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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제정세] ⑧ 미국정세와 북미관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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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1월10일 16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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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0-특집호-제42호]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적 관여’ 추진

 

2021년 1월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미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상반기 동안 검토과정을 거쳐 확정될 것인데, 그 특징을 아래와 같이 예상다. 

 

우선 북미관계에 대 도전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핵문제가 외교과제 목록에서 후순위로 밀릴 전망이다. 바이든 신 행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가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위기, 인종문제, 기후변화 등 국내문제라는데 이견이 없다. 외교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따라 훼손되었던 글로벌 거버넌스, 동맹관계, 이란핵합의(JCPOA) 등의 복구에 우선 집중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긴급 외교과제 목록에 북핵문제는 빠져있다. 

 

둘째, 바이든 행정부는 전통외교로 복귀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실무협상 절차, 외교수단으로서 제재 중시, 불량국가와 대화 거부 등 원칙을 준수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토론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북을 정당화 시켰고”, “북이 단 개의 핵무기와 미사일도 제거하지 않았는데 대북제재를 완화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셋째,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인권·국제규범을 중시하는 가치외교를 추진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thug)”라 부르며, 북미 정상회담이 북정권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되었다고 비난했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북의 인권탄압과 폭정을 비판하고, 특히 김정은을 직접 거명하면, 북은 강경하게 반발할 것이다.

 

상기의 일반적인 관측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전략적 관여’ 정책과 북미대화 재개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오늘 북 핵능력은 더 이상 잠재적인 안보위협 요인이 아니라, 미국 본토와 동아시아 주둔 미군을 타격할 수 있는 고도의 국가안보 위협이다. 의 지속적인 핵능력 증강은 바이든 당선자가 평소 중시하는 핵비확산·핵군축 국제레짐을 심각하게 훼손다. ‘2020 NPT 평가회의’가 코로나19 때문에 2021년 8월로 연기되었는데, 동 평가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북핵사태가 관리되어야 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도 북핵 정책 검토와 대북 예방외교를 서두를 전망이다. 

 

둘째, 바이든 당선자가 전통외교로 복귀를 선언하고 김정은-트럼프 정상회담을 비판했지만,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권 초에 냉전기 적대관계의 종식을 목표로 내세우고, 이란·쿠바·북과 관계정상화를 공언했다. 이를 위해 공화당의 강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핵문제 해결과정에서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직접 소통했고, 쿠바와 관계개선을 위해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과도 회동했었다. 당시 바이든 부통령도 해묵은 외교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잘 인식했을 것이다. 이런 적대국 정상 회동의 전례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전례를 감안할 때, 북미 정상회담은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할 때 2021년에 실제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 

 

셋째,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대북 관여정책을 계승하여, 북미대화에 적극적일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계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사실 ‘전략적 인내’는 원래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의도가 아니라, 당시 국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반영 것이다. 북도 김정일 뇌졸중 이후 권력세습으로 취약 시기여서, 정권 안보를 위해 핵·미사일 개발과 대중 외교에 집중했었다. 편, 민주당 행정부는 적극적으로 북미대화를 추구했다. 1993년 첫 북미협상 개최와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의 작품이다. 

 

1994년 6월 지미 카터 대통령이 방북하여 북핵위기를 해소하고 북핵합의의 물꼬를 텄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0년 조명록 차수를 백악관으로 초청했고, 북미 코뮈니케도 채택했다. 자신도 평양방문을 계획했었지만, 부시 대통령의 당선으로 무산되었다. 단계적 비핵화 해법의 참조 모델이 된 ‘페리 프로세스’도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던 윌리엄 페리의 작품이다. 

 

의 대미 ‘전략적 인내’ 추진

 

바이든 행정부에 대의 반응으로 다음 2개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현 정책기조를 유지다.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거부 채, 내부의 경제발전과 군사력 증강에 집중하며, 대외로는 북중관계에 집중다. 둘째,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압박을 강화다고 판단하여, 이를 타개하기 위 핵미사일 도발에 나선다. 

 

과거 북의 행태를 본다면, 미국의 행정부 교체기에 핵·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은 새로운 협상상대를 맞아, 관심 끌기, 길들이기, 몸값 올리기, 공격성 과시 등 다양 목적으로 갖고 상습적으로 핵·미사일 도발을 시도했다. 북이 북미대화를 포기 채, 공공연히 핵보유국 위상 굳히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군사 과학기술적 수요에 의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도 있다. 북은 2018년부터 핵실험과 중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는데, 2020년 10월 당 창건 기념식에 등장 신무기를 본다면 그동안 연구개발 각종 신형 ICBM·SLBM·단거리미사일의 시험발사 수요가 크다. 그런데 어떤 미사일 발사도 일체 탄도미사일의 발사를 금지 유엔안보리 제재결의를 위반하게 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북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무시하고 안보리 회부를 거부했기 때문에 안보리의 추가 조치가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북이 또 단거리미사일을 발사다면 안보리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고, 이때 북이 반발하게 되어 북핵위기가 재발될 전망이다. 

