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집약적 업종 수출 동향과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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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에 따른 빠른 임금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노동집약적 업종의 수출이 코로나19 경제위기를 전후하여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한국과 일본 등 선발국에서는 임금상승과 산업고도화가 진행되면서 동 업종의 수출액과 수출 비중이 모두 빠르게 감소하였으나 중국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음. 이는 중국기업들이 노동집약적 업종을 적극적으로 해외로 이전하기보다 내부적으로 설비개선과 기술개발 등 고도화를 수행하면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임.
■ 임금 등 비용이 상승하고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이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중국 노동집약적 업종의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
-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소비재 업종인 의류, 신발, 완구, 가구 등 업종에서 중국의 수출이 2020~2022년 사이에 크게 증가하였음.
- 의류(HS 분류, 61, 62)의 경우 2020년 1,247억 달러에서 2022년 1,678억 달러로 증가하였으며, 신발(64), 완구(95), 가구(94), 가죽(42) 등 업종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
- 5개 노동집약적 업종 수출액의 합계는 2020년 3,671억 달러에서 2022년 5,046억 달러로 2년간 37.7% 증가하며 2014년 이후의 정체에서 벗어남<그림 1>.
- 중국이 빠르게 산업을 고도화하고 있고, 중국의 임금이 주요 개도국 대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였음을 고려한다면<그림 2> 이러한 노동집약적 업종 수출증가는 이례적인 현상임.
■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는 임금상승과 산업고도화 과정에서 이들 업종은 빠르게 국내 생산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수출액과 비중이 함께 급감하였음.
- 한국의 경우 1989년 의류(61,62) 수출은 154억 달러로 정점에 달한 후 빠르게 감소하여 2009년에는 30억 달러까지 떨어졌으며, 2022년에도 46억 달러에 수준임.
- 노동집약적 소비재 5개 업종은 1977년 한국 전체 수출에서 30%를 점하기도 했으나, 2005년이후 1% 내외로 그 비중이 줄어들었으며 상위 수출 품목에도 더 이상 속하지 않음.
* 일본, 대만의 경우 : 2022년 수출액 각 59억 달러, 61억 달러, 수출 비중 각 0.79%, 1.28%
- 반면 중국에서는 수출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까지 14%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
- 중국의 수출 품목 순위에서도(2023년 6월, HS 2단위 기준) 의류(61, 62의 합) 4위, 가구 5위, 완구 7위, 신발 14위, 가죽 16위 등 5개 품목이 모두 수출 상위 20개 품목 안에 포함될 정도로 주력 수출 품목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
■ 중국의 노동집약적 업종이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임금이 싼 중서부 내륙지역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임.
- 2022년 동부지역의 평균연봉(민간기업 기준)은 7.30만 위안인 반면 중부지역은 5.35만, 서부지역은 5.58만 위안 수준이며, 성(省) 별로 최고 베이징 10.5만 위안과 최저 흑룡강 4.5만 위안 사이에 2배 이상 격차를 보임<그림 5>.
- 2022년 수출 상위 15개 성 중에서 8개 동부 연해지역의 수출은 2011년 1.37조 달러에서 2022년 2.73조 달러로 2배 증가한 반면, 7개 중서부 지역의 수출은 2011년 768억 달러에서 5,431억 달러로 7.1배 증가하였음<그림 6>.
- 그 결과 중서부 7개 지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0%에서 2022년에는 15.1%로 증가하였으며, 2022년 7개 지역 수출액(5,431억 달러)은 같은 해 인도(4,527억 달러)나 베트남(3,713억 달러)의 수출총액보다도 큼.
■ 한편 중국의 산업고도화는 노동집약적 경공업에서 자본집약적 중화학공업과 첨단산업으로 주력산업이 전환되는 경로 뿐 아니라, 노동집약적 업종 내에서 설비 및 기술 투자를 지속하여 업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도 진행되어 왔음.
- 2011년에서 2021년 사이에 의류, 완구, 가구, 가죽/신발 등 업종에서 자본장비율(일인당 고정자산)이 2배 이상(완구 282% 등) 높아졌으며, 이는 금속, 화학, 컴퓨터, 자동차, 기계 등 중화학 장치 산업에서 같은 기간 나타난 자본장비율 상승 속도와 대등한 수준임<그림 7>.
- 일인당 고정자산(2011년 → 2011년, 만 위안) : 의류 7.3→17.6, 가죽 6.2→16.3, 가구 11.9→24.3, 완구 6.6→18.7 화학 52.7→134.6, 금속 83.0→176.9, 기계 23.0→40.9, 자동차 36.7→83.6, 컴퓨터 16.8→56.3
- 노동집약적 업종에서의 지속적인 자본투입은 노동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져 동 업종의 1인당 매출도 같은 기간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중화학 장치산업 업종에서 나타나는 1인당 매출 개선 폭과 대등한 수준임<그림 8>.
- 즉 중국은 노동집약적 업종에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를 추구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을 높여 빠른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종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하였다고 판단됨
■ 중국이 내부 동력을 활용하여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경우 노동의 비교우위에 따른 전통적인 제조업 가치사슬의 전이(轉移) 현상이 약화될 수 있으며, 노동집약적 산업의 비교우위를 결정하는 요인도 변화할 수 있음.
- 중국의 소득과 임금이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중국에서 인도, 베트남 등 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제조업이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나, 그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 생산기지 역할을 기대하는 개도국의 성장기회도 축소될 수 있음.
- AI, 로봇 도입, 자동화/스마트화 등을 통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의 인력투입을 줄이는 데 성공할 경우 기존 노동집약적 산업의 성격이 자본 및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할 수 있음.
- 중국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유의하면서 국내에서도 로봇, 공장자동화 등 노동절감형 산업의 성장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사양산업과 성장산업의 전통적 구별에서 탈피하여 전통산업의 첨단산업화라는 경로에 주목하는 산업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음.<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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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자료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2권 20호] (2023.10.27.) ‘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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