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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개월, 글로벌 시장은 ‘냉정한 대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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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09일 10시08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09일 18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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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이스라엘의 지중해 쪽에 인접한 Gaza 지구(면적; 350Km2, 인구; 238만명)에 근거를 둔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HAMAS)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지난 7일로 1개월이 됐다. 이후, 이스라엘의 강력한 보복으로 전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양측 희생은 이미 1만1,000명이 넘었다.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Gaza City를 완전 포위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시가전을 본격 개시하면 인명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국 등 글로벌 사회에는 친 팔레스타인 vs. 친 이스라엘로 나뉘어 각각 종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전 초기에는 군사 상황이나 인도적 위기에 관심이 집중됐었으나, 전쟁이 1개월을 넘어서면서 이제 이 전쟁이 세계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돌발적으로 ‘이-HAMAS 전쟁’이 벌어지자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 개전 초기여서 상세한 분석이 나오기엔 이르나, 아래에 복수의 해외 미디어들이 전하는 이-HAMAS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주는 충격에 대한 보도 내용들을 요약, 정리한다. 

 

■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 불구, 원유 가격 ‘안정’ 金 가격은 ‘급등’”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HAMAS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 감행 및 이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보복 군사 작전으로 중동 지역에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금융 및 상품시장은 사태를 ‘비교적 냉정한’ 자세로 대응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는 대체로 이-HAMAS 전쟁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비롯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이 전쟁의 영향이 크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원유 가격의 반응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중동 지역에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국제 사회는, 이 지역에 주요 산유국들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유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에는, 최소한 지금까지는, 충격적인 유가 동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 개전 초기에 한 때 WTI 선물 가격이 1 배럴 당 90달러대로 뛰어오르기도 했으나 11월 7일 시점에서 80달러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전쟁 발발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단, 이번 전쟁이 만일 이란 등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확산되는 경우에는, 원유 가격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World Bank는 원유 가격은 최악의 경우, 1 배럴 당 150달러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전쟁 지역은 한정돼 있고, 전쟁 확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란도 전쟁 참가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원유 가격은 점차 하락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HAMAS 전쟁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은, 사우디 및 러시아가 종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자율 감산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대규모 자원 소비국들의 경제가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는 등, 시장의 수급 기초 상황을 반영해서 유가 하락 압력이 가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리스크 회피 선호 성향 급증으로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1 온스 당 1,800달러에서 2,000달러 수준으로 급등, 종전의 최고 수준에 육박하는 기세다. 이는 분명히 이번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다. 

 

■ “금융시장의 헤지 기능 약화 및 美 국채의 안전 자산 기능도 저하” 


한편, 글로벌 사회에 리스크가 고조되는 경우, 전형적인 안전 자산으로 받아들여져 리스크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미국 국채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예전처럼 민감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상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 둔화 전망,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관측 등으로 국채 수익률이 어느 정도 하락하고 있으나, 전쟁 발발 직전까지는 사상 최고인 5%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었다. 당초에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 상승 우려가 국채 수익률 하락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었으나, 지금은 원유 가격이 하락 반전하고 있음에도 국채 수익률은 고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고조되고 유가 급등 등으로 세계 경제가 악화하는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주식 등 리스크 자산을 떠나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다. 그럴 경우에도, 미 국채가 이런 리스크 자산에 대한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면, 금융 시장에는 종전의 유효한 리스크 회피(헤지) 수단이 사라진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등하고, 경기 악화 우려도 높아져서 주식 등 가격이 하락해도, 국채 수익률(장기금리) 등이 상응해서 하락해 주지 못할 경우에는 주가 하락이 멈추기 어려워지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혹시 경기 악화 우려도 더욱 높아지는 경우에도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면, 그 자체가 경기 악화를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도 있고, 이것이 또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국채가 리스크 회피 수단으로써 역할을 잃으면 경기 및 주가가 멈추지 않는 ‘Free Fall’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 “하마스, 중동 지역에 평화 정착 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해 의도적 도발”


이번 이-HAMAS 전쟁과 관련해서, 미 CNBC 방송은 최근, 일부 경제 전문가들이 향후 이 전쟁이 더욱 확대될 경우에는 그 여파가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전염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현재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번 전쟁은 수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시장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만일, 분쟁이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전쟁 양상이 더욱 확산될 것이고 그러면 경제, 금융 리스크가 글로벌 규모로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에 전쟁 발발 직후부터 경제적 충격은 제한적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란, 레바논 등 국가들이 위협하는 것처럼, 혹시 이들 국가들이 분쟁에 참여하고 지역 분쟁으로 발전하면 시장 불안도 커질 것이라는 불편한 전망이다. 특히, 중동 지역이 글로벌 원유 시장의 주요 공급원이라는 점에서 국제 유가 불안은 상존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군이 Gaza 지구 지상 작전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일시 급등을 보인 것 외에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IMF 게오르기예바(Kristina Georgieva) 총재도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분쟁이 이미 암울한 세계 경제 전망에 또 다른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가자 지역의 전쟁 중심지에서의 경제 상황은 혹심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접국들의 경제 상황은 무역 거래 경로 타격, 관광 교역 위축, 보험 비용 증가 등, 각 방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한 경제 전문가(El-Erian, Allianz 수석 경제 고문)는 하마스의 10월 7일 기습 공격은 마침 이스라엘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 아랍 국가들과 관계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HAMAS 조직은,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중동 지역에 평화, 협력 체제가 구축되는 경우에는 자신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의도적’ 행동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전례 없이 큰 실망과 우려를 가지고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 “전쟁이 오래 끌수록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렇게 되면 중동 지역의 평화와 협력 체제 실현 목표는 더욱 요원해질 것을 우려했다. 

