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 특집> 주요 산업 전망 (1) 반도체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지난 2021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5,559억 달러로 처음으로 5천억 달러를 넘었다. 2017년 반도체 호황기에 4천억 달러를 넘은 지 불과 4년 만의 급성장이었다. 이는 코로나 초기에는 대부분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및 화상 회의의 증가 등 비대면 사회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오히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져 2022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15%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세계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전쟁이 이른 시일 내에 종식될 것이라는 초기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유럽국가들은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글로벌 소비 심리는 급속도로 빠르게 위축되었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중국 시장 내수가 침체했고, 물류 차질로 인해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크게 낮아졌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반도체 주요 수요산업인 PC, 모바일 제품의 소비가 줄어들었고 글로벌 IDC (Internet Data Center)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조정함에 따라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또한, 반도체 시장을 견인하는 인텔의 신제품 출시가 계속해서 연기되면서 반도체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요증가 덕분에 2022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되지는 않고, 초기 전망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대의 성장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2021년 반도체 수출은 1,279.8억 달러로 사상 최고의 기록을 달성하였고 2022년에는 무난히 1,3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9.1% 성장하였고 2분기부터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하여 13.7% 증가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3분기에는 감소세로 전환되어 5.7% 감소하였고, 4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욱 커지며 2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수출 증가율은 1% 전후가 되어 최고 기록은 경신할 수 있지만 1,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세계 반도체 시장의 부진은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것이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더욱 늘어나고 단가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반도체는 대표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미 감산을 결정하였고, 삼성전자도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태도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주요 수요산업인 PC와 모바일 제품의 수요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주요 IDC 기업도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아 재고는 계속 쌓이고 있으며, 단가 하락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의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IT 기기의 교체 수요가 길어지고 소비가 줄어드는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였는데 그 결과 중국의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면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텔이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에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CPU ‘Sapphire Rapids’를 출시하면 일부 데이터센터의 서버 교체 수요도 예상된다. 현재 D램 시장에서 DDR4가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으나, DDR5로 교체되기 시작하면 단가가 상승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고려하여도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수요 시장인 PC와 모바일 제품 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 정세도 낙관적이지가 않다. 따라서 2023년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I, IoT, 자율주행 자동차 등 반도체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는 신산업이 계속 발전하고 있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IT 기기의 다양화 및 메모리반도체 채용 용량은 증가하고 있다. 현재 불황은 반도체산업의 장기적인 슈퍼사이클 속에서 발생하는 단기적인 부침인 것이다. 우리 기업은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 및 수익률 저하로 어려움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R&D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