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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26> 앨 고어의 담화문(談話文), 윤석열의 담화문(痰火文) ⓺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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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04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28일 11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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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졸저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중) 

 

“현재의 망국적 국정 마비 상황을 사회 교란으로 인한 행정 사법의 국가 기능 붕괴 상태로 판단하여 계엄령을 발동하되, 그 목적은 국민들에게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었습니다.” (12월 12일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중)

 

헐~ 신호등도 파란불에서 바로 빨간불로 안 간다. 압류도 사전에 고지 절차가 있다. 야당의 패악(한 나라의 지도자가 이런 용어를 쓴다는 것도 창피한 일이다)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냅다 군인을 보내 국회를 점거한다고? 자꾸 이런 말을 해서 독자들을 피곤하게 해 미안하지만… 앞서 ‘일임’, ‘틀’이란 말과 함께 ‘경고’란 말의 뜻도 모르는 게 분명하다. 경고는 조심하거나 삼가도록 ‘미리’ 주의를 주는 것이다. 군인을 동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천만번 양보해 그럴 수 있다 쳐도, 순서는 경고를 해도 안 통했을 때 하는 것이다. 경고를 군 투입으로 했는데, 그래도 말을 안 들을 때는 어떻게 할 생각이었을까? 정말 사살하려고 했을까? 속이 뒤집어 지지만 계속 보자.

 

“…질서 유지에 필요한 소수의 병력만 투입하고, 실무장은 하지 말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으면 바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자 국방부 청사에 있던 국방장관을 제 사무실로 오게 하여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지시하였습니다.” (계엄 해제는 국회가 의결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거다. 그걸 왜 자신이 마치 큰 결단을 내려 철수시킨 것처럼 말하지?)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도 …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하여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지…” (정말 그렇다면 국회 밖을 지켜야지. 왜 창문을 깨고 들어갔을까. 군인들이 화장실이 급해서 그런 걸까?)

 

“도대체 2시간 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입니까?” (다시 말하지만, 그런 말은 국회가 결의하기 전에 스스로 나왔을 때 하는 말입니다.)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여기서도 국어 단어를 잘 모른다는 증거가 나왔다. ‘당당히’는 ‘남 앞에서 내세울 만큼 떳떳한 모습이나 태도’를 말한다. 이 경우에는 ‘뻔뻔’(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염치없이 태연함)을 써야 한다. 대체 대학에 어떻게 들어간 걸까.)

 

“하루가 멀다하고 다수의 힘으로 입법 폭거를 일삼고 오로지 방탄에만 혈안되어 있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왜 거대 야당이 될 수 있었는지는 한번 생각이나 해 봤을까.)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입니다.” (각하, 비상계엄 선포권은 폭동, 소요 같은 상황에서 써야 통치행위지, 마음대로 쓰라고 준 게 아닙니다.)

 

“저는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하였습니다.” (자꾸 말하는데, 이게 무슨 옵션이라서 안 해도 되는 데 대승적으로 들어줬다고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공직자들에게 당부합니다. 엄중한 안보 상황과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지키는 일에 흔들림 없이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 당신이 가장 큰 흔들림을 만들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2년 반, 저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재건하기 위해 불의와 부정,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거에 맞서 싸웠습니다.” (부인을 지키기 위해 싸운 건 인정합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조선의 사랑꾼이라 하겠습니까, 파이팅!)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기가 막히고, 견강부회에 아전인수로 점철된 담화문을 듣다 보니, 혹시 그의 진짜 속마음은 이 문장에 담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를 뺀다면….

 

그런데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가관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뒤 나온 담화문(14일)에서도 계속됐다. <⓻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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