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제질서 출현과 중국의 대내외 정세 고찰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 정치-경제: 시진핑 1인 중심 체제 공고화와 5% 경제성장률 유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 출현과 맞물려 미중간 전략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2024년 대내외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한 양회(兩會)가 3월 4일부터 3월 11일까지 진행되었다. 이번 양회를 통해 당-국가 체제를 갖고 있는 시진핑 1인 중심 체제가 확고히 자리매김하였으며, 새롭게 수정된 국무원 조직법을 발표하여 당의 지도력과 민주 집중제 원칙 등을 제시하는 등 보다 일체화된 시진핑 주석 1인 중심 권력 구도 하에 모든 당-국가기관 체계가 개편되었다. 특히 시진핑 주석 1인 중심 체제 공고화를 통해 당의 지도력 강화와 내부 정치 결속을 통해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출현과 미중 전략경쟁에 대응하며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국화와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 달성 의지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전인대 페막식 이후 줄곧 관행처럼 진행된 국무원 총리 기자회견이 폐지되어 당과 국무원 역학관계에도 일부 변화가 나타났다. 즉 시진핑 주석 3연임 이후 1인 체제 공고화 차원에서 당-정 일체화와 당 중앙 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도 실시 등과 맞물려 당-정-군 통제권과 권한이 시진핑 주석에게 집중되는 새로운 시진핑 1인 중심 권력 구도가 출현하였다. 이처럼 시진핑 1인 중심 체제 공고화를 통해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안정적인 국가 운영 차원에서 내수 소비 회복, 외자 유치와 신흥 소비 시장 진출 확대, 국유기업 개혁과 경제발전 방식 전환, 부동산 규제 완화 및 민생 보장 강화 등을 추진하며 다가오는 2025년 각종 도전과 위기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 3연임이 원활하게 마무리된 이후 당-정-군 모두 시진핑 주석 1인에게 집중되었으며 당이 정부와 군을 이끌고 지도하는 당-국가 체제가 구축되었다. 과거에 비해 권한이 훨씬 커진 시진핑 1인 중심 체제 이후 권력구도 공고화 차원에서 지속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통해 고위 관료와 기업인, 군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부정-부패 척결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12월 16일 당 기관 이론지 추스(求是)에 '당의 자아 혁명 심화 추진' 글을 게재하고 당원 대오의 자기 변화에 따라 당내에 각종 모순과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며 칼날(刀刃)을 안으로 향하게 하는 용기를 내 적시에 각종 부정와 부패 영향을 제거하고, 당의 생기와 활력을 확보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어 당의 건강한 몸을 해치는 바이러스와 당의 집권을 해치는 각종 숨겨진 부패, 위험과 음모 등을 적시에 제거하여 당의 장기 집권 지위를 부단히 공고해 나갈 것을 밝히고 있다. 이미 11월28일 중국군 서열 5위 먀오화(苗華)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이 정직 처분을 받고 부정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공식 보도가 나왔다. 이미 로켓군 사령원 리위차오(李玉超), 저우야닝(周亞寧)이 숙청되었고 웨이펑허(魏鳳和)와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도 당적이 박탈되어 반부패 조사를 받는 등 강도 높은 반부패 척결로 인해 시진핑 1인 중심 체제는 한층 더 공고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의 경제를 담당하는 리창(李強) 국무원 총리는 정부 업무 보고에서 2024년 중국 경제성장률(GDP)을 약 5% 내외로 제시하였다. 특히 중국 내부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경제성장 기대 심리 약화, 미중 전략 경쟁 격화와 지정학 리스크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5% 내외 경제성장률을 제시하고 있으나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5%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친환경 기술, 디지털 경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5%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미중 전략경쟁 격화와 수출 축소, 내부 소비 부진으로 인한 민간 기업 쇠퇴 등 다양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202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약 4.0-4.2%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2024년 9월 이후 중국 정부가 내수 경기 회복과 부양책 차원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첨단산업 투자 지원 등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긍정적 효과가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침체 된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비 촉진과 해외 수출 재정 지원 등 다양한 부양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전략 경쟁 격화, 대중 제품 관세 부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다양한 외부 요인과 글로벌 리스크가 중국 경제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 정부는 지속적인 경제정책 조정과 구조 개혁 등을 추진해 나가며 당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제시된 온중구진(穩中求進, 안정 속 성장 추구), 이진촉옥((以進促穩, 성장을 통한 안정 촉진) 선립후파(先立侯破, 선착수 후보완) 3대 기조를 토대로 2024년-2025년 경제정책 방향을 내수 경기 회복과 안정적 경제성장에 모든 정책 기조를 맞추고 있는 중이다. 특히 지방 정부 재정과 부채 문제 등과 밀접하게 연계된 부동산 대표 기업인 헝다(恒大), 비구이위안(碧桂園) 등 대형 부동산 기업들이 채무 불이행에 따른 시장신뢰가 급격히 악화되자 부동산 규제 완화와 대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부동산 과잉 공급 문제와 소비자 심리 위축 등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16-24세 청년 실업률 20% 이상 기록하며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적극적인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등을 도모하고 있으나 인구감소와 경제구조 변화,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 산업구조 전환, 디지털 경제 출현 등으로 사회경제 구조가 개편되고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피크 차이나(Peak China)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
