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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SK를 뛰어넘는' 이혼 전략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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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01일 16시31분

작성자

  • 조윤나
  •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영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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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저 출산 대책 속에, 정작 젊은이들은 상승하는 주거비용과 취업시장의 높은 문턱 등으로 경제적 독립을 꿈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TV에선 유명 연예인들이 고급스런 주거환경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맛집을 골라 다니는 일상이 즐비 하고,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부모 아래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의 자극적인 모습을 송출하는 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니 이를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결혼과 출산이 꺼려지는 것도 이해가 될 지경이다.

 

그런데 아주 유명하신 한 분도 저 출산 현상에 부정적인 힘을 보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재계 서열 3위의 대기업 총수 행보로는 파격적이었던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의 이혼 과정 말이다. 혼외 자식을 낳아 직접 키우고 싶다며 외도 사실을 매체에 수기로 직접 공개 하고 이혼을 요구했던 그의 당당함에 법 위에 재벌이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 마저 든다.

 

능력이 되면 중혼도 당당할 수 있다는 그의 행보는 도덕적 책임의 훼손을 넘어 SK그룹 전체 신뢰에 부정적 시그널을 주고 있다.

더욱이 최 회장의 외도에도 꿋꿋이 가정을 지키고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아내, 노소영 관장을 무시한 그의 독단적인 행동은 가정의 중요성과 결혼의 의미 보다 개인적 욕망을 내세운 남성 독단적 메시지를 내포해 여성들로 하여금 사회적 교류의 불평등을 더욱 심각히 느끼게 하고 있다.

 

심지어 판결을 맡은 1심법원은 유책배우자도 아니고, 세 아이를 키우며 가정의 대소사에 소홀히 하지 않았던 노소영 관장의 공로를 전혀 인정해 주지 않았고, 내적 살인을 신랄하게 보여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윤리 도덕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다. 이러한 1심법원의 판결은 국민들의 마음을 허탈하고 무기력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혼인과 이혼은 법적으로 강제하면서 간통에는 죄가 따르지 않을 수 있고 법적으로 도덕과 윤리적으로 성실히 살아도 전혀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함의를 내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최 회장의 외도와 이혼 요구에도 가정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였던 노소영 관장의 공로를 인정하고 그녀로 인한 SK그룹의 가치 증식을 참작해 1심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재산 분할을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즉시 상고했다. 하지만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고등법원의 판결이 유지될 것 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자아 행복 추구에 대한 댓가로 1조3808억원이나 지불해야 한다니, SK그룹 내부의 고민도 상당한 것 같다. 

SK그룹 내부에선 최 회장이 현금 대신 주식회사 SK의 주식 일부를 분할하거나 비상장회사인 SK실트론 지분 전량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모양새다. 외신은 앞다투어 SK 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위협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공공의 인식과 신뢰를 중요시 여겨야 하는 대기업 회장이 이렇게 까지 비도덕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보로 조직은 물론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이유는 뭘까. 

개인적 욕망보다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 하는 대다수의 선량한 국민과 상충하는 최 회장의 가치관은 도덕적 책임을 심각하게 훼손한 채 노소영 관장을 포함한 모두에게 오해와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또한 좋은 배우자를 만나 따뜻한 가정을 꾸리며 자녀를 잘 길러보고 싶다는 소박한 미래를 꿈꾸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내 배우자도 저럴 수 있다’ 는 부정적 측면을 각인 시켜 저출산 현상에 한 몫 한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이제 온 국민이 최 회장의 상고에 대한 판결을 지켜보고 있다.

어떤 판결이 나오는 지에 따라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가정을 위해 헌신해왔던 나날들이 부정당할 수도 있고, 간통의 경험으로 엄청난 모멸감과 내적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의 아픔에 다시금 생채기를 낼 수도 있다.

국민의 여론과 정서는 물론이거니와 단순 개인적인 이혼 소송을 넘어 모든 이혼소송의 선례를 남기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대법원의 현명한 판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누군가의 누나, 여동생, 딸, 손녀가 세상의 상식으로부터 보호 받고 소박한 미래를 이룰 수 있도록 백 번의 저 출산 부양책 발표 보다 의미 있을 법원의 냉철한 판결을 기대해 본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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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01일 16시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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