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월 CPI 상승률 3.1%, 예상 상회, ‘금리 인하 기대’ 약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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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현지시간 13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1%로 나타났다. 전월인 작년 12월(동 3.4%)보다는 둔화됐으나 시장 예상(2.9%)을 상회했다. 단기적인 물가 상승 속도를 측정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0.3%로, 역시 시장 예상(0.2%)을 상회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항목을 제외한 근원(core) CPI는 전년동월 대비 3.9%나 상승했다. 동 상승률은 전월인 2023년 12월과 동일하나, 시장의 예상치(3.7%)를 상회했다.
이런 1월 CPI 통계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의 고(高)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안정되는 추세에 있기는 하나, 둔화 페이스가 완만한 것으로 보고, 관심의 초점인 연준(FRB)의 조기 정책금리 인하 기대는 일단 흐려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측되어 오던 ‘5월 인하 전환’ 기대는 사라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이 좀 더 시간을 두고, 보다 확고하게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관련 지표들을 기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전 발표된 1월 CPI가 예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뉴욕 증시(NYSE)에서는 ‘Dow 30’ 지수 등, 거의 모든 증시 지표들이 대폭 하락했다. 연준 FOMC의 금리 인하 전환 기대가 일단 후퇴한 것에 따른 매도세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물 국채 수익률이 연 4.29%로 상승(채권가격 하락)해 약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 정책의 영향을 받기 쉬운 2년물 국채 수익률도 일시 0.15% 상승해서, 작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4.63%를 기록했다.
■ BLS “에너지 가격 하락 불구, 주택 임차료 상승이 CPI 상승 주도”*
미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이날 공표된 발표문에서, 미국의 1월 ‘도시 지역 全 항목 소비자물가지수(CPI-U)’가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인 2023년 12월은 동 0.2% 상승했었다. 직전 1년 동안 CPI-U 상승률은 3.1%였다.
주요 항목별로는, 중고차 가격 등 상품 항목 상승률은 2023년 후반 이후 안정되고 있으나, 주택 임차료(shelter) 영향을 크게 받는 서비스 항목 상승률은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주택 임차료 항목은 1월 중에 0.6%나 상승해서, 월간 CPI 상승률의 2/3 이상을 차지했다. 식품 항목은 0.4% 상승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에너지 항목은 주로 가솔린 가격 하락에 힘입어 0.9%나 하락했다.
한편, 미 에너지 정보국(EIA)이 집계한 1월 전미 일반 가솔린 평균 가격은 1갤런당 3.1달러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전년동월 대비는 8%나 하락한 셈이다. 난방 에너지 가격은 14% 이상 하락했다.
■ WSJ “연준(FRB)의 조기 ‘금리 인하’ 전환 전망 일단 희미해진 것”
Wall Street Journal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1월 CPI가 전월(3.4%) 대비로는 낮으나,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공고하다며,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전환(pivot)’ 전망이 희미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1월 인플레이션이 전월에 이어 다소 냉각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시장 예상보다는 높은 것으로 보아,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을 판단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또 하나의 신호(another sign that the Federal Reserve’s path to interest-rate cut is far from settled)’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1월 CPI가 시장 예상치 2.9%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해 왔던 시장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고 전했다. 연준이 시장 금리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기준 금리 수준을 인하하면 경제 활동 활성화를 촉진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성향을 자극하고 안정적 수익을 원하며 채권 매입 경쟁 유인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이날 발표된 1월 CPI 지표들을 감안하면, 연준이 3월 FOMC가 아니라 오는 5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이고, 어쩌면 6월 FOMC가 ‘개시’ 시점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최근 증시 랠리가 이어진 것은 주로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이 임박했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었으나, 이날 지표들을 보면 연준 정책위원들이 이런 기대를 왜 무시해 왔던 것인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금년 중반이나 되어야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연준 정책위원들은 과거 6개월 기간 동안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개선 페이스는 실제로 존재하는 물가 상승 압력을 과도하게 평가했을 수가 있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Powell 연준 의장은 ‘연준 위원들이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인 상무부의 또 다른 물가 지표가 2% 목표로 돌아올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상기시켰다. 동 의장은 이달 초 ‘60 Minutes’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지금 보이는 양호한 개선 추세가 보다 확실해지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It’s not that the data aren’t good enough. It’s that there’s really six months of data. It doesn’t need to be better than what we have seen, or even as good. It just needs to be good.”)
■ “주택 임차료 등 서비스 가격 안정되면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CPI는 일반 가계 소비액이 큰 항목일수록 가격 동향에 반영되기 쉬운 구조다. 예를 들어, 에너지 및 식품 항목을 제외한 ‘근원(core)’ 기준으로 보면, 주택 임차료 항목이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계약 갱신 기간이 길고, 통상적으로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대단히 느려서 CPO 상승률의 둔화가 늦어지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1월 중에 동 ‘주택 임차료’ 항목은 오히려 6%나 상승했다.
참고로, 보다 넓은 항목에 걸쳐서 물가 동향을 집계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기준의 물가지수 상승률은 근원(core) 기준으로 2023년 12월 시점에서 2.9%까지 하락했었다. 최근 반년 동안 상승 페이스도 연율로 연준의 목표치인 2%대를 계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지수의 경우에는 조사 대상 항목이 광범해서 주택 임차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5% 정도에 그치는 것이다. 연준이 금융(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물가 관련 지표는 이 ‘PCE’ 지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연준이 중시하는 이 PCE 기준의 소비자물가지수는 노동부가 발표하는 CPI 지수보다 더욱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및 항공 운임 등 일부 항목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부 지표는 주택 임차료 비용의 비중을 더욱 높게 잡고 있다. 이 항목은 1월 중 0.6% 상승했고, 동 전체 CPI 월간 상승률에서 0.23%P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물가하락세가 전반적으로 광범하게 확산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미국인들이 많이 소비하는 식료품 등 ‘Grocery’ 항목들의 가격이 Covid-19 사태 이전 수준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금년 중 인플레이션이 냉각될 것으로 기대하고, 그 과정에 요동이 클(bumpy) 것으로 전망한다. Powell 연준 의장도 최근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인가를 주시하며, 동 지수 안정을 확신하기 위해 더욱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혀오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연준이 목표치 ‘2% 전후’로 안정적으로 추이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고 금리 인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주택 임차료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 동향이 안정될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되는 기대에서, 당초 3월 FOMC에서 정책금리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최근 Powell 의장 등의 ‘신중’ 자세를 감안해서 예상을 수정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1월 CPI 지수를 감안하면, 이제 다시 시장의 관심은 5월 FOMC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는 게 확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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