현재 중국은 경제 발전 대전환 차원에서 고품질 발전과 신품질 생산력 중요성을 언급하며 미국 주도의 대중 경제-기술 제재와 압박에 대응하고 주요 첨단 기술 산업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미래 첨단 기술 산업과 고품질 기술 발전을 최우선 국가 발전 과제로 설정하였으며 각 지역에 맞는 첨단 과학 기술과 산업 혁신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 제조업 첨단화, 스마트화, 녹색발전 추진, △ 전략 첨단신흥산업 클러스터 조성, △ 차세대정보통신기술(6G), 인공지능(AI), 생명공학(바이오), 신에너지, 신소재, 첨단 제조 장비 △ 현대 고품질 서비스업, 첨단 제조업, 현대 농업 융합 발전 추진, △ 디지털 경제 발전 등을 중점적으로 육성시켜 경제 발전 방식을 바꾸어 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2025년에는 더욱 많은 투자와 정책 지원이 예상된다. 아울러 미국과의 기술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배터리, 우주항공 등을 국가 중점 전략 산업으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예산과 연구 투자(R&D)를 통해 전 세계 첨단 기술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중장기 전략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인해 2024년 반도체 공급망 분야에서 자체 기술 의존도가 크게 늘어났으며 자립 기술 차원에서도 우위를 보여주고 있어 2025년에는 중국이 주도하는 첨단 기술 공급망 네트워크 체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25년 중국은 내부 소비 진작과 디지털 경제 활성 차원에서 디지털 위안화(Digital Yuan)경제를 연계시켜 나간다는 정책을 밝히고 있어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가 디지털 경제와 결합하여 중국 주도의 첨단 디지털 기술-경제 분야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 외교안보: 새로운 다극화 국제질서 출현과 미ㆍ중 전략 경쟁 격화
현재 중국은 달라진 대외정책 변화를 강조하며 미국 중심의 규칙기반 국제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가 아닌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보다 평등하고 질서 있는(平等有序) 다극화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러시아와 인도뿐만 아니라 브릭스(BRICS),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국가들과 함께 협력하여 미국 주도의 규칙기반 국제질서 변화를 적극 이끌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미 미국 중심 규칙기반 국제질서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쇠퇴하고 있어 약 100년 만의 대격변(百年大變局)시대에 새로운 국제질서 핵심 역량이 미국과 서구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어 중국은 러시아와 인도 등을 포함한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보다 긴밀한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 시켜 나간다는 중장기 대외 전략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미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추진을 위한 3대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발전 구상(GDI), 글로벌 안보 구상(GSI), 글로벌 문명 구상(GCI)을 제시하며 매우 주도적인 입장과 자세로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추진을 가속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의 패권적 일방주의와 대중 압박-봉쇄정책을 중국 발전의 가장 큰 장애로 인식하고 있어 새로운 다극화(多極化)시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아울러 중국은 새로운 다극화 국제질서 담론을 통해 미국 중심의 규칙 기반 국제질서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과거와 달라진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국제질서 향방을 놓고 미국의 패권주의-일방주의를 견제하고 동시에 미국 주도의 반중연대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경제-안보 협력의 다변화 차원에서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담론을 적극 확대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사실 시진핑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를 바라보며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中國式社會主義現代化) 차원에서 자신의 정체성 정치(politics of identity)를 추구하기 시작하였으며 새로운 국제질서 담론(discourse power)을 만들고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신형대국관계 구도 속에서 미국과의 상호 핵심이익(core interest) 존중, 상호 평등과 호혜(互惠) 등을 더욱 강조하는 중이다. 중국이 제시한 신형국제관계는 상호 주권과 핵심 이익 존중 하에 다극화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대안적 국제질서 구축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주도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놓고 중국 주도의 대안적 국제질서 출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새로운 브릭스 중심의 다극화된 국제질서가 출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싸우나 큰 판을 깨지 않는다(鬥而不破)‘는 중장기 전략하에 미국 주도의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추동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결국 2024년부터 시진핑 지도부는 보편성-호혜성-포용성에 기반하는 새로운 다극화 국제질서 구축 차원에서 브릭스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시켜 나가며 국제질서를 개편한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중국은 미국의 달러 패권 문제를 지적하며 달러 헤게모니 약화를 위해 중러간 교역뿐만 아니라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국가들과 강력한 협력을 토대로 새로운 브릭스 화폐 구축 등을 통한 탈달러화 추진과 상품 교역 결제를 확대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2024년 11월 러시아 카잔에서 제16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브릭스 회의에서 최초로 134개 합의 사항이 담긴 공동성명인 카잔 선언이 채택되었다.