눈길 끌어


美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정상회담 결렬이라는 희대의 상황 변전(變轉)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여전히 핵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외견 상 극한적인 외교 대결 속에서도, 핵 협상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주장이 회담 결렬 바로 그날에, 그것도 북한의 국영 중앙통신(KCNA)을 통해 나온 점이 특기할 만 하다. 시간 상으로도, 이날 새벽에 李容浩 외무장관이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다소 낙관적 주장을 내놓은 지 불과 몇 시간 뒤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 중앙통신(KCNA)은, 회담 결렬 뒤에 발표된 미국과 북한 측의 주장이 서로 상반되는 점도 지적했다.

 

英 Financial Times는 북한 국영 중앙통신(KCNA)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고, 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된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동 紙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중앙통신은 “하노이 회담에서 양국 최고 지도자들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심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고 평가하면서, 이번 기회에 양국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회담 결렬 후에 북한 측이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비난을 하면서도, 종전 같으면 격렬하게 비난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온건한 자세와 어조를 취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가 당연히 비난 받을 것을 예견하면서도, 북한에 억류됐던 웜비어(Otto Warmbier)씨 사망 사건을 김정은 위원장이 사후에 알았던 것이라며 두둔하고 나선 것도, 아직 두 정상은 “하노이 로맨스(Hanoi-ance)”에 빠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블룸버그 “이번 회담의 소득은 비핵화의 ‘높은 벽’을 확인한 것”


블룸버그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준 것에(active efforts toward results)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며, 이번 회담을 생산적(productive)이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李容浩 외무장관이 트럼프가 회담장을 떠난 이유로 북한이 경제 제재의 ‘완전한’ 해제를 요구했다는 것과, (Pompeo 美 국무장관이) 북한은 비핵화를 둘러싼 협상 의지를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던 사실을 특히 강조했다.

 

이번 회담의 합의 불발에 이어 떠오르는 것이 북한의 비핵화의 벽(璧)은 역시 높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 것이다. 어쩌면 멀지 않은 장래에 양국 고위 관리들이나 실무자들이 다시 회동할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나,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원인이 기본적으로 아직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이 본격 재가동되는 것을 점치기는 지극히 어려운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은, 실질적으로는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에 주한(駐韓) 미군의 철수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어, 미국이 북한에 먼저 행동하라는 입장을 누그러트리지 않는 한, 타협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협상이 북한의 페이스를 따라가면 비핵화라는 행정(行程)은 장기화할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 미국의 불신과 회의(懷疑)는 간단히 불식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한편, 폼페이오(Pompeo) 국무장관은 하노이에서 다음 방문국인 필리핀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비건(Biegun) 국무성 북한 담당 특별대표가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북한 측과 협의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 도쿄에서 발행되는 ‘朝鮮通信’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일 하노이 정상회담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나, 李容浩 외무장관이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던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감안해 보면, 겉으로는 대화 채널이 막힌 것으로 보이나, 아직 완전히 단절(斷切)된 것은 아니라는 한 낱의 기대는 남아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만족할 만한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아직 많은 일들이 산적해 있으나, 격변을 거듭하는 美 北 협상에 또 어떤 반전이 나타날지 예의 주시해야 할 형국이다.

 

■ “북한, 핵 무기 개발 가속, ‘분노와 화염’ 상황으로 돌아갈 위험도”


美 New York Times紙는, 국가 간 정상회담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전 실무 회담에서 거의 합의를 이루어 놓는 것이 상례이나,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개인적으로 한 수(手)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제 정상 간의 회동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국면에서는 딱히 어려운 국면을 탈출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진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 가지 특히 우려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협상 카드를 마련하기 위해 핵 무기 개발을 가속하는 것으로 대응하려고 할 수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최소한 겉으로는, 우정(love)어린 표정을 보여온 자세를 표변하여 다시 “분노와 화염(fury and fire)” 상태로 되돌아갈 위험도 따르는 것이다.

 

한편, NYT는 다른 분석 기사에서, 지금까지 4 반세기에 걸쳐 3명의 미국 대통령들이 북한의 핵 무기 개발 노력을 저지하기 위해, 감언(甘言)으로 어르기도 하고, 위협도 하고, 와해 공작을 시도했으나, 매번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배경은 이 고립된 국가가 결국, 굶주린 국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핵 폭탄 보다는 경제적 이익(benefits)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1986년 레이캬빅(Reykjavik) 군축회담에서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이 러시아 측과 회담을 깨고 돌아선 뒤 1년 여가 지나서 러시아가 다시 대화로 돌아왔던 것을 예로 들면서,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당시 러시아와는 달리, 지금 북한은 엄청난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 수 없는 작은 나라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음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핵 개발을 가속하고 나설 것을 우려했다.

 

북한이 “핵 무기 포기 의향이 조금도 없다(zero intention)”는 것은 이제 북 핵 협상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본 전제다. 따라서, 이제 부상하는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본 사태를 계기로 개인적 관계에 의존해서 일괄 담판하는 방식의 외교에 따르는 리스크가 엄청나다는 것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전임 대통령들이 했던 것처럼 실무적, 단계적 방식의 외교 패턴으로 복귀할 것인지, 여부이다.

