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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꼭 합시다!”-투표일에 생각나는 것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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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4월14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20년04월14일 18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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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5일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일이다. 왜 투표를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국민이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도 없고, 당위(當爲)를 따질 일도 아니다. 국민들이면 무조건 행사해야 하는 권리이고 의무 아닌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헌법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돼있다. ‘모든 권력’을 가진 국민이라면 투표를 하는 것이 자신이 속한 ‘대한민국’에 대한 도리이고, 국가발전에 참여하는 자부심을 보여주는 일이다.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입법부 국회가 하는 일은 모든 법률을 만들고 나라살림살이인 예산을 심의 확정하는 기능을 하는 곳이다. 그 중요성을 말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국민들을 대신해 그런 일을 대신하는 사람들을 뽑는 일인 만큼 국민 각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온 우리 국회의 현실은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다. 오죽하면 각 분야에서 최고 엘리트로 활약하던 유능한 인재들이 ‘국회에만 들어가면 어리석어진다’고 평가하겠는가. 국회가 국정(國政)를 함께 논의하기는커녕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당리당략에 매몰되고, 대립과 갈등으로 일년 365일을 ‘패싸움’으로 지새고 있으니 국민들의 입에서 신물이 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세계는 지금 전쟁 중이다. 코로나19 감염병과의 전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라를 살찌우고, 국민들의 재산과 안위를 확보하는 경제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 각국과의 경제전쟁에서 이겨내기 위해서는 진정 나라를 사랑하고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이끌 수 있는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을 대신하는 진정한 나라일꾼이 누구인가를 가리는 것은 유권자인 국민들의 몫이다. 한 표 한 표가 그만 큼 중요하다.

 

선거 때만 되면 투표에서 ‘1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들이 쏟아진다. 그중에 꼭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다. 독일의 히틀러와 17세기 영국왕 찰스1세가 그들이다. 단 1표 차이로 나치당수에 뽑혔다거나, 1표차이로 처형이 결정됐다는 등의 얘기들이 나온다. 그러나 확인할 수 없는 사실들이다. 

 

 확실한 사례 가운데 하나는 1839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뽑는 투표일에 당시 현역 주지사였던 에드워드 에버렛이 ‘단 한 표 차이’로 경쟁상대인 마커스 몰튼 후보에게 패했다. 특히 에버렛은 한 표 차이로 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오랫동안 자괴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에버렛은 5분이 늦어 자신이 투표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러 다니느라 정작 자신이 투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 잊었던 것이다. 얼마나 중요한 1표의 ‘운명의 장난’인가.

 

 지난 13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의 칼럼 ‘코로나정국, 눈물겨운 표심’의 한 대목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전투표장으로 가는) 민주시민의 행렬에 벚꽃 잎이 휘날렸다. 코로나 위협을 뚫고 저 뒤틀린 정치를 어쨌든 추슬러 보겠다는 시민적 의지에 대한 봄의 위로였다. 그 순간, 시민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뒤처진 아이에 더 마음이 쓰이는 부모의 심정이 그런 것일까. 문화 한류는 세계인을 매혹하고, 경제는 글로벌 무대를 뛰어 다니고, 시민사회는 부쩍 성숙했는데, 성질부리고 발목 잡느라 제구실 못하는 발육부진 정치가 못내 안타까웠던 거다. 시민이 외려 보살펴야할 적자입정(赤子入井)정치 한국. 정치권은 이런 눈물겨운 표심을 알기나 할까.”

 

정치를 ‘적자입정(赤子入井)’이라 했다. 적자(赤子)는 ‘갓난 아이’를 말한다. 입정(入井)은 문자 그대로 우물에 빠지는 것이다. 한국 정치권을 ‘우물에 빠지려는 갓난아이의 철없음’에 비유한 것이다. 그런데 갓난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은 누구 책임인가? 갓난아이의 책임일 수는 없다. 그래서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런 역할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선택을 잘해 철없는 정치권을 철든 어른으로 만들어 내야하는 것 아닌가.

 

 부동산 전문가인 윤정웅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대표는 자신의 칼럼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투자와 투표는 현 시점에서 각 장래의 여건을 더 좋아지도록 조성하기 위해 좋은 쪽을 선택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투자는 돈으로 하지만 정치에 대한 선택은 판단으로 한다. 앞으로 4년이나 5년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어떻게 되어주기를 바라며 나를 대신해서 그 일을 감당할 심부름꾼을 투표로 심판한다. 입후보자들이야 서로 잘하겠다고 할지라도 그 선택은 투표자인 유권자다.”

 

 재미있는 비유 아닌가? 혹자는 한국의 국회의원 수준이 ‘유권자들의 수준’이라고 말한다. 국회의원들의 질 낮은 행동거지(行動擧止)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잘못된 탓이라는 얘기다. 유권자들이 국가발전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利害關係)나 정실(情實)에 이끌려 선택을 잘못한 데 대한 비아냥일 것이다. 사실 그런 측면도 없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세계 각국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앞서나가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유권자 세대가 당면한 막중한 책무다.

 

이번 선거는 무척 혼란스럽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감염병의 확산 속에서 치러지는 선거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대면(對面)선거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공약은 실종된 거나 마찬가지다. 돈 퍼주기 경쟁만이 뜨거워진 것이 작금의 현상이다. (패스트랙)선거법 개정으로 인해 군소정당의 난립과 ‘비례정당’이라는 편법들이 난무하고 있고, 여야를 막론하고 ‘막말논란’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어떤 여권 정치인은 “누구를 당선시켜주면 국민 세금인 재난지원금을 자기 맘대로 주겠다”는 망발도 서슴치 않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 아닌가. 진보냐 보수냐, 조국이냐 윤석열이냐, 민생과 직접 연관 없는 논란들이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인 국민들은 역대선거에서 결과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왔음을 우리는 눈여겨보아왔다. 견제와 균형의 절묘한 조화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번에도 이러한 국민들의 저력을 믿고 싶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현명한 판단과 올바른 선택이 국가발전의 초석이다. 꼭 투표에 참여해 그 기초를 다지는데 힘을 합쳐주기를 기대해 본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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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0년04월14일 18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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