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강화, 세계 안보를 위한 협력 강화, 회원국간 경제 및 금융 협력 증진, 인문-사회 교류 확대, 글로벌 사우스와의 정치-경제협력 강화, 새로운 13개 파트너 국가 지정을 통한 외연 확장 등이 주요 논의 내용이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소수 서방국가들이 글로벌 경제-안보 질서를 단독으로 결정하고 서방 국가들 이익만이 반영된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은 러시아, 인도 등과 같은 신흥 강대국 및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연대와 협력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는 중이다.
주지하다시피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SCO)을 이끌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힘을 합쳐 21세기 새로운 중러 경제-안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였고 미국-서구 중심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나아가 유라시아 중심 국제질서 개편을 가속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24년 4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이에 가진 회담에서 "전 세계 크고 작은 국가들의 상호 평등을 견지하고 일부 소수 서방 국가들이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 등을 통해 국제 문제를 농단하는 것을 반대하고 중러 모두 힘을 합쳐 국제 관계의 다극화와 민주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이를 위해 중국은 러시아와 긴밀한 전략적 협력 기조 하에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이 주축이 되고 글로벌 사우스까지 포함시켜 다극화 국제질서 구축을 위한 핵심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2024년 12월 12일 중국을 방문한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통해 중러 양국은 새로운 차원의 중러 대국관계 구축, 전략적 협력과 내재적 동력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 유엔(UN),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SCO) 등과 보다 긴밀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2) 결국 새롭게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웨스트(Global East)와 글로벌 이스트(Global West)간 전 세계 주요 현안과 헤게모니를 놓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와 주도권 경쟁을 벌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진핑 지도부 대외전략 방향에 중요한 요인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미중관계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2025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1기 행정부와 유사한 대중강경책으로 인해 미중 전략경쟁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2기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에 임명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은 12월 15일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이 미국 안보를 직접 위협하고 있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더욱 비싼 비용과 대가를 중국에 부여해 나갈 것이라 강경 방침을 밝히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관계는 더욱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부터 시작된 미⸱중간 갈등과 대립은 지난 1972년 미중 수교 이후 최악의 시기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대만, 홍콩, 신장(新疆), 시장(西藏), 남중국해와 같은 핵심이익(核心利益)뿐만 아니라 첨단기술과 경제무역, 정치-이데올로기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신냉전(新冷戰)에 가까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물론 미국 내부에서 대중정책을 놓고 중국의 부상을 현실로 인정하고 적극 수용하여 미중 G2라는 양자 체제 구축 혹은 공존체제로 나갈 것을 주장한 키신저 시각, 상호 협력과 경쟁을 바탕으로 공존체제를 주장하는 커트 캠벨 시각 등도 제시되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부상이 미국의 글로벌 헤게모니 지배권을 직접 위협하고 있어 대중 견제와 봉쇄를 강력히 주장하는 크로학파 시각을 대거 받아들였다. 즉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 결과로 보다 개방된 민주 정치체제 수용과 규칙 기반 국제질서 편입을 예상하였으나 오히려 경제력과 군사력만 키워 21세기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도전국이자 경쟁국으로 만들었다는 완전히 달라진 대중 인식 구도하에 새로운 강경 정책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토대로 한미일 3국 안보협력, 쿼드(QUAD)와 오커스(AUKUS)본격화, IP4(호주, 일본, 한국, 뉴질랜드)와 나토(NATO)협력 확대 등 역내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긴밀한 협력과 공조 아래 매우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대중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대중 전략 기조는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과 경제무역과 기술 분야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崛起) 대응 차원에서 반도체, AI,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 지속적인 제재와 강경 대응을 밝히고 있다.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줄곧 신장(新疆), 홍콩인권, 시장(西藏)문제에 있어 매우 강경한 대중 정책을 주장하는 대표적 반중 매파 인사로 일컬어지고 있다. 사실상 루비오 의원은 2019년 9월 미국 상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홍콩인권과 민주법안>, 12월 <신장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 2020년 1월 <시장티베트 정책 및 지지법안> 등을 주도적으로 발의 이후 대중 강경법안을 통과시켰다. 2021년 4월에도 대중 압박 차원에서 미국 민주-공화당 공동명의로 '전략적 경쟁법(Strategic Competition Act of 2021)‘도 루비오 의원이 주도하여 발의하였으며 첨단 기술, 경제, 금융, 정치외교, 군사안보 등 모든 방면에서 대중 강경정책 필요성과 이행을 촉구하였다.