 

■ CNN ”전략의 획기적인 전환이 없는 한, 다음 회담을 열어도 허사”


CNN 방송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이번 회담이 결렬된 것은 단순한 이유에 따른 것이라고 평했다. 즉, 북한이 몇 달, 몇 해 안에 핵 무기를 폐기할 의향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협상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핵 무장한 북한의 위협을 “제한(limiting)”하는 노력이 성공해야 할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비핵화” 하려는 노력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보상을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핵 개발을 확장하고, 핵 개발 추진 사실을 숨기고, 핵을 배치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 또 하나의 원인은 트럼프 정부가, 즉각적인 핵 폐기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유연성이 없는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견지해 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당초에 이룰 수 없는 목표를 향해 폭 좁은 외길을 고집스럽게 질주해 온 자세를 지목하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 협상 팀이, 별다른 의제(agenda)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끊임없이 당치 않는 제안을 되풀이하는 것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회담 결렬 후 폼페이오(Pompeo) 장관이 “오늘은 영변(寧邊), 미사일, 핵 탄두, 핵 신고 등 목표에 도달할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은, 아직도 그러한 목표 달성이 임박해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편집(偏執)에 빠져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과정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미국의 노련한 외교 관료들을 피할 수 있는 방도를 알려준 셈이 되었고, 칭찬 일색의 메시지를 보냈고,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적 위상을 과시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따라서, 향후 협상이 재개되면, 더욱 어려운 국면에서 출발하게 될 것이고, 남은 협상 기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중대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CNN 방송은 가장 우선해야 할 협상 과제는 북한이 자발적으로 제시하는 “영구적인 제한(limit)”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전망한다. 예를 들어, 영변(寧邊) 핵 단지를 안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할 때까지 원자로를 불능화(disabling)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종전의 협상 자세보다는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다시 세우는(reset) 것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 NYT “트럼프 北 核에 집중할 겨를 없어, 제한적 외교 노력 필요”


한편,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북 핵 협상 전망에서 견해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우선, 낙관적 견해는, 이번 기회에 비핵화와 관련한 양국 간의 견해 차이가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난 만큼, 향후 실무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관적 견해에서는, 두 정상이 모두 압력에 놓여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일, 냉각 기간이 길어진다면, 북한이 경제적인 곤궁을 감수하면서도 핵 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이에 더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정상회담 중에 이루어진 코엔(Michael Cohen) 변호사의 폭발적인 의회 증언에 이어, 다음 주로 예상되는 뮐러(Robert Mueller)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 종료 등, 그야말로 메가톤급 태풍이 연이어 불어 닥칠 것이 예고된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문제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전망이 나온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는 달리, 김정은 위원장이 핵 무기 및 미사일 실험 중단을 확약하고, 영변(寧邊) 핵 단지에서 핵 연료 생산을 동결할 의향이 있다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제조업, 관광, 철도 협력 등의 南北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완화하는 것은 ‘합리적인 대가(reasonable price)’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남북 경제협력 확대는 북한을 ‘정상 국가’ 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하고, 체제의 권위도 서서히 허물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제한적’ 합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외교 목표가 될 수 있고, 미국의 지원을 배경으로 국제 사회와 북한을 연계하는 평화 프로세스를 추구해 온 한국 문재인 대통령에게 입지를 넓혀주는 것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北 核 문제는 전문 부문에 맡기고,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득책”


따라서, 향후 對北 협상 재개의 관건은, 트럼프가 과연 종전대로 자신이 소기하는 큰 틀의 일괄적 타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전히 개인적 담판(談判)에 의존할 것인가, 아니면, 보다 현실적 목표와 실무적 방법을 추구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社說에서 앞으로 혹시 美 北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트럼프는 노련한 외교 관료들에게 많은 일을 맡겨야 할 것이라는 충고를 보냈다.

 

한편, 북한이 비핵화를 어디까지 실행할 의향이 있는 것인가는 또 하나의 초점이 될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의 유훈(遺訓)인 核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는 미국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 된다. 그렇다고, 북한이 지금에 와서 핵 협상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은 것도 현실이다. 북한 경제 유지에 불가결한 경제 제재 해제를 얻기 위해서는 미국의 동의가 필수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핵 폐기 각오가 없는 한, 비록, 미국에 조금씩 새로운 비핵화 조치를 제안한다고 해도, 빅 딜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할 것은 분명한 일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의 타개가 없이는 언젠가 3번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기할 것으로, CNN은, 北 核 협상 전략 전환의 모멘텀을 트럼프 정권 내부에서 찾기보다는 동맹국인 한국과의 협력 관계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한국 정부는 이미 미국과 북한이 합의 도출에 성공하면, 북한 측이 믿을 만하게 제안할 수 있는 일련의 잠재적인 유인책을 강구해 놓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미국과 한국과의 협상 트랙을 구분하려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실수라고 경고한다. 진실로 韓 美 공동 대오(隊伍)를 형성하고, 가능하면 합동 협상팀도 구성하는 것이, 원만한 협상에 도움이 되고, 추가적인 협상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해외의 많은 미디어들은, 트럼프 정권의 기강도 이미 흐트러졌고, 겸손함도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어려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어갈 만한 능숙함도 갖추지 못해, 핵 무장한 북한을 상대로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동맹국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국내 스캔들 문제에 집중하는 한편, 합당한 부문에 권한을 부여하여 한국과 협력하도록 하는 것이 향후 기회를 허비하지 않는 방도가 될 것이라고 권고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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