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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자동차산업의 핵심이슈 (下) 비유기적 성장과 기업 지배구조의 대전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1월14일 17시10분

작성자

  • 김기찬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aSSIST) 석좌교수, 인도네시아 프레지던트대학 국제부총장, aSSIST사람중심기업가정신센터장,가톨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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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외부 자원 활용하는 비(非)유기적 성장의 효율성

 

 기업의 성장에는 2가지의 공식이 있다. 내부자원에 의한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공식과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는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공식이 있다. 

유기적 성장이란 비용절감 및 기업내부의 역량을 개발을 통해 성장하는 것인데 비해, 비유기적 성장은 기업 외부역량의 흡수를 통해 성장하는 인수합병(M&A), 기업합작, 지분투자 및 제휴 등의 방식이다. 두 가지 성장방식 중 평상시에는 유기적 성장이 선호되지만 유기적 성장이 잘 작동하지 않거나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지는 경우 병목현상을 돌파하는 전환의 비유기적 방식이 채택된다. 

 

자동차산업의 지난 100년간 성장역사는 내부자원의 역량구축 경쟁이었다. 내연자동차의 기술진화속도(clockspeed)는 느린 편이었다. 기업내부에서 시간을 두고 내부역량구축이 가능했다. 내연기관차 패러다임은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고, 더 성능이 좋은 차를 위한 유기적 성장공식에 매달려 왔다. 인수합병이 있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위해 동일업종의 기업을 인수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전기차의 기술진화속도는 아주 빨라진다. 내부에서 개발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과 같이 새로운 기술진보가 필요한 영역을 자체적 자원을 활용하기 보다는 외부에서 필요한 자원과 기술을 인수 통합하는 방식이 속도면이나 전문성측면에서 더 바람직한 경우가 많다. 인수합병을 통해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이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슘페터는 혁신을 신결합(new combination)으로 정의했다. 자동차산업이 미래차 모빌리티산업을 선언하면서 유기적 성장을 벗어나 외부자원을 활용하고 이들과 시너지적 결합을 추구하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관련기술은 기술경계가 없어진다. 전자,IT,배터리, 소프트웨어 등의 새로운 기술들과 결합하면서 미래차 기술은 새롭게 정의되어가고 있다. R&D예산은 기존차의 매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월스트리트 자금으로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지금까지 내부역량과 유기적 성장을 강조해 온 도요타의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요타가 2021년 동경 올림픽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자율주행셔틀 e-팔레트의 자율주행운전시스템의 외부활용이다. 도요차 자율주행셔틀 이-팔레트(e-Palette)는 CES2018에서 컨셉을 공개한 후 도쿄올림픽에서 이-팔레트를 실제로 운행할 예정이다. 도요타의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셔틀의 자율운전 시스템은 도요타의 내부역량이 아니라 나고야대학 출신들이 만든 티어포(tier4)라는 벤처기업이 만든 것이다. 특히 티어4의 자동운전 OS는 오픈 소스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열린 혁신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투입되어 지속적인 진화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대응방향>

 

‘조직분리와 혁신의 가속’ … 넷제로(net-zero) 환경구현과 사회적 책임

 

 자동차산업 빅뱅시대, 희망을 담아서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대응방향을 요약해보자.

 

  첫째, 자동차산업의 성장공식이 달라지면 조직구조와 지배구조의 큰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기업 외부적으로는 인수합병, 주도권을 갖춘 연합군의 구축, 기업 내부적으로는 비대해진 조직의 분사와 권한위양의 조직문화구축이 필요하다. 구조는 전략을 따른다. 자동차산업의 지배구조는 비유기적 성장전략에 따른다.  특히 내연차의 진화주기보다 훨씬 짧아지고 있는 전자 및 미래차 분야는 움직임이 무거운 수직적 위계구조의 전통조직으로는 ‘개발의 속도(proactiveness)’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는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관계를 조정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구조를 말한다. 지배구조는 넷제로(net-zero) 환경구현,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보상, 그리고 윤리적 경영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비유기적 성장시대에는 기업지배구조범위의 확장이 필요하다. 비유기적 성장시대의 지배구조는 ‘기업내부의 경영구조+윤리적 운영체제+인적구성+인수합병조직관리+상생과 생태계경영‘를 포함해야 한다. 인수합병의 활성화는 결국 이해관계자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기업지배구조의 변화로 나타날 것이다.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기업의 목적도 이익이 아니라 ESG경영으로 달라져야 한다. 

 

 기업조직은 역사적으로 분리와 통합이 반복된다. 지금까지 조직통합과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다면, 이제 네트워크의 경제와 속도의 경제를 위해 조직분리와 혁신의 속도를 추구해야 한다.

 

아웃바운드 M&A와 전략적 제휴 등 폭넓게 활용

 

 둘째, 인수합병만큼 합병 후 조직관리가 중요하다. 지배구조의 변화와 조직의 모습에는 지분참여, 라이센싱, 경영참여 기업들 간의 역학관계가 고려되어야 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기업들은 다문화경영의 경험이 부족하다. 한국기업이 실리콘 밸리식 기업을 인수해서 성공한 경험이 거의 없다. 최근에는 늘어나고 있는 아웃바운드 M&A나 해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지배구조나 생태계경영의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인수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 노하우, 시장 등을 한꺼번에 획득하기 위해 시도하는 경우, 핵심자원은 사람인 경우가 많다. 인수 후 2년쯤 지나 핵심인재가 이탈하기 시작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특히 기술집약적 기업에 인수투자를 한 이후 인재가 이탈하면 기술축적이나 신기술개발이 어려워지고 만다. 인수기업 사원들과의 소통과 관리방식, 현지의 법과 제도,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완전히 새로운 지배구조경영노력이 필요하다.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로의 이행에 따른 고용평등, 윤리경영, 인권중시 경영

 

셋째, 마지막으로 기업을 존재하게 하는 자본주의가 변화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세상은 이제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로 기업의 목적을 수정하고 있다. 기업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반영하는 이익중심 경영에서 공감중심 경영으로 변모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강점은 혁신이지만 약점은 사람이다. 고용평등, 윤리경영, 인권중시경영이 필요하며 사람이 희생되는 야수자본주의를 극복하도록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아무쪼록 자동차기업이 세상의 문제를 풀고 꿈을 주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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