더욱이 11월 미국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대중 강경정책을 주장한 공화당이 상당수 자리를 차지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정책을 제어할 수 있는 요인도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새롭게 지명된 주요 외교-안보 참모진들이 대다수 미국 상하원 의원 출신들이자 반중 인사들로 구성되어 대중강경정책 추진에 맞춰 미중간 전략경쟁은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기술, 식량, 관세, 환율, 에너지 등 경제-무역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미중 전략 경쟁의 제2라운드 출현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도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으며 경제통상 및 외교안보 문제 등으로 인한 급격한 양국관계 악화로 상호간 대립 혹은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위기 관리 대응 차원에서 대미정책을 일부 조정해 나가며 미중 전략 경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2)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베이징을 전격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공식 회담을 통해 더 이상 미국 중심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서 벗어나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질서를 수호하며 진정한 다극질서를 구축해 나가는데 일치된 합의를 이루었다.
| 한반도: 불확실성 증가와 한중관계 도전
최근 시진핑 지도부의 새로운 대외정책 변화로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이후 한반도 질서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아편전쟁 이후 100년 만의 대격변(百年大變局)시대가 도래하였으며 미국 주도 규칙 기반 국제질서 참여자에서 벗어나 주도자(策劃者)로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추진해 나간다는 보다 적극적인 대외전략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을 넘어가며 러시아가 승기를 잡고 있어 2025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승리로 마무리된다면 유라시아 동쪽 끝에 위치한 한반도 질서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북러 동맹 관계 복원 등으로 인해 북중관계 이상설을 주장하고 중국의 주요 이웃국가인 한국, 일본 등과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바라고 있어 북중러 3자 VS 한미일 3자간 신냉전 출현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중국 역시 신냉전 출현을 반대하고 있으나 미국의 국력 약화에 따른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필요성은 시대적-역사적 흐름으로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다소 상반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변화된 대외전략 흐름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미국 주도의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위해 한미일 3자 협력 본격화,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 대북제재와 북한 인권 문제 확대, 북한의 파병설과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등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접근할 경우 북러와 중러 관계 강화에 이어 일부 사안은 북중러 3자 연대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2024년 북러 동맹관계 복원에 이은 전략적 협력 강화로 인해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북러 양국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안보 우려에 호응하며 보다 평등하고 우호적인 대화 재개를 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고 대북 제재와 압박은 통하지도 않으며 오직 대화와 협상을 통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북러 교역액뿐만 아니라 북중-중러 교역액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중러 교역액 전체 규모가 30% 이상 증가하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에도 불구하고 약 4% 이상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였으며 2025년에는 중러간 40% 이상 교역액 증가와 약 5% 경제 성장률 달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2024년 12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중러 전략적 연대와 협력을 토대로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유라시아 지역 경제 일체화 전략을 더욱 확대하고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을 연계하여 극동-시베리아, 중국 동북3성과 북한(한반도), 북극항로의 개발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중장기 구상을 내놓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를 위해 2025년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개최되는 역대 최대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부치치 세르비아 대롱령,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럼 베트남 국가주석, 모디 인도총리 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군 대표단도 초청하였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경우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으며 북중-북러-북중러 3자 경제 협력 분야 논의와 함께 북한의 브릭스 참여 논의도 예상되고 있다. 