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촉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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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를 업(業)으로 하는 사람은 거의 매년 신조어를 맞이하게 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하둡’ ‘4차산업혁명’ ‘핀테크’ ‘블록체인’ ‘인공지능’이 신문에 이슈가 되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혹은 ‘디지털 전환’, ‘DX’라는 신조어가 자주 들린다. 이러한 신조어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IT에 대한 대중의 관심 유발과 정부 예산의 용이한 확보를 위한 일종의 전략적 슬로건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현재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하여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시키자’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기업에서 센싱기술을 활용한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네트워크, 인공지능(AI)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구축하여 기존 전통적인 기업활동 방식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2011년도에 IBM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통합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는 전략’이라 선언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활동을 아날로그 형태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하는 ‘전산화(digitization)’ 단계와 산업에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선두주자로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아마존(amazon)을 들 수 있다. 1994년 제프 베조스는 중고책 거래를 아날로그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에서 디지털 형태로 전환에 성공하였다. 이후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그 비즈니스모델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확대하여, 오늘날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아날로그 경제하에서는 전통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생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한계비용이 체증하는 형태가 나타나지만, 네트워크 상에서의 디지털 경제로 바뀌면서 한 단위 더 생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인 한계비용이 ‘0’(제로)에 가까운 새로운 비즈니스 법칙으로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사업인 전자상거래, 인터넷쇼핑몰, 검색서비스 등은 기존 제조업체들의 비즈니스 활용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즉, 이러한 디지털 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독창적 아이디어를 적은 인력으로도 사업화로 연결시킬 수 있으며, 기술개발과 투자유치 등 경제활동이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개발초기에는 대부분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일정 시기가 지나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네트워크 비용이 미미하기에 이익이 폭증하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수확체증의 법칙은 전파 속도가 빠른 네트워크에 의한 광속 경제(Light-speed Economy), 경제활동에 있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메가 컴피티션(Mega-Competition), 시너지 효과를 위해 여러 기업이 협업하는 생태계, C-생태계(Collaboration Eco System) 등에 의해 생성된다.
네트워크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은 이미 e-비즈니스라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대면 활동의 증가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3C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것은 Creativity(독창성), Customer(고객), Credit(신용)이다.
디지털시대에는 독창성과 창의성이 없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자기만의 특징을 개발하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 왜냐하면 디지털 제품은 아날로그 제품보다 모방이 용이하고, 법적 분쟁이 생기면 그 쟁송기간 동안에 새로운 대체재가 나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독창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해 동공효과(Eyeball Effect) 발현해야 할 것이다.
고객인 소비자의 중요성도 커졌다. 네트워크로 인해 고객들에게 몇 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탈중개(Reintermediation)현상으로 비용절감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도·소매상 같은 제3의 중계자 없이 직접 연결되어 중간 마진이 사라지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 바쁜 소비자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구매자들의 SNS 평가 댓글은 특정제품으로 쏠림 현상 (Tapping Effect)를 초래하기도 한다.
디지털 경제에서 소비자들은 변덕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아날로그처럼 잠김효과(Lock-in Effect)을 발현하기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나타나는 대체재,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기호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업체간 협업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기업의 신용도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산업이 활황을 누리고 있다. 표현이 언택트 기업이지만 이미 디지털 경제에서 고속성장을 지속하였고, 이번 코로나 사태가 유발자(Trigger)가 되어 다시 한번 더 주목을 받게 되었다. 언택트 대표주로 꼽히는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3인방의 합산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90조 원 규모로 불어났다. 지난달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카카오의 시총은 24조114억 원으로 지난해 말(13조2,338억 원) 대비 81.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시총은 11조8,771억 원에서 20조221억 원으로 68.58%, 네이버는 30조7,377억 원에서 44조2,690억 원으로 44.02%가 늘었다.
이러한 디지털 기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규제의 완화가 필수 불가결하다.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거기에는 반드시 저항하는 규제가 존재한다. 이 규제는 이미 그 산업을 선점한 기업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많다. 이는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빈부격차, 세대격차, 기득권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이 기득권에 의해 만들어진 규제에 포위되지 않도록 정부정책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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