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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자동차산업의 핵심이슈 (中) 전기차시대를 이끌어갈 4대 과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1월13일 17시10분

작성자

  • 김기찬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aSSIST) 석좌교수, 인도네시아 프레지던트대학 국제부총장, aSSIST사람중심기업가정신센터장,가톨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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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투자→기술개발→사회문제 개선→꿈’으로의 선순환 기대

 

  옥스퍼드대학 콜린 메이어 전 경영대학장에 의하면, 기업이란 사회의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기업가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은 바꿔보고 싶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꿈을 위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으로 혁신을 시도한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는 것은 기업가의 꿈과 희망을 사는 것이다. 

 

최근 흥미롭게도 한투증권에서 기업의 주가를 책정하기 위해 꿈을 주가로 환산하는 '주가 꿈 비율'(PDR:Price to Dream Ratio)을 제안하고 있다. PDR는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의 크기보다 기업의 미래 비전과 꿈의 크기가 주가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기업의 꿈의 시장가치는 해당 산업의 10년 후 전체 시장규모(TAM;Total Addressable Market)에다가 기업의 예상 시장 점유율을 곱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PDR은 최근 테슬라와 같은 기업의 주가폭등을 기존 기업 가치평가(밸류에이션)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Book value Ratio)로 설명이 어려워지면서 개발된 것이다. 전환기에 있어서 주식투자자들은 자동차의 매출규모와 미래성장잠재력 중  미래성장 잠재력을 훨씬 중요시하고 있다. 내연차의 매출크기는 과거의 주가상승요인이었다면 미래의 성장잠재력과 꿈의 크기는 미래의 주가상승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PDR은 참으로 흥미롭다. 사회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기업의 꿈에 가치를 매기고, 이 꿈에 투자된 주식자금들이 사회문제 해결의 기술개발에 투입되는 것이다. 올해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미래 문제개선을 위해 새로운 꿈은 꾸는 해이다. 이 꿈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미래신기술 개발이라는 선순환을 기대한다. 이른바 꿈-투자-기술개발-사회문제개선—꿈으로의 선순환을 기대한다. 

 

미래차 주도권 · 분업구조의 재편성 · 모듈화와 플랫폼화 · LG의 자동차업계 등장

 

 전기차라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위해 달리는 한국자동차산업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미래자동차주도권 선점을 위한 자동차동맹 이슈이다. 지금까지의 자동차산업 성장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자동차기업은 이제 내부자원의 역량을 축적하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이 아니라, 전기차관련 전문기술을 가진 기업과의 인수합병, 분사 등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비유기적성장(inorganic growth)을 택할 수밖에 없다. 누가 미래 자동차 주도권을 쥘 것인가? 

 

미래차의 주도권경쟁은 세계 최고 빅테크기업과 전통자동차기업의 동맹에 의해 완성될 것이다. 현대차가 애플의 미래차 생산에 협력한다는 설에 이미 2021년 초 한국주식시장을 달구고 있다. 이러한 동맹은 나홀로 싸우는 테슬러모델과 대비되면서 글로벌 미래자동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 이슈로 발전하고 있다. 애플과 현대차그룹의 협력논의는 테슬라가 주도하는 미래차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꾀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플랫폼과 반도체 칩 기술력을 갖추는 애플과 자동차생산의 수직적 계열화의 제조 시설을 갖추지 있는 현대차의 협력은 ‘아이카’ 모델의 등장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을 지향하면서 IT기반 OS의 도움 없이 주도권을 쥐기가 어렵다. 그러나 자동차는 안전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전부가 아니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자동차의 오래된 안전성과 신뢰성과 생산성을 담보하는 메커니즘 없이는 시장 안착은 어렵다. 그러므로 앞으로 유사한 형태의 동맹이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유력 정보기술(IT)업체로서 구글 동맹의 등장도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는 희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유기적 성장공식이란 전쟁과 같은 것이다. 전쟁은 기회와 위기가 상존하는 살얼음판을 걷는 많은 변수가 자동차산업에 도사리고 있다.

 

 둘째, 자동차 분업구조의 재편성이슈이다. 전기차조립 업체와 배터리업체는 전문화될 것인가? 내제화(內製化)될 것인가?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40%에 이른다. 배터리 없는 전기차 조립은 엔진 생산 없는 자동차회사와 같다. LG화학은 지난해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전 세계 배터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K-배터리업체들의 급성장은 계속될 것인가? 