이미 러시아는 유엔 대북제재 동참을 거부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과거와 달리 유엔 대북제재에 비판적이고 소극적 입장을 보여주고 있어 2025년 북중, 북러, 중러 관계에도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시킨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출현에 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미중 전략경쟁 격화로 인해 2025년 한반도 정세는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상호간 대립과 충돌을 방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2025년 한국 내부 정치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유동성이 높아 국내 정치 변화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만약 2025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한국 내부 정치 분위기 조성된다면 가능한 모든 이해 당사 국가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차원의 다자간 협의체 구축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줄곧 한반도 정책 3대 기조인 첫째,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둘째,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 셋째,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 등을 강조하며 남북 관계 악화로 인한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왕이 외교부장은 공식석상에서 "현재 전 세계 도처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한반도 문제의 해결책으로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진(雙軌倂進: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추진)과 단계적 동시 진행(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면 대북 제재 완화 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한반도 문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오직 대화와 협상이며 북한의 안보 우려를 일방적인 방식이 아닌 합리적으로 상호간 수용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대북 강경정책 일변도와 한미일 3국 협력만에서 벗어나 상호 공존하고 협력 가능한 모멘텀을 찾고 공동안보 시각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망된다.
한편 중국은 새로운 대외정책 변화를 보여주며 러시아,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긴밀히 연대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유라시아 동쪽 끝에 위치한 북한 문제가 단순히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세계 국제질서 변화와 긴밀히 연동되는 유라시아 지역 지정학 문제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한중관계는 쉽지 않은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출현이 가속화될수록 지정학-지경학적 특수성을 가진 한반도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동맹관계이자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 동반자로 우호적인 한미동맹 유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필요하나 지정학-지경학적 특수성도 동시에 고려하며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모두 균형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이후 미중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미국은 한국에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뿐만 아니라 대중 포위망에도 적극적인 동참과 역할 등을 요구할 것이다.
물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와 다른 정책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으나 대중 정책은 큰 틀에서 지속성을 유지할 수 밖에 없어 한국에게 보다 적극적인 대중 견제 역할을 요구할 것이다. 만약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동조하여 대중 강경 정책을 모색할 경우 한중관계는 다시금 상당한 난관과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어 보다 균형적인 시각과 철저한 국익 관점 차원에서 대중 관계를 설정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중국은 대중 포위구축 차원에서 한미일 3국 협력과 나토와의 연대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며 역내 안정을 위해 배타적 다자주의가 아닌 포용적 다자주의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내외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고 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의 영향력 쇠퇴와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출현은 새로운 역사적-전략적 기회로 인식하고 있어 한국 역시 매우 객관적으로 중국 정세를 바라보며 시진핑 지도부의 대내외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차원의 대중전략 구상이 필요하다. 사실상 지난 수천년 동안 이웃 국가로 함께 살아온 한중 모두 새로운 국제질서 출현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자의적 해석이 아닌 객관적으로 인식하며 우호적인 양국관계 구축뿐만 아니라 역내 지역 평화와 번영을 위해 보다 창의적이고 협력 지향적인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요망된다.
-------------------------------------------------------------------------------------------------
1) 피크 차이나(peak china)는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2022년 중국의 출생률과 경제성장률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미국과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새로운 중국 경제 접근 개념이다.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ifsPOST>
※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정세전망 2025-특집호-제1호](2024.12.20)에 게재된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