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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전망> 정치지형은 어떻게 변할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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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1월02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1월02일 18시39분

작성자

  • 김형준
  • 배제대학교 인문사회대학 석좌교수(정치학),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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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정치는 4월 총선 결과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진보 좌파 정당 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 기존의 보수진보 양당 독과점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 일당 우위‘1.5 정당체제가 구성될 수도 있다.

‘1.5 정당체제’(one and half party system)란 미국 버클리대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가 전후 일본의 정당체제를 연구하면서 밝힌 용어다. 국회 총 의석 중 한 정당이 1이면, 그 이외 정당들은 모두 합쳐도 0.5밖에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2~6인의 독특한 중선거구제와 야당의 분열로 1955년에 탄생한 일본 자민당이 1993년까지 50여 년간 장기 집권을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부터 2016년 제20대 총선까지 총 여덟 차례 총선에서 집권당이 단독 과반 승리를 한 것은 단 세 차례(2004, 2008, 2012)에 불과했다. 오는 4월 총선은 문재인 집권 3년 직전에 실시된다. 그런데 역대 총선 결과, 집권 3년 전후로 실시된 4번의 총선(1992, 1996, 2012, 2016)에서 집권당은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했다. 2012년 총선이 예외였는데 그해 12월 대선이 있었고,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유력 대권 후보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진두지휘하면서 겨우 152석을 획득했다.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관심은 2016년부터 탄핵과 촛불, 남북 화해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형성된 유권자 연합이 내년 총선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 여부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로 시간 단축, 탈원전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은 심각한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문 대통령은 지난 해 1219일 확대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는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어찐 된 일인가? 실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선 "한국 경제가 궤도를 상당히 이탈해 있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고 했다. 1%대 경제 성장률, 13개월째 연속 수출 감소세, 40대와 제조업 고용률 추락 등 경제가 침체된 상황을 두고 '궤도 이탈'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

 

한국갤럽 조시결과, 작년 하반기부터 평가가 부진했던 경제 분야에서의 긍정률은 작년 네 차례 조사에서 모두 20%대 중반, 부정률은 60% 내외였다. 역대 정부에선 집권 말기에 부상되는 청와대 비리 의혹이 집권 3년차 시점부터 집중 제기되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청와대의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 비리 감찰 무마 의혹과 작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후보 매수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런 의혹들의 중심에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과 같은 비선 실세가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현실 실세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 리서치의 12월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중 3명 정도(36%)만이 우리나라 국정방향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는 집권당인 민주당이 40% 내외의 지지로 한국당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더구나 보수 진영은 자유한국당, 새로운 보수당, 우리공화당, 진전 4.0, 국민통합연대 등으로 파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은 본질적으로 현 정부의 성과와 도덕성에 대해 심판하는 경향이 강하다. 표심이 어떻게 반영될지 더 두고 봐야 하다. 보수 통합은 물 건너 간 것처럼 보이지만 선거 막판에 극적으로 성사될 수도 있다. 이런 와중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간으로 하는 선거법이 개정되었다. '지역구 253+비례대표 47'에 비례 30석은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안이다. 비례대표 47석 중 나머지 17석은 현행 방식대로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한다.

 

이번 수정안은 지난 4월 심상정안으로 불리는 지역구 225, 비례구 75’ 50% 50% 연동형안과는 차이가 있다. 정당 지지율에 따른 비례성을 높여 연합정치가 가능한 다당제 구조를 만들기 위해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한다는 애초 주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지역주의를 완화하기 위해 지역구 낙선자를 비례대표로 부활시키는 석패율 제도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리얼미터YTN이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1216~20), 민주당 39.9%, 한국당 30.9%, 바른미래당 4.8%, 정의당 6.6%, 민주평화당 1.4%, 우리공화당 1.7%였다.

 

현재 지역구 의석은 민주당 118, 한국당 91, 바른미래당 15, 정의당 2, 민주평화당 4, 민주당 1, 대안 신당 7석이다. 이중에 한국당 소속으로 최근 당선 무효형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5명은 그대로 한국당 의석으로 계산해 범여권의 선거법을 적용해보면 50% 연동률이 적용되는 비례대표 의석 30석은 민주당 13, 한국당 7, 정의당 9석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전 비례대표 의석 배분 방식(병립형)에 따른 17석은 민주당 8, 한국당은 7, 바른미래당은 1, 정의당은 1석을 얻게 된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민주당은 137, 한국당은 110, 바른미래당은 17, 정의당은 12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의석수에서 민주당은 8, 정의당은 6석이 늘어 선거법 개정의 최대 수혜자가 된다. 반면, 한국당은 2석이 줄어든다. 그러나 한국당이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정당 득표를 몰아줄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비례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30석 중 2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구에서 얻을 의석이 단 1석도 없기 때문에 큰 혜택을 보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6, 정의당은 4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고, 바른미래당이 가져갈 의석은 없다. 병립형 비례대표 17석은 민주당 8, 비례한국당 7, 바른미래당 1, 정의당 1석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민주당 130, 한국당 96, 비례한국당 27, 바른미래당 16, 정의당 7석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당과 비례한국당 의석을 합치면 123석으로, 민주당과의 의석 수 차는 27석에서 7석으로 줄어든다. 반면 정의당은 현재(6)보다 불과 1석 늘어나는 데 그친다.