 

테슬라는 배터리 내제 기술개발을 선언하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 자체개발과 배터리 내제화를 위한 공장 증설, 소재 및 생산기술 개선 등을 통해 가격을 56% 절감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발표하였다. 또한 최근 전기차에 대해 잠잠했던 도요타는 앞으로 자체개발한 전고체배터리를 얹은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내제화를 선언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의 대통령당선으로 예상되는 그린정책에 부웅하여 포드자동차도 배터리를 내제화하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현대기아차의 배터리 내제화 없이 전기차 생산을 계속 할 것인가?

 

  셋째, 전기차 개발의 속도전을 위한 모듈화와 플랫폼화 이슈이다. 미래차 개발은 개발속도싸움이다. 빨리 하면 혁신이고 늦게 하면 모방이다. 자동차회사는 자동차로 말해야 한다. 자동차회사는 신차를 많이 개발할 때 그 기업의 매출과 주가가 올라간다. 그래서 제품개발력과 개발기간 단축력이 곧 자동차경쟁력이다. 자동차회사의 신차개발기간은 비용 절감력이고 기회포착력이 된다.  

 

신차를 개발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까? 일반적으로 상품기획-디자인 컨셉개발-시제품 개발- 테스트-양산조립에 이르기까지 4년 이상 소요되었다. 그런데 최근 자동차개발기간이 16개월까지 단축되고 있다. 그 비밀은 모듈화와 플랫폼화에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은 글로벌 성장 제 1의 비밀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한국자동차산업의 모듈화이다. 1990년대 후반 하버드와 MIT에서 주장된 모듈화를 현대기아차가 가장 빨리 도입했고, 도요타나 일본차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모듈화와 플랫폼화는 자동차의 뼈대에 해당하는 공유플랫폼을 제시하고, 다양한 생태계들이 참여하는 열린 혁신의 길을 열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만들어진 시스템 모듈, 표준부품개발은 공용화를 가능케 하고 한국자동차의 품질혁명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모듈화는 이뿐만 아니라 한국자동차업체의 개발기간단축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최근 현대차가 지금까지와 같은 다품종 소량생산정도의 전기차 생산이 아니라 본격적인 양산 개발생산의 전기차 전용 플래폼을 개발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핵심은 전기차의 플랫폼화와 모듈화이다. 현대차는 2020년 12월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최초로 개발해 공개하였다.2025년까지 12개 이상의 전동차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전기차 신제품개발에 2가지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도 전기차출시의 속도를 단축시킬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한 모듈화와 표준화는 전기차 신제품기획과 출시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고, 전기차 라인업확장이 용이하다. 이것은 전기차 경쟁에서 최고의 경쟁이점이다. 게다가 제조 과정이 단순해지고 원가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전기차플랫폼에서 모듈화와 표준화 개념을 도입하면, 다양한 전문기업들과의 손쉬운 개발협력이 가능해진다. 전기차부품이 점차 전속거래에서 범용거래가 가능해지며, 열린 경쟁과 열린 협력이 촉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표준화가 가능해진 만큼 다양한 기술과 신부품의 채택확장성을 높아지고, 반면에 배터리납품을 위해 배터리 전문업체간 입찰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넷째, 한국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흥미로운 이슈는 LG의 자동차업계등장이다. LG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선두를 차지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LG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하여 전기차 파워트레인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사실상 자동차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부문 내의 그린사업부문 일부를 분할하여 별도 회사로 분사하고 이 회사의 지분 49%를 마그나 인터내셔널에게 매각했다. 이제 LG전자 소속의 자동차회사가 하나 만들어 진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니켈 광산 채굴 사업 등과 관련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고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의 배터리생산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1990년대 삼성의 자동차 진출에 이어 LG의 자동차진출은 기대와 앞으로 전개될 자동차싸움의 향방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면 LG의 배터리를 공급받던 현대기아차와 경쟁관계가 된다. 그러면 LG배터리의 수급전망은 어떻게 될까? 또 전기차 가치사슬을 이미 수직적 계열구조로 가지고 있는 삼성은 과연 진출할 것인가도 화제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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