 

■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유가 급등’ 등, 세계 경제에 타격 클 것”  


영국 Financial Times도 최근 기사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적으로 침공한 것은 ‘이 지역에 불을 놓을’ 의도로 감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구체적으로, 지금 전 세계가 목도하고 있는 것처럼, Gaza 지구 주민들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이스라엘의 글로벌 명성을 훼손하고 지역 평화를 뒤흔드는 결과를 노린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이번 전쟁의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더 많은 인명 희생이 뒤따를 것이고, 지역 내 힘의 균형, 나아가 글로벌 평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 사태, 러-우 전쟁에 더해 이-하마스 전쟁이 더해져서 글로벌 경제에 막심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World Bank가 최근 발표한 ‘상품시장전망(CMO)’ 보고서 ‘이-하마스 전쟁의 단기(near-term) 잠재적 영향’ 부분에서, 2019~2021년 기간 중, 전세계에서 심각한 식량 불안에 처한 인구가 2억명 늘었다고 지적하고, 아직 구체적 숫자는 없으나 러-우 전쟁에 따른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악화된 것이 분명하고, 이번 이-하마스 전쟁 발발로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나마 아직 글로벌 식량 및 에너지 시장에 큰 동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다행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이-하마스 전쟁의 영향은 다음 두 가지 요인에 달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첫째는 이번 전쟁이 얼마나 오래 끌 것인가,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적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클 것인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주로 에너지 시장을 통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얼마나 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향후 전쟁이 확산되는 경우에는 타격이 심해질 것은 분명하다. 2023년 세계에너지통계(SRWE)에 따르면 중동 지역은 세계 에너지 확인 매장량의 48%, 원유 생산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5이 가장 첨예한 분쟁 지역 인근 호르무즈(Hormuz) 해협을 통과해서 수송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HAMAS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이후 글로벌 시장의 유가 동향은 아직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다. 지난 9월 원유 평균 가격은 1970년 이후 평균 수준에 근접해 있고, 극적인 유가 상승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같은 기간 글로벌 원유 의존도도 떨어지고 있어 원유 시장 동향은 덜 변동적이다. 그러나, 아직은 유류 에너지는 중요한 운송 에너지로 남아 있고, 액화 천연가스 공급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중요한 원천인 것이다. 따라서, 만일, 이런 에너지원 공급에 갑자기 커다란 차질이 생기면 에너지 가격, 글로벌 생산 및 전반적인 물가 수준, 특히 식량 가격 등에 강력한 충격을 주게 될 것은 분명하다. 

 

■ “脫세계화(Deglobalization) 및 글로벌 인플레 리스크 확산 지적도”  


CNN은 이번 이-하마스 전쟁으로 탈(脫)세계화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불거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은, 단지 중동 지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 전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즉, 지난 세기 동안 구축해 온 글로벌 공급망 및 첨단기술 교류를 통한 글로벌화된 경제에 이제 탈(脫)세계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Brendan McKenna, Wells Fargo 은행 국제 경제 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조짐을 보였으나, 이번 전쟁 발발로 중동 지역에 더 큰 분열이 일어날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간의 협력 및 통상은 위축되고 정보 교류가 단절되어, 결국 탈세계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반대 입장을 취한다면 결국 미국과 이들 간의 교역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탈세계화가 급격히 진전되면 글로벌 경제 환경은 경쟁이 더욱 위축될 것이고, 경쟁이 적어지면 궁극적으로 재화 및 서비스 가격이 상승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다. 즉, 지정학적 분쟁이 격화될수록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이를 수속하기 위해 미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복합적 타격을 겪게 될 것이다. 

 

한편, 미 CNBC 방송은 Goldman Sachs 보고서를 인용, 이-하마스 전쟁이 조기에 수속되지 않고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지역 무역 위축, 금융 긴장 고조, 에너지 가격 급등, 소비자들의 신뢰 하락 등으로, 특히, 유로圈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중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요인들보다도 에너지 가격 상승 경로를 통해 충격이 광범위하게 전염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서, 영국 중앙은행의 베일리(Andrews Bailey) 총재도 아직은 현저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에너지 시장에 주는 잠재적 리스크는 분명히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지 노력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상의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 내용을 종합해 보면, 다행히, 지금까지는 이-하마스 전쟁의 직접적인 충격은 예상보다 그리 현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과거 유사한 중동 사태 사례에서 보았듯이 분쟁 당지인 중동 지역 경제는 물론이고, 이 지역과 관계가 밀접한 유럽 국가들, 나아가 글로벌 경제 전반에 심각한 리스크로 부상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미국을 필두로 한 관계국들의 전쟁 종식 중재 노력이 조속히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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