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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는 러·우크라이나 사이버 전쟁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12월12일 17시10분

작성자

  • 박재천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전 인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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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사이의 전쟁에 최첨단 무기들이 동원되고 있다. 더 파괴적인 것, 더 멀리 쏘는 것, 더 정확히 타격하는 것.   이러한 최첨단 무기들과 병행하여 사이버 공간에서도 양측 간의 공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전쟁과는 양상이 판이하게 다른 사이버와 실물이 혼합된 다면적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크라이나 전쟁을  새로운 전쟁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쟁은 우크라이나 영토내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세계대전이라  불리워 질 만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컴퓨터 시스템을 마비시키기 위한 해킹을 시도하였다. 우크라이나 정부 및 공공 기관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파괴하여 지휘명령 체계를 마비 시키려는 악성 해킹이다.  러시아의 해킹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해커 조직인 콘티가 이에 앞장서고 있다. 콘티는 다크웹 기반의 램섬웨어를 이용하여 서방 기관들을 해킹하고 대가를 요구하는 상설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인 열세에 있는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받아 대항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및 공공 기관들의 컴퓨터 시스템을 방어하고 즉각 복구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받고 있다. 또 미국에서 국제 컴퓨터 통신망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해 안정적인 컴퓨터 서비스를 유지하고 또 공공데이터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함께 우크라이나는 국제적인  ‘사이버 군대’를 조직하고 있다.  전 세계 해커들에게 러시아에 대항해 싸워 달라는 호소를  한 것이었다. 호소에 호응하여  러시아의 침공을 반대하여 참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조직이 어나니머스 그룹이다.  어나니머스 그룹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선언하고 이에 공감하는 전세계 해커그룹들과 함께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의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하고 방송 미디어의 스크린에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장면을 띄우고 반대여론을 확산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네티즌 문화에 걸맞는  ‘자발적 참여’에 의한 활동이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핵티비스트들로 알려진 이들의 동참이 20만 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또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우호적 네티즌들은 SNS를 통하여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을 지적하고,  러시아 군대의 만행을 폭로하며,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전달해 세계적 여론을 확산 시키고 러시아에 대항하는 서방 세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내고 있다. 메타, 유튜브, 트위터 등 인터넷 플랫폼 회사들도 러시아를 홍보하거나 침략을 왜곡하는 등 사회 여론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컨텐츠를 제한하며 우크라이나를 거들고 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서  통신 네트워크의 지속적 운영과 보안의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우크라이나 통신망의 곳곳이 파괴됨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서방기업의 지원을 받아 지휘명령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위성 사이버통신망 스카이넷을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 파괴되고 해커에 노출되어 있는 지상통신망을 보완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대의 지휘명령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러시아의 침공부대는 통신망을 이용하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 상대인 우크라이나의 지상 통신망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군사 정보를 노출 시키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우크라이나 전쟁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안이 없어  우크라이나에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이동통신망을 파괴하지 못하였고, 그대로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결과는 러시아 지휘관들의 통화내용이 그대로 우크라이나에  도청되어 작전 상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노출하였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장성들이  이례적으로 많이 피살되고 있는데 이러한 통신보안의 부재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또 러시아 사병들의 개인적인 통화 내용도 도청되어  전장에서의  참담한 상황이 그대로 노출되는 등 군 사기에 심각한 부정적 영양을 주고 있다 한다. 

 

전쟁에 있어 목표 지점을 정확히 타격하는 것은 필수다.  GPS 서비스가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위성 인프라이다.  러시아는 지상에서의 전쟁의 부진을 만회하고 우크라이나의 주요 시설을 최대한 파괴하고자 미사일을 동원하고 있다. 또 조종사가 없이 움직이는 무인 비행기들이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또 현대 단거리 포탄들도 유도장치가 부착되어 정확히 날라가 타깃을 파괴한다. 이러한 모든 현대 무기들은 GPS 시스템과  지상 무선국 그리고  활용 전자 장비가 없이는 작동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자국이 개발한 GPS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이면에서 러시아의  GPS 시스템은 많은 결점을 노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향해 쏜 미사일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여 민간시설을 타격한다든지, 발사이후 다시 돌아와 발사된 지점을 파괴한다든지 하는 오류를 보여주고 있다.  뉴욕 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미사일의 성공률은 60%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군사 시스템이라 정확한 정보와 문제점을 분석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의 GPS 시스템이  정밀도와 그 운영의 안정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이에 비해 우크라이나는 미국 GPS 시스템과  전자 유도 장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 건너 크림 반도에 위치한 발트해 러시아 기함인 모스크바 순양함을 넵튠 미사일로 격침 시키는 등 의미 있는 전과를 올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드론을 원격 유도하여 러시아 내 700km 지점에 위치한 공군비행장을 타격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GPS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밀도와 운영면에서 최첨단의 월등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유사시 국가를 지키는 굳건한 인프라로 구축되길 바란다. 

 

현대 전쟁의 양상이 전장의  화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전쟁은 이보다 더 복잡한 사이버 공방이  이루어질 것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K2 전차,  K9 자주포, 현무 미사일 등의 무기는 세계 최강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무기 수출도 200억 달러를 넘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 한다.  이러한  최첨단 무기의 개발과 함께 사이버 전쟁에 대비한 다양한 안보 전략과 인프라도 강화하여야 한다.  해킹, 보안, 통신망 인프라 등과 관련해 효율적인 사이버 전쟁 우위를 갖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고 있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이버공간에서는 전쟁 그 자체가 세계전쟁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와 공감하고 같이 싸워 줄 사이버 동맹군이 필요하며 지속적인 협력관계의 유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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