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의 디지털경제 이야기 <42> 2024 노벨상 화학상 받은 AI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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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화학상은 생명의 신비를 지니고 있는 단백질에 관련한 업적을 이룬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와 구글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연구자가 수상했다. 물리학상이 물리학 이론을 AI 개발에 접목시킨 학자에게 수여된 것과 달리, 화학상은 AI를 생화학 분야에 응용한 연구자들에게 상이 돌아갔다.
이번 노벨 화학상의 의미를 노벨 화학위원회 의장은 이렇게 전했다. "올해 인정받은 놀라운 발견 중 하나는 단백질을 설계하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50년 간의 꿈을 실현한 것, 즉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발견은 엄청난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단백질은 생명유지에 필수 불가결한 생화학 요소로서 모든 화학 반응들을 통제하고 촉진한다. 또한 단백질은 호르몬, 생리적 신호 물질, 항체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세포 조직의 구성 요소가 된다. 이러한 단백질의 능력은 ‘3차원 구조’에 의하여 좌우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포 내에서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20가지 아미노산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이 아미노산들은 긴 사슬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사슬은 물리화학적 특성에 따라 ‘3차원 구조’로 접히며, 이 구조가 우리의 몸속에서 작용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단백질 구조의 형성 과정과 기능을 이해하는 것은 생화학 분야의 석학들에게 역사적인 과제가 되어 왔으며, ‘50년 간의 꿈’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너무나도 어려운 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는 이 과제를 실현해 냈다. 그는 독창적인 실험들을 통해 아미노산 사슬로부터 단백질이 어떻게 접히는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도는 1990년대 말, 그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설계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인 Rosetta 모델의 개발로 이어졌다.
2003년, 베이커는 Rosetta 모델을 이용하여, 아미노산 사슬을 새롭게 고안하고, 기존의 단백질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없던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성공한다. 그 이후 의약품, 백신, 나노 물질, 그리고 미세 센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맞춤형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발맞추어 구글팀의 AI 모델인 알파폴드의 장점을 받아들여 로제타모델을 인공지능 기반 모델로 진화시키는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또 다른 수상자인 구글의 AI 자회사 딥마인드의 연구자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는 단백질 접힘을 모델링하는데 획기적인 성공을 이루어 냈다. 이들은 단백질의 복잡한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AlphaFold2’라는 AI 모델을 2020년에 발표한다. 이 모델은 AI 분야에서 엄청난 혁신을 이룬 '트랜스포머'라고 불리는 신경망 모델을 사용했다. 알려진 모든 단백질 구조와 아미노산 서열이 담긴 데이터베이스의 방대한 정보로 AlphaFold2를 훈련시켰고,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세계 최고의 정확도를 갖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현재, AlphaFold2는 190개국에서 200만 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24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공헌으로 우리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직접 설계할 수 있게 되어 커다란 이익을 누리게 되었다. 코비드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백신을 만드는 것과 같은, 필요한 목적에 맞는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들이 계속 개발하고 있는 로제타와 알파폴드의 두 학문 줄기는 오늘날 단백질 구조의 신비를 푸는 연구를 뒷받침하는 AI 모델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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