 

<새 선거법에 따른 예상 의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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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미터YTN가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1216-20).평화당(1.4%)과 우리공화당(1.7%)은 정당득표율이 3% 이상 정당을 대상으로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이른바 봉쇄조항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

 

 

<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만들 경우 예상의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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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비례한국당 창당은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지역구에선 한국당 후보를 찍고, 정당 지지율 투표에선 한국당의 위성정당 격인 '비례한국당'에 투표하게 해서 의석수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실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독일에서는 비례대표 선거에만 나서는 이른바 '자매정당(Schwesterpartei)'이란 게 있다. 비례 정당 창당이 현실화하면 만만치 않은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결국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울을 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된다.

 

2020년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 4년차를 맞이한다. 역대 정부와 비교해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현 정부는 김영삼 정부와 박근혜정부 때와 같이 집권 3년을 전후로 총선이 실시된다. 앞선 두 정부는 모두 총선에서 패배했다. 김영삼 정부 때 집권당인 신한국당은 원내 제1당을 차지했지만 전체 299석 중 139(46.5%)을 얻는데 그쳤다. 1996년 총선 새해 벽두부터 김영삼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내란음모죄로 법정에 세우면서 역사 바로 세우기를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신한국당은 총선 전보다 10석이 줄었다.

박근혜 정부 때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에서 총 300석 중 122(40.7%)을 얻으면서 제2당으로 전락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대표(김무성)가 비박으로 대통령과 상시 대립했고 총선 전에는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총선 전보다 24석이나 줄었다.

 

현 정부는 역대 정부와 달리 집권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청와대가 연루된 권력 비리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급락하는 것이 아니라 역대 정부와 비슷한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현 정부에서는 이합집산형 다당제가 만들어져 상습적 정국 불안정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특히, 집권당은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추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소수 정당들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하는 선거법을 개정하는 패스트트랙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이제 4월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여당과 공조했던 소수 야당들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 현 정부와 의도적으로 대립 각을 세울 것이다. 그 와중에 검찰의 조국 비리 사건, 감찰 무마 의혹, 선거개입 하명 수사 의혹뿐만 아니라 대통령 친인척을 포함해서 현 정부 실세와 연계된 새로운 권력 비리 사건이 터져 나오면 이들은 하이에나와 같이 현 정부를 집중 공격할 것이다. 더구나 현 정부에서 경제가 총체적으로 붕괴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도 정부는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이 예상 된다며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우이독경(牛耳讀經) 정부라 할 수 있다. 2019년 경제 성장률 잠정치가 2.0%라고 하지만 1%대 성장으로 추락할 수 있다.

 

<역대 정부 집권 4년차 전후 비교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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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철옹성 같았던 정권도 집권 후반기에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무너졌다. 정치 실종, 경제 침체, 안보 불안, 외교 무능, 이념 갈등 심화 속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했던 정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일차적으로 국민여론이 돌아선다. 현 정부의 지지율이 집권 초기 80%대로 높았지만 현 시점에 반 토막 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다음은 정부 여당에 우호적이었던 언론들이 돌아선다. 특히,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친여 방송과 언론 매체에서 자정(自淨)노력이 일어나고 ()어용 선언이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공직 사회가 돌아서고, 검찰이 돌아서면 대통령 레임덕이 시작된다. 올해부터 이와 같은 민심 이반 과정이 속도를 내면서 문재인 정부가 의외의 일격을 당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치 효능감이 넘쳐나는 극렬 보수 세력과 침묵하던 중도층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임기 중반을 넘긴 정부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군림하고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공존의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 헌법 정신과 법 절차를 준수하고 천하의 인재를 영입 민생 경제를 살리고 정직하게 국정에 임하고 잃어버린 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고 현재 처한 국정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4월 총선이후 집권당내에서 미래권력이 현재권력을 공격하면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도 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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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1월02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1월02일 18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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