 

그런데 필자는 북이 2021년 상반기까지 첫 번째의 현상유지 시나리오를 따를 것으로 전망다. 은 지난 2년 내내 미국에게 적대관계 청산과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새로운 길, 크리스마스 선물, 정면 돌파 등을 위협했지만, 실제 도발 행위를 자제했다. 북미 정상 간 특별 개인적 친분관계가 북미관계를 안정화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는 2020년 10월에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코로나 쾌유 기원 서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퇴진하더라도, 북이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북은 2017년에 이미 수소폭탄과 중장거리 미사일 역량을 보여주었고, 최근에는 신형 전략무기를 전시하여 대미·대남 군사억제력을 충분히 과시했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대미 억제보복능력을 시위하거나 공격성을 보일 필요성이 감소했을 것이다. 새로운 핵·미사일 실험의 제된 부가가치에 비해 추가적인 제재압박 강화가 초래할 고통을 계산다면, 새로운 도발의 효용성이 의문시 된다. 그 외에도 북 내부의 경제위기·식량위기·보건위기와 중국의 예상되는 반발도 북의 도발적 행동을 억제시키는 중대 요인이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창궐도 북의 행동을 좌우하는 중대 변수가 된다. 만약 북이 관심 끌기용 벼랑 끝 전술을 시도하려고 다면,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북도 대화에 나설 수 없는 형편이어서 그럴 이유가 없다. 

 

요약하면, 북은 미국 행정부 교체기에 핵·미사일 도발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전망다. 2021년 후반에도 미국의 대북 제재압박이 지속되어 북경제가 더욱 악화된다면, 북이 현상 타개를 위 도발전술을 나설 것으로 전망다. 

 

국의 평화정착 성과를 위 남북미 삼각외교 

 

문재인 정부는 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의 성과를 내기 위해, 우선 북핵위기 재발 방지와 북미대화 재개를 위 남북대화와 미대화를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

 

첫째, 국은 최우선적으로 북핵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 예방외교를 추진할 전망이다. 만약 일방에 의 도발이 발생하면, 김정은 정권은 정권과 체제보존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안으로는 공화당의 비판을 피하고 밖으로는 다른 불량국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은 북에게는 일체의 군사적 도발을 자제할 것을, 미국에게는 북을 도발할 수 있는 언동의 자제와 북미대화의 조기 재개를 요청할 전망이다. 나아가 북미 양측에게 북미대화 재개의 명분을 위 성의를 서로 보일 것을 설득할 것이다. 중국도 북핵사태가 악화되어 주미군의 전략적 역량이 더욱 증강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북에게 군사도발 자제와 북미대화 재개를 권유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국정부는 북핵위기의 재발 방지와 북미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의 첫 대북 행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 미대화에 나설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이라도 북에게 하기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다면 북핵위기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이 2018년 4월 이후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다.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지지하며. 이 공동성명에 따라 핵 없는 반도, 북미관계 정상화, 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미대화를 조기에 개최할 것을 기대다.” 

 

국은 미국에게 북미대화의 촉진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중 긍정적인 유산을 활용할 것을 제안할 전망이다. 미국 내 다수 민주당계 전문가들이 그런 입장을 지지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가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핵 없는 반도, 북미관계 정상화, 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대북정책의 3개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는데, 이는 미 정부가 공동으로 지향하는 대북정책 목표이다. 바이든 행정부도 북 핵·미사일 활동 동결 및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북미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을 전망이다.

 

셋째, 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대북정책 검토를 조기 완료와 대북정책 공조를 요청할 전망이다. 이때 다음과 같은 정책기조를 공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북미대화를 조기에 개최다. 북미대화를 중단하는 동안에 북의 핵역량은 고도화되고, 핵보유국 지위는 고착화되며, 미중 경쟁의 악화로 북핵정책 환경도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상황인식을 공유다.다음으로 북핵정책 원칙으로서 평화적 해결, 북체제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정상대화 적극 활용, 단계적 비핵화 접근, 싱가포르 선언에 따른 3개 축(비핵화 진전,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의 조화로운 병행 진전 등을 재확인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팀이 이란핵합의(JCPOA) 모델을 북핵에 적용할 것을 제기하고 있어,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미 간 대화가 있을 전망이다. 

 

그런데 필자는 이란핵합의 방식을 북에 적용하는 것을 지지하는 편, 이란핵문제와 북핵문제의 차별성에도 주목할 것을 제기다. 첫째, 북은 일인지배, 폐쇄경제, 배후국 중국의 존재 등으로 인해 이란핵합의의 기반이 되었던 경제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란핵협상 초기에 유럽국이 성실하게 이란과 협상하면서 이란의 신뢰를 얻었지만, 북핵에서는 그런 역할 담당자가 없다. 셋째, 미국 외교팀은 이란핵합의에서 이란의 포괄적인 핵신고와 핵검증을 통 핵투명성 확보를 주요 성과로 내세우는데, 이란은 NPT 회원국이어서 높은 수준의 사찰이 가능했지만, 북은 NPT 회원국이 아니고 강 폐쇄국가의 성격을 가져 핵검증이 거의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외교팀이 단계적 핵협상, 체제보장 등을 지지하고 있어, 체계적인 비핵화협상의 성과가 예상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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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1월